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명을 훌쩍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제이크 폴

2000만명을 훌쩍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제이크 폴 ⓒ 제이크 폴 유투브

 
최근 격투계에서 유튜버 형제가 뜨고 있다. 2000만명을 훌쩍넘는 팔로어를 보유한 유명 유튜버 로건 폴(26·미국), 제이크 폴(24‧미국)이 그 주인공들이다. 폴 형제는 기행과 엽기 행각을 유튜브에서 선보이며 유명세를 얻었다. 남들은 좀처럼 상상하기 힘든 행동을 속속 실행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고 그 관심을 고스란히 자신의 채널로 가져갔다.

폴 형제는 특유의 아이디어에 더해 흐름을 읽는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올해부터는 자신들의 복싱 실력을 앞세워 유명 복서, 종합 격투가들을 도발하며 실제 복싱 경기까지 펼치고 있다. '유튜버가 복싱을 하면 얼마나 하겠어'라는 일반적인 편견은 성급하다. 잘나가지는 않았지만 로건과 제이크는 프로복싱선수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의 장점을 앞세운 파이팅 스타일을 활용해 연일 격투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로건은 지난 6월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서 있었던 '프리티 보이'(Pretty boy)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4·미국)와의 8라운드 복싱 시범경기에서 마지막 라운드까지 버티는 데 성공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메이웨더가 누구인가? 아무리 현역에서 물러난 노장이라 해도 50전 50승 무패에 빛나는 복싱계 레전드다. 탄탄한 디펜스와 운영을 통해 동시대 경쟁자를 모두 제압했으며 은퇴하는 그 순간까지 최강자의 자리를 지켰다. 최근까지도 여러 이벤트 매치를 벌이고 다니는 등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한창 폼이 좋을 때의 코너 맥그리거조차 은퇴한 메이웨더를 당해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때문에 로건이 메이웨더와 경기를 가진다고 했을 때 기대를 가졌던 팬들은 없었다. 압도적 커리어와 기술 앞에서 체격 차이 정도는 변수로도 못 꼽혔다. '메이웨더가 어떻게 가지고 놀다 몇 라운드에 끝내 버릴까' 정도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로건은 놀라울 정도로 잘 싸웠고 메이웨더는 경기를 끝내는 데 실패했다.

신이 난 로건은 개선장군처럼 득의양양했고 강도 높은 입담으로 유명한 유튜버답게 메이웨더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는 말은 필터링 없이 마구 쏟아냈다.

동생 제이크는 한술 더 떴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메이웨더의 전적은 이제 50승 1패다. 우리 형이 메이웨더를 이겼다'고 썼다. 모르는 이들에게는 제이크가 형의 승전보를 기회 삼아 날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제이크 역시 거물급 파이터들과의 복싱을 통해 연일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이크 폴은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출신 타이론 우들리마저 제압했다.

최근 제이크 폴은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출신 타이론 우들리마저 제압했다. ⓒ 제이크 폴 유투브

 
영리한 행보, 확률 높은 사냥감 노려 제물로
 
최근 제이크는 격투 팬들 사이에서 MMA 거물급 파이터들을 복싱으로 잡아내는 유튜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시작은 4월 18일(한국시간) NFL 애틀란타 팔콘스의 홈구장에서 있었던 '펑키(funky)' 벤 아스크렌(36·미국)과의 경기였다. 아스크렌은 벨라토르 챔피언 출신으로 한때 동체급 최강자중 한명으로 평가되던 파이터였다. UFC 데뷔전에서 '돌주먹' 로비 라울러에게 역전승을 거두는 등 격투 커리어와 놓고 보면 제이크와는 격이 달랐다.

아스크렌의 주특기가 그래플링이고, 복싱경기로 시합이 펼쳐졌다 해도 제이크가 이기는 그림은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제이크는 이같은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경기 초반부터 잽과 보디블로우 등으로 자신감 있게 압박을 거듭했고 강력한 훅을 앞세워 1라운드 2분여만에 KO로 경기를 끝냈다.

신바람이 날 데로 난 제이크는 UFC 라이트급에서 가장 핫한 선수 중 한명인 '더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32·미국)까지 언급하며 "한번 붙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제이크의 상승세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로켓 모트게이지 필드하우스서 있었던 8라운드 복싱경기에서 전 UFC 웰터급 챔피언 출신 '선택받은 자(The Chosen one)' 타이론 우들리(39·미국)마저 제압했다.

