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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방역패스 제도는 과도한 기본권 침해인가? 최근 법원이 두 건의 일부 시설의 방역패스 효력정지 결정을 내리면서 우리 사회에 던져진 화두다.

방역패스 시행을 '방역 독재' 혹은 '비합리적, 비과학적'이라고 일컫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유럽연합에 속한 상당수 국가, 그리고 주요 선진국인 G7 중 일본을 제외한 여섯 국가에서 적용되는 방역패스는 코로나19 대응의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점이다.

방역패스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외국의 방역패스는 상상 이상으로 엄격하다는 점이다. 버스에서 방역패스 검사를 하고, 직장에서는 미접종자라는 이유로 해고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19 유행 규모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겠지만, 한국은 그에 비하면 '순한 맛', 적어도 기본권과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는 방역패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의 방역패스가 어떻길래? 좀더 자세히 들여다 봤다.

① 미국 뉴욕은 5세 이상, 독일 베를린은 6세 이상 적용... 유럽은 대부분 12세 이상
 
미술관, 과학관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해제된 18일 대구미술관 출입구에서 관계자들이 방역패스 안내문을 철거하고 있다.
▲ 방역패스 안내문 철거하는 대구미술관 미술관, 과학관 등에 대한 방역패스 적용이 해제된 18일 대구미술관 출입구에서 관계자들이 방역패스 안내문을 철거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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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입법조사처의 기관지 <이슈와 논점> 1915호(1월 12일 발행)에서 박상윤 입법조사관이 보건복지부 자료를 토대로 국가별 방역패스 적용 대상 연령을 정리한 것에 따르면, 주요 국가들의 상당수가 청소년 방역패스를 적용하고 있다.
 
4세 이상 : 이스라엘 
5세 이상 : 미국 (뉴욕) 
6세 이상 : 독일(베를린)
12세 이상 :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에스토니아,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포르투갈, 그리스, 미국(샌프란시스코) 
13세 이상 : 헝가리, 오스트리아
14세 이상 : 네덜란드
16세 이상 :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캐나다
18세 이상 : 영국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12세 이상에게 백신 패스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은 주마다 백신패스 연령 규정이 다르지만, 5~11세에 대해서도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만큼 12세보다 더 낮은 연령에게도 백신패스를 적용하는 주도 있다.

박상윤 입법조사관은 이 보고서에서 "해외 주요국들이 방역패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도 유럽국가들이 잇달아 방역패스를 도입하는 중"이라며 "청소년의 백신접종은 해외사례를 통해 볼 때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임이 분명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 방역패스는 헌법상 인간의 기본권을 최소 침해하는 방법으로 시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학원 등의 학습시설 방역패스를 해제하면서 당초 '청소년 방역패스'의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던 '학습권 침해' 논란을 해소했다며, 3월 1일로 예정된 청소년 방역패스는 계획대로 시행할 방침이다. 

② 대중교통을 못탄다
 
지난 10일 로마 시내버스에서 코로나19 백신 패스 단속하는 이탈리아 경찰
 지난 10일 로마 시내버스에서 코로나19 백신 패스 단속하는 이탈리아 경찰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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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 방역패스가 대중교통 이용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백신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기차, 버스 등을 이용할 수 없는 국가들도 있다.

이탈리아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그린패스(면역 증명서)가 없는 경우 400유로(약 54만 원)의 벌금을 물고 있다. 심지어 마스크 역시 FFP2(KF94 수준)급 착용이 의무화되어 있다.

캐나다는 항공, 철도, 선박 등을 탑승할 때, 프랑스도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 기차, 비행기 등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한다. 독일 또한 대중교통 이용시 백신패스 소지가 필수다.

③ 백신 접종 안 하면 회사 못가고 심하면 해고까지 

이탈리아는 백신패스가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 올 2월부터는 접종 증명서를 대체할 수 있는 '음성 확인서'의 효력도 없어지는 등 미접종자에 대한 규제 강도가 더 올라가고 있다. 심지어 이탈리아는 50세 이상 공공·민간 근로자의 경우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실시하고, 미접종시 벌금 1500유로(230만 원)을 내게 하며, 업무에서 배제시킬 방침이다. 

싱가포르는 모든 근로자에 대해서 백신 접종완료를 의무화했다. 올해부터 미접종자는 아예 근로 사업장에 출근을 할 수 없다. 

캐나다는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으며, 접종을 거부할 경우에는 강제로 무급 휴직을 부여한다. 미국 뉴욕 주는 공무원들에 이어 민간 기업 근로자들까지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다. 대면업무를 하는 모든 근로자들은 백신 접종을 1회 이상 받고, 그 사실을 고용주에 보고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정부가 직원 100명 이상의 민간 사업장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의무화 정책을 펴고 있었으나, 미국 연방대법원이 의무화 조치를 무효화해서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이와 관계 없이 구글, 메타(페이스북) 등은 백신 접종을 자체적으로 의무화했다. 한편 CNN은 지난해 8월 미접종자 직원 3명을 해고했다고 밝혔으며, 씨티그룹 역시 미접종자를 해고하겠다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제도 운영
 
17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을 찾은 시민이 QR코드를 찍고 있다. 정부는 18일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독서실, 박물관, 영화관 등 시설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17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을 찾은 시민이 QR코드를 찍고 있다. 정부는 18일부터 백화점과 대형마트, 독서실, 박물관, 영화관 등 시설의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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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한국이 방역패스를 적용하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대중교통이나 사업장에 적용하지 않을 뿐더러, 미접종자가 식당이나 카페 등을 혼자 이용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유럽에서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유행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이탈리아는 '그린패스'에서 '슈퍼그린패스', 프랑스는 '보건 증명서'에서 '백신 증명서'로 방역패스 제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는 '음성 확인서'를 방역패스로 활용하지 못하게 하면서 미접종자를 더욱 압박하는 형태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음성 확인서도 방역패스로 인정하고 있다. 향후 방역 패스 예외 대상 역시 확대될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한국에서 시행되는 방역패스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면서 "다만 우리도 오미크론으로 인해 유행이 커지면 강화된 형태가 필요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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