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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1984년 유격훈련도중 사망한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이 열리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1984년 유격훈련도중 사망한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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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유격 훈련받을 때 승균이에게 가혹하던 교관들의 얼굴이 생생히 떠오릅니다. 당시 엄중한 5공 군사정권이라는 이유로 군대에서의 억울한 죽음에 항의하고 진실을 밝혀내는데 힘이 되지 못해 미안할 따름입니다. 늦게나마 친구의 죽음을 다시 조사해 원인을 바로잡아 다행입니다. 그런데 책임있는 공식기관에서는 아무도 사과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고 최승균 소위(사망 당시 23세)와 17살 때부터 친구이자 학생군사교육단(ROTC) 22기 동문으로 최 소위와 함께 유격훈련을 받았던 박형순씨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의 말을 듣던 최 소위의 누나 최정은씨도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1984년 ROTC로 임관한 후 전투병과학교에 입교해 유격 훈련을 받은 지 불과 엿새 만인 그해 4월 7일 사망한 최 소위의 진혼식이 37년만에 열렸다.

ROTC 출신 현역·예비역 장교들로 구성된 대한민국ROTC중앙회의 주최로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3334묘역에서 열린 진혼식에 고인의 동기생과 가족들이 참석해 최 소위의 넋을 달랬다. 

최 소위는 지난 5월 30일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아래 위원회)를 통해 군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관련기사 : 군사망규명위가 밝힌 진실 "결정문을 보니 알겠더라" http://omn.kr/1vk8f). 

늦게나마 사실이 바로잡힐 수 있었던 데는 박씨를 비롯한 40여 명이 넘는 동기들의 진술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군은 최 소위의 죽음을 '과로사 또는 청장년 급사증후군'이라고 했지만, 동기들은 교관들이 최 소위를 나무에 묶거나 오물통에 빠뜨렸다고 증언했다. 또 최 소위가 목줄에 묶여 개처럼 끌려다녔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부검보고서에도 폭행을 당한 흔적이 담겨 있었다. 이후 군은 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최 소위의 사망이유를 '교관들의 가혹행위'로 정정했다.

"군, 왜 아무도 사과하지 않나"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1984년 유격훈련도중 사망한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이 열리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1984년 유격훈련도중 사망한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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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1984년 유격훈련도중 사망한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이 열리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1984년 유격훈련도중 사망한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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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혼식에 참석한 최 소위의 유가족·동기들은 "위원회 덕분에 최 소위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 수 있었다"라면서도 "서류상 그(최 소위)의 사망이유는 정정됐지만, 군 관계자 누구도 사과하지 않는다"라고 토로했다. 

최 소위의 누나 최정은씨는 <오마이뉴스>와 만나 "가해자인 교관들은 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아무도 처벌받지 않는다"라면서 "그게 너무 억울하다"라고 말하며 가슴을 쳤다. 

이어 "최근 국방부 장관 앞으로 편지를 썼지만, 군에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라며 "어디 하나 아픈 곳 없이 건강하던 동생이 스물셋에 사망했다. 어렵게 군대 내 가혹행위도 밝혀졌다. 동생의 죽음은 명백히 군대 책임인데, 군은 사과라는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열린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에 참석한 누나 최정은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29묘역에서 열린 ROTC 출신 고 최승균 소위의 진혼식에 참석한 누나 최정은씨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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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식에 참석한 최 소위의 ROTC 22기 동기 김태연씨 역시 "ROTC 중앙외화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에서 국방부, 교육사령부, 육군전투병과학교에 연락해 진혼식에 참석해 최소한 유가족에게 사과의 표시를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라고 울분을 터트렸다. 

최 소위 묘역에 국화꽃을 올려 놓으며 눈물을 흘린 김씨는 재차 "37년만에 어렵게 밝혀진 진실에 군의 책임있는 답변과 사과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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