우들리 역시 그래플러에 가까웠지만 아스크렌과는 달랐다는 점에서 제이크의 승리는 놀라웠다. 우들리는 타격가 스타일도 두려워할 만큼 스탠딩에서 강력한 한방을 지녔다. 뒷걸음질 치는 듯 하다가도 용수철 같은 탄력을 앞세워 무시무시한 폭탄펀치를 꽂아버릴 수 있는 선수다. UFC 웰터급에서 상승세를 타던 시점의 김동현도 우들리의 강력한 한방에 실신 녹아웃 패를 당한 적이 있다.

제이크는 하드펀처 우들리를 상대로 영리하게 싸웠다. 신장의 우위를 앞세워 철저히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잽과 스트레이트 등으로 부지런히 펀치를 냈다. 반면 우들리는 단발성 공격을 강하게 내며 제이크를 녹아웃 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제이크는 짧은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우들리에게 거리를 잡히거나 좋은 타이밍을 노출했다 싶으면 지체없이 클린치를 통해 흐름을 끊어버렸다.

오히려 경기운영만 놓고 보면 제이크가 좀 더 작전을 잘 짜와서 수행했다 볼 수 있었다. 좋은 펀치도 맞추기는 했으나 우들리는 복싱경기에서도 UFC에서 펼치던 타격 스타일을 그대로 반복했다. 결국 승부는 2-1 제이크의 판정승이었다. 상황에 따라 우들리의 손이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팽팽했으나 UFC 챔피언 출신이 유튜버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고 옥신각신 경기를 전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실상 망신이었다.

자신의 패배에 흥분한 우들리는 당장 재시합을 요구했고, 제이크는 경기전 약속대로 'I LOVE YOU'문신을 몸에 새긴다면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여기에 대해 우들리는 "일단 실행하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경기에서 졌다고 해도 1패의 대가로 몸에 치욕적인 문신을 남기는 것은 데미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언제 어디서 하겠다는 등의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은 상태다.
 
 제이크 폴과 싸울 의사를 밝힌 UFC 미들급 전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

제이크 폴과 싸울 의사를 밝힌 UFC 미들급 전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 ⓒ UFC 아시아 제공

 
영리한 제이크, 비스핑과도 싸울 수 있을까?
 
아스크렌, 우들리를 연달아 잡아내며 격투가잡는 유튜버로 명성을 떨치게 된 제이크의 이름값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팬들은 벌써부터 '제이크의 다음 상대가 누굴까'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제이크는 콘셉트만 놓고 보면 흥분으로 가득찬 열혈남아 같지만 매우 냉정하고 영리한 인물이다. 평소 쟁쟁한 파이터들을 언급하고는 했으나 정작 그의 최종 타깃은 이른바 자신이 이길 가능성이 높은 상대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파이팅 스타일, 체격 차이, 나이, 현재 기량 등을 모두 체크한다.

아스크렌, 우들리는 스트라이커 스타일이 아닌 근본적으로 그래플러다. 아스크렌은 그러한 성향이 아주 강하며, 우들리는 타격을 장착하기는 했지만 한방 위주의 운영을 펼친다. 거기에 전성기가 진작에 꺾인 노장들로 하락세가 완연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젊은 제이크는 상대를 철저히 분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복싱경기를 통해 '이변 아닌 이변'을 만들어 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제이크 폴과 싸울 생각이 있다"고 밝힌 UFC 미들급 전 챔피언 마이클 비스핑(42‧영국)의 발언에 대한 제이크의 반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얼핏보면 은퇴한 지 4년이 나 지난 나이 많은 파이터라는 점에서 비스핑은 제이크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아스크렌, 우들리와 달리 비스핑은 리얼 스트라이커다. 스탭과 체력이 좋고 펀치와 킥을 모두 잘 쓴다. 파괴력이 조금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UFC 상위권 기준이었다. 중하위권 선수와 싸울 때는 녹아웃 머신으로 악명높았다. 거기에 라이트헤비급, 미들급에서 활약하던 파이터인지라 체격적 우위를 점할 수도 없는 상대다.

과연 제이크의 다음 상대는 누가 될 것인지, 복서보다 더 유명한 유튜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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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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