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들이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선수들이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 삼성화재 배구단 홈페이지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가 마침에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1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4라운드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2 25-19 25-21)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연패를 거듭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던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에 힘입어 10승 14패, 승점 29를 기록하며 공교롭게도 맞대결 상대인 OK금융그룹(11승 12패, 승점 28)을 끌어내리고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5위 현대캐피탈과의 격차도 승점 3으로 줄이면서 더 높은 곳까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3전 4기' 삼성화재, 기어코 OK금융그룹 꺾었다 

사실상 1세트가 승부처였다. 앞선 1~3라운드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OK금융그룹에 패했던 삼성화재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외국인 공격수 카일 러셀이 1세트부터 불을 뿜었다. 무려 72.73%에 달하는 공격 성공률로 1세트에서만 혼자 9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역시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를 앞세운 OK금융그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벌이다가 상대의 연속 서브 범실로 기회를 잡은 삼성화재는 러셀의 후위 공격과 황경민의 속공으로 1세트를 25-22로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삼성화재의 흐름은 2세트에서도 이어졌다. 한상길의 서브 에이스와 홍민기의 블로킹 등이 연이어 터지면서 5-0으로 멀찌감치 달아났다. 러셀까지 블로킹으로 힘을 보태며 OK금융그룹을 쉴새 없이 몰아붙인 삼성화재는 2세트를 25-19로 따내면서 승리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패할 경우 최하위로 내려앉는 OK금융그룹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부진하던 세터 곽명우를 빼고 권준형을 투입하면서 뒤늦게 공격력이 살아난 OK금융그룹은 앞선 3세트를 주도하며 역전을 노렸다.

그러나 또다시 범실이 OK금융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14-14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레오의 후위 공격 반칙으로 삼성화재가 역전에 성공했고, 신장호의 서브 에이스가 터지면서 격차를 벌렸다. 황승빈의 묘기 같은 수비와 러셀의 후위 공격으로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군 삼성화재는 결국 한 세트도 빼앗기지 않는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황승빈-한상길 맹활약... 트레이드 효과 '톡톡'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센터 한상길

남자프로배구 삼성화재 센터 한상길 ⓒ 삼성화재 배구단 홈페이지

 
삼성화재의 러셀은 팀 내 최다인 24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다른 팀 외국인 공격수들에 비해 활약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이날 만큼은 트리플 크라운(블로킹·서브·후위 공격 3개 이상 성공)에 서브 에이스 단 1개가 모자란 최고의 활약이었다. 

그 뒤에는 황승빈과 한상길의 숨은 활약도 있었다. 주전 세터 이승원이 군 입대한 삼성화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한항공에 1차 신인지명권과 리베로 박지훈을 주고 세터 황승빈을 받는 2-1 트레이드를 했다. 

황승빈은 이날 러셀을 주로 활용하면서도 황경민, 신장호에게 골고루 볼을 올려주며 OK금융그룹의 수비를 흔들었다. 황승빈의 노련한 토스 덕분에 삼성화재는 블로킹 득점 대결에서 OK금융그룹을 9-4로 압도할 수 있었다.

센터 한상길도 중요한 순간마다 속공과 블로킹을 기록하며 자신의 올 시즌 최다인 11점을 올렸다. 프로 데뷔 후 주전 센터로 자리 잡지 못하고 현대캐피탈, OK금융그룹, 대한항공 등 여러 팀을 거쳤던 한상길도 올 시즌 트레이드로 삼성화재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세대교체를 하며 젊은 선수들 위주로 전력을 개편했으나, 경험이 부족하고 센터가 취약했던 삼성화재로서는 꼭 필요한 영입이었다. 시즌 초반 허벅지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복귀 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상길은 점수를 올리면 가장 크게 소리치고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팀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 이날 트레이드 효과를 한껏 보여준 두 선수가 과연 삼성화재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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