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종 예선에 참가한 컬링 믹스더블 김민지 - 이기정 듀오의 모습.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종 예선에 참가한 컬링 믹스더블 김민지 - 이기정 듀오의 모습. ⓒ 세계컬링연맹 제공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듀오인 김민지-이기정 조가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5연승을 달성하면서 올림픽 본선 진출까지 2승을 남겨두게 되었다.

네덜란드 레이우아르던에서 열리는 올림픽 최종 예선에 출전한 김민지-이기정 조는 7일 열린 라운드로빈 경기에서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를 연달아 꺾고 5연승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에스토니아와의 경기에서는 초반 다섯 점 차의 열세를 극복하는 짜릿한 역전극을 벌이며 연승 가도를 잇기도 했다.

라운드로빈에서 5연승을 달린 선수들에게 필요한 승리는 두 번. 예선 마지막 경기인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결승으로 직행하고, 패배하면 준결승을 거쳐 다시 결승으로 올라서야 하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 하되, 결과에 대해 하늘에 맡기겠다"며 의연한 모습이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연승가도

사실 올림픽으로의 길이 가장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팀이었다. 전지훈련 당시 같은 조에 속했던 핀란드를 상대로 패배를 거둔 적도 있었고, 일본이나 미국의 기세도 적잖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최종 예선에 임하기 이전 선수들이 자체적으로 세워두었던 목표 순위는 3위였다.

하지만 연승가도를 달리게 된 선수들이었다. 첫 상대였던 뉴질랜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대표팀은 전지훈련 당시 패배를 거뒀던 핀란드를 상대로 여섯 점 차의 완승을 거두면서 복수에 성공했다. 이어 일본을 상대로는 상대 파워플레이 기회를 제대로 막아내며 리드를 놓치지 않는 승리를 거뒀다. 

7일 에스토니아전에서 투어 랭킹 12위의 마리 칼드비-해리 릴 조를 상대한 김민지-이기정 조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2엔드, 3엔드 연속 스틸로 다섯 점을 내준 가운데 경기를 시작한 것. 하지만 김민지-이기정 조는 4엔드 파워플레이를 신청한 끝에 4점 득점을 성공하면서 극적인 추격을 하는 데 성공했다.

위기에서 탈출한 선수들은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에스토니아를 10-8로 꺾는 데 성공하며 짜릿한 역전승으로 4연승 가도를 달렸다. 대표팀은 현지시각 7일 오후 이어진 라트비아와의 경기에서도 리드를 내주지 않은 승리를 거두며 2위를 확보하면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의 여정에 청신호를 켰다.

이렇게 되면서 대표팀은 8일 열릴 미국과의 경기에서 승리하게 되면 1등으로 결승 진출이 가능하게 되었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더라도 다른 조 선수들과의 크로스 매치가 펼쳐지는 준결승을 거쳐 결승에 진출할 수 있다. '2승'만 더 기록하면 믹스더블 컬링 역사상 첫 올림픽 자력 진출에 성공하게 되는 셈이다.

이기정, 그리고 김민지의 꿈 담긴 투혼
 
 올림픽 최종 예선에 출전한 김민지 선수가 스톤을 드로우하고 있다.

올림픽 최종 예선에 출전한 김민지 선수가 스톤을 드로우하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이기정 선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을, 그리고 김민지 선수는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꿈꾸고 있다. 두 선수의 꿈이 담긴 올림픽 무대로의 길이니만큼 선수들은 무엇보다도 간절하게 올림픽에 임하고 있다.

평소 조용조용하게 경기에 임하던 이기정 선수의 자세도 달라졌다. 중요한 샷에 성공하면 누구보다도 크게 환호하고, 동작도 커졌다. 스톤 하나하나가 갈 때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스위핑을 선보이며 스톤이 정확히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 올림픽에 임해봤기에, 누구보다도 올림픽의 소중함을 아는 선수의 모습이다.

김민지 선수 역시 마찬가지이다. 정확한 샷 감각을 바탕으로 매 경기 위닝 샷을 책임지는 등 누구보다도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팀 킴'이라는 큰 언니들에 밀려 이루지 못할 뻔했던 생애 첫 번째 올림픽이라는 기회를 누구보다도 잡고 싶어하는 모습을 펼친다.

물론 14개 국가 중 단 2개 국가만이 향하는 올림픽으로의 길이 쉽지는 않다. 이기정 선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 해 임하고, 그 다음부터는 하늘에 맡기겠다"는 말을 했다. 올림픽으로의 길이 선수들도 '하늘에 맡기겠다'고 할 정도로 쉬운 길은 아니지만, 해피엔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수들의 라운드로빈 마지막 경기는 미국전이다. 한국 시간으로 8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열리는 미국전에서도 선수들이 연승 가도를 이어가면서 올림픽으로의 꿈에 한 발짝 가까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지 스폰서 문제로 인해 영상 중계는 이루어지지 않지만(관련 기사 : '성인용품 광고' 때문에... 컬링 올림픽 예선 중계 불발), '컬링한스푼'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문자 중계 등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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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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