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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의원직 및 대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5일 의원직 및 대선후보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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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의 의원직 사퇴 선언이 정치권에 던진 파장>(경향신문 사설)부터 <윤희숙이 실천한 베버의 '책임정치'>(중앙일보 칼럼)까지. '정치의 품격'이 거론됐고, '신의 한 수'란 표현까지 등장했다. 다수 언론이 그야말로 호평 일색이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전격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눈물을 보이며 만류했고, "야만적 연좌제" 운운하며 반격에 나섰다. 25일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부친의 농지법 및 주민등록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윤 의원의 실제 해명은 이랬다.

"저희 아버님은 농사를 지으며 남은 생을 보내겠다는 소망으로 2016년 농지를 취득했으나 어머님 건강이 갑자기 악화되는 바람에 한국농어촌공사를 통해 임대차 계약을 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26년 전 결혼할 때 호적을 분리한 이후 아버님의 경제활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공무원 장남을 항상 걱정하시고 조심해온 아버님의 평소 삶을 볼 때 위법한 일을 하지 않으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해명만 놓고 봐도 의아한 점이 한 둘이 아니다. 2016년 윤 의원 부친 윤아무개(1936년생)씨가 귀농을 위해 세종시 농지를 취득했을 당시 나이는 80세. 권익위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씨가 매수한 농지 규모는 1만 871㎡(약 3288평)에 달했다. 국제 축구장 크기(약 7140㎡, 약 2159평)의 약 1.5배 규모다.

축구 경기장 한 배 반 규모 농지를 80세 노인이 경작하겠다고 매수한 사실 자체가 의아하다. 2016년 농지를 취득한 부친 윤아무개씨의 주소지는 2011년 10월 31일부터 2020년 12월 21일까지 서울 동대문구였다. 농지가 있는 세종시 전의면으로 전입했던 시기는 2020년 12월 22일부터 올해 7월 9일까지 8개월이 전부였다. 그나마 올해 7월엔 서울 동대문구로 재전입했다.

그렇다면 윤씨는 왜 하필 축구장 1.5배 규모의 세종시 농지를 매수했을까. 여기서 윤 의원과의 연결 고리가 등장한다. 윤 의원은 2013년부터 세종시에 위치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근무했다. 윤씨가 농지를 매수한 2016년 5월엔 KDI 재정복지정책연구부장을 맡고 있었다.

왜 하필 세종시에?

지난해 7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던 윤희숙 의원은 "기재위 활동을 하면서 어떤 불필요한 빌미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세종시 주택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자료에 따르면 이전까지 윤 의원은 서울 성북구와 세종시 달빛로에 주택 한 채씩을 보유해 총액 4억 9천만 원을 국회에 신고했다. 당시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간간이 집을 보는 분이 있었지만 얼마 전 민주당에서 수도 이전 얘기를 시작하니 당장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오더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랬던 윤 의원은 같은 해 12월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이전, 그 부지에 아파트와 공원을 짓자고 제안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행정수도 불가론'을 천명했던 것과는 배치되는 주장이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도이전 생각이 굳건하다면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이전 공약을 내걸고 서울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최근 왜 이렇게 급작스러운 수도이전 이야기에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0.7.27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비대위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수도이전 생각이 굳건하다면 내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수도이전 공약을 내걸고 서울시민의 의사부터 확인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최근 왜 이렇게 급작스러운 수도이전 이야기에 불을 붙이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0.7.27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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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부친 윤씨는 바로 그 시점(2020년 12월 22일)에 세종시 전의면으로 전입했다. "부친의 경제활동을 전혀 몰랐다"는 해명과 달리 부친이 윤 의원이 KDI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교수까지 겸직 중이던 세종시에서 축구장 1배 반 규모의 농지를 매수한 것을 우연이라 여길 국민들이 얼마나 될까. 

의혹은 또 있다. 세종시는 지난 6월 30일 개최한 산업단지계획심의위원회에서 오는 2023년까지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원에 세종복합일반산업단지를 신규로 조성한다고 밝혔다. 윤씨의 농지가 위치한 곳이 바로 전의면 신방리다. 앞서 지난 2017년 8월 윤씨 땅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 세종미래산업단지가 준공됐다. 

세종시에 따르면 세종복합일반산업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4770여 명 고용 창출 효과와 1조 5500억 원 생산 유발 및 경제적인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고 한다. 윤 의원이 근무했던 KDI가 바로 이 산단 후보지 실사 및 예비타당성 조사를 맡는 기관이다. 전의면 일대는 윤씨가 땅을 매수하기 2년 전인 2014년 산업단지로 지정 고시된 바 있다. 일대 땅값 상승은 불을 보듯 빤한 수순.

26일 <노컷뉴스>는 "윤희숙 의원 부친 세종시 '농지' 8억 구매 뒤 호가 18억까지 뛰어" 기사에서 윤씨가 보유한 신방리 땅값이 2016년 이후 현재까지 2배 이상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귀농 운운했던 윤 의원의 해명과 달리 세종시 땅 매수가 차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는 대목이다.

이처럼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 선언 직후 윤씨의 세종시 땅을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LH 사태처럼 윤 의원이 근무했던 KDI 전체로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마을 이장' 출신이자 최연소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김두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를 통해서다. 

커지는 의혹

"(윤씨의 농지법 위반 의혹은) 영농계획서와 함께 취득자격 증명을 획득하고 농어촌공사에 위탁영농으로 경작증명을 피하는 아주 전형적인 투기꾼 수법일 뿐입니다. 저는 윤 의원이 KDI에 근무하면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가족과 공모해서 땅 투기를 한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합니다.

이번 윤 의원 사건은 빙산의 일각일지 모릅니다. 이번 기회에 국가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독점하면서 전국의 개발정보를 대부분 알고 있는 KDI 근무자와 KDI 출신 공직자 그리고 그 가족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윤 의원의 부동산투기 사건은 LH는 피라미고 KDI가 몸통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키우고 있습니다."


25일 김두관 후보의 페이스북 글 중 일부다. 김 후보의 이러한 주장은 윤희숙 의원을 향한 일시적 제안이 아니었다. 앞서 지난해 9월 김 후보는 지방 대형 SOC(사회간접자본) 건설의 장애물인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천명하며 "기재부로 일원화된 평가 주체를 사업 주무 부처로 바꾸고, 기재부 산하 KDI가 평가를 독점하는 폐단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당 대선주자인 김 후보의 의혹 제기로 사태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LH 사태를 지켜본 국민들도 이런 의혹 제기가 불합리하다 여길 이유가 없어 보인다.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2021.8.26
 26일 세종시 전의면 신방리 일대 모습.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의 부친이 2016년 이 일대 논 1만871㎡를 사들였던 것과 관련해 농지법과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2021.8.2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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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는 26일 한발 더 나아가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대선 후보 부동산 전수조사 제안을 적극 환영한 뒤 "윤희숙 의원 사건을 계기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하면서 개발계획을 사전에 조사·심사·실사하는 KDI 전현직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부동산 투기자를 색출하고 부동산 폭등을 막고 국민들의 내 집 마련 소원을 풀어주는데 여야가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덧붙이며.  

윤 의원이 제대로 해명할 때다. 권익위에 가족 조사 동의서까지 제출했던 윤 의원은 막상 농지법 등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권익위 조사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해명을 내놨다. LH 사태를 겪은 국민들 눈높이와는 맞지 않은 처사였다. 이후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자 신속한 경찰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언론이 '정치의 품격'을 보여줬다고 평가한 윤 의원이 또 어떤 해명을 내놓을까. 

태그:#윤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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