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0년 팀 내야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부문서 최하위를 차지한 팀은 KIA 타이거즈였다.

수치는 더 충격적이었다. -0.11,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음수를 나타냈다. 내야진이 거의 초토화 상태에 가까웠는데,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한 내야수는 주전 유격수 박찬호 단 한 명에 불과했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021년에는 5.63(전체 8위)으로, 순위만 보면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수치상으로 2020년도보다 상승하기는 했다. 희망적인 요소가 분명 보인 시즌이었다.
 
 KIA 내야진을 책임져야 하는 선수들, (왼쪽부터) 류지혁-김태진-박찬호-김선빈-황대인

KIA 내야진을 책임져야 하는 선수들, (왼쪽부터) 류지혁-김태진-박찬호-김선빈-황대인 ⓒ KIA 타이거즈


조금이나마 가능성을 엿본 2021년

가장 큰 차이점이 있었다면, 직전 시즌에 100경기도 소화하지 못한 김선빈이 제 역할을 해줬다는 것이다. 2021년 130경기 타율 0.307 5홈런 67타점 OPS 0.776을 기록, 규정타석 진입은 물론이고 4년 만에 타율 부문서 상위권(전체 9위)에 이름을 올렸다.

5월 들어 잠시 주춤했던 것 이외에는 시즌 후반까지 페이스를 꾸준하게 유지한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유격수에서 2루수로 자리를 옮긴 이후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뛴 시즌이라는 점에서도 소득이 있었다.

아직 본인의 잠재력을 완전히 터뜨리지 못한 '우타 거포' 황대인의 활약도 반가웠다. 지난해 타율 0.238 13홈런 45타점 OPS 0.701로, 타율이나 OPS는 전년도보다 떨어진 반면 홈런 개수는 대폭 상승했다.

66개의 홈런에 그친 팀 사정을 고려해봐도 황대인의 활약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최형우(12개)와 함께 단 두 명의 선수만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에 대한 갈증을 느낀 KIA로선 향후에도 황대인의 홈런포 가동이 쭉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다만 공격이든 수비든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는 카드인 류지혁, 김태진이 아쉬움을 남겼고, 주전 유격수 박찬호는 2020년과 마찬가지로 타격 면에서 달라졌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을 드러내지 못했다.

올핸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야 하는 KIA 내야진

그렇다면, 올핸 조금 더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낼 수 있을까. 우선 내야진 구성에 있어서 큰 변화는 없다. 기본적인 틀은 3루부터 류지혁(김태진), 박찬호, 김선빈, 황대인으로 상황에 따라서 류지혁과 김태진의 위치가 달라질 수 있기는 하다.

외야진의 경우 FA 영입으로 외야수 나성범을 품는가 하면, 입단 테스트를 거쳐 KIA 유니폼을 입은 고종욱은 좌익수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할 예정이다.

반면 내야진에서는 영입이나 트레이드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때 주전 1루수를 맡았던 유민상에게 재계약 불가 통보를 전하는 등 외부 수혈보다 교통정리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기존에 있던 선수들이 잘해주길 바라는 게 KIA의 마음이다.

몇몇 선수가 잘해서 단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최근 수 년간 플러스 요인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이 많았다. 핫코너를 지키면서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한 이범호의 은퇴와 안치홍(롯데 자이언츠)의 이적 등을 거치면서 내야진이 헐거워진 게 사실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자면, 신진급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대부분 풀타임 시즌을 뛴 적이 있거나 1군에서 오랜 기간 머물렀던 선수들이다. '경험이 없다' 혹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아직 갈 길이 먼 KIA 내야진이 2022시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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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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