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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귀순 부산시 인권위원장이 박형준 부산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게 2차 정책권고를 전달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홈리스 인권 보장 관련 권고를 직접 발표했다.
 정귀순 부산시 인권위원장이 박형준 부산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게 2차 정책권고를 전달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의회에서 홈리스 인권 보장 관련 권고를 직접 발표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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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부산의 한 노숙인 응급 잠자리 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자가격리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인데도 확진자와 격리자가 같이 공간에 격리되면서다. 지역의 시민단체는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반인권적 조처라며 반발했다. 사실상 감금과 같다는 주장이었다. (관련기사: "홈리스 13명을 한 공간에... 이게 자가격리인가")

감염병예방법(제39조3)에 따른 시행규칙은 ▲독립된 건물로서 여러 개의 방으로 구획돼 있을 것 ▲방마다 샤워 시설과 화장실이 모두 갖춰져 있을 것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감염병 의심자와 다른 사람과의 접촉 차단, 격리기간 동안 생활 불편함이 없도록 조치 등 격리시설 지정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말뿐이었다. 결국 이 시설과 관련해 모두 1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귀순 위원장이 노숙인 문제 거론한 까닭?

부산의 노숙인 집단감염은 부산시 인권위원회의 홈리스 정책권고가 나오는 계기 중 하나가 됐다. 정귀순 부산시 인권위원장은 17일 '홈리스 인권상황 개선' 2호 정책권고를 발표하면서 이 사태를 직접 거론했다. 정 위원장은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노숙인 일시보호시설 및 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라고 꼬집었다.

"재난 장기화, 빈곤과 실업률 악화 등으로 생존권 위협을 받는 홈리스는 코로나 방역 및 지원 정책에서도 대부분 배제되고 있고, 취약시기인 겨울철을 맞아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헌법 상 인간의 존엄성을 언급한 그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상대로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개선 방안과 실효적이고 체계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이날 제시한 2호 정책권고 내용은 ▲적정 규모와 시설을 갖춘 일시보호시설 설치 ▲노숙인 진료시설 지정병원 확대 및 정신건강상담 연계체계 구축 ▲급식서비스 필수서비스로 규정, 공공급식서비스 관리 운영 ▲탈 노숙 위한 홈리스 통합돌봄 행정체계(인권옹호관 배치 등) 개편 등이다.

4개 항목 외에 정 위원장은 '노숙인 복지 및 자립지원 조례'에 따른 인권상황 실태조사, 이에 근거한 홈리스 인권증진종합계획 수립도 요구했다. 동시에 노숙인 지원조례에 여성, 장애노인, 취약 노숙인 등의 특별보호 사항 등 11개 항목을 포함하도록 추가 개정을 권고했다. 부산시에서는 이병진 행정부시장이 2030 부산 세계엑스포 유치를 위해 두바이로 간 박 시장을 대신해 권고문을 받았다.

시민단체는 시 인권위의 권고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의료나 식사제공, 실태조사 등 홈리스 인권정책의 공백을 메우고, 노숙인이 밀집한 서울·대전·대구와 달리 부산은 일시보호시설이 없는데 이러한 격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담았다"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이에 더해선 홈리스·취약계층을 위한 감염의심자 격리시설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관련법에 이를 명시한 만큼 시가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사무국장은 "만약 이러한 격리시설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면 지난 노숙인 집단감염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전 사회적 방역상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홈리스 뿐만이 아니라 자가격리가 어려운 여건에 있는 취약계층을 충분히 격리할 수 있도록 시가 선제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부산시 인권위의 정책권고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지난 8월 부산시 인권위는 '형제복지원 피해자 명예 회복과 지원체계 강화'를 권고한 바 있다. 시 인권위는 "현대사에서 최악의 인권유린 사태로 꼽히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해결은 부산시 인권정책의 바로미터"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관련기사: 부산시 인권위 '1호 권고 형제복지원' 발표한 이유)

2013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루어진 정책권고는 이보다 한 달 전 부산시의 자치법규, 정책 등이 시민의 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될 때 부산시장에게 개선을 권고하도록 인권기본조례가 개정된 결과였다. 조례는 시장의 이행 노력도 함께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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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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