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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유병제 대구대학교 교수, 홍종호 환경운동연합,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곽상수 대구환뎡운동연합 운영위원장.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유병제 대구대학교 교수, 홍종호 환경운동연합,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곽상수 대구환뎡운동연합 운영위원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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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과 금강에서 미국 레저활동 기준치의 수백 배에 달하는 녹조 독성 물질인 남세균(마이크로시스틴 Microcystin)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접촉 금지(No Contact)' 수준의 최대 200배에 달하는 물에서 물놀이를 하고, 농작물도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특히 1300만 영남인 식수원인 낙동강 수돗물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양이원영 의원, 대구환경운동연합, 오마이뉴스, 뉴스타파, MBC PD수첩, (사)세상과 함께, 환경운동연합 등이 공동 주최했고,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생명의 강 특위 부위원장이 사회를 맡았다.

이들은 낙동강‧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을 위해 지난 7월 말부터 8월 20일까지 낙동강 27개 지점, 금강 5개 지점에서 샘플을 채수했고, 이에 대한 분석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남세균을 10여 년 동안 연구해온 부경대 이승준 교수가 총괄했다. 이들은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공인한 일라지아(ELISA) 키트로 토탈 마이크로시스틴(MCs)을 측정했다.

우선 이번에 분석한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은 남세균의 여러 독소 중 하나이며, 청산가리(시안화칼륨)보다 100배 이상 높은 독성을 지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오하이오주는 음용수 기준을 성인은 MCs 1.6ppb, 미취학아동은 MCs 0.3ppb로 정했다. 레저 활동의 경우 MCs 20ppb 이상이면 물놀이 등을 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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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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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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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단체들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낙동강 27개 채수지점 가운데 재측정‧측정 예정 제외 지역(물을 희석했음에도 농도가 높아 분석이 어려운) 2곳을 뺀 25개 지점 중 14곳이 미국 레저 활동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낙동강 국가산단 취수구 부근의 경우 4914.39ppb였는데 이는 미국 기준의 245.7배로, 검사한 곳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그 뒤는 창녕함안보 상류 211.3배(4226.41ppb), 본포취수장 앞 77.8배(1555.32ppb), 도동서원 앞 49.1배(982.41)가 이었다. 

금강의 경우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3개 지점 모두 기준을 초과했다. 어부 배터 선착장이 118.1배(2362.43ppb)로 가장 높았고, 웅포대교 수상 스키장 부근은 76.6배(1532.10ppb), 용두양수장 앞은 75.5배(1509.17)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마이크로시스틴 등 남세균은 간 독성, 신경독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등에서는 남세균이 있는 강 주변에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할 경우, 미세먼지와 같은 에어로졸 형태로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낙동강과 금강에 창궐한 녹조물이 수로를 타고 농경지로 곧바로 유입되는 사진도 공개했다. 이날 단체들은 "남세균의 농작물 축적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면서 관련 연구도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실제 중국 윈난성 뎬츠호에서는 원수의 마이크로시스틴(MCs)이 3000ppb일 때 벼 모종에서 5.40ppb가 검출된 사례도 나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뿌리채소, 잎채소의 마이크로시스틴 축적에 관한 연구도 상당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단 한 차례의 벼 대상 축적 연구를 통해 '안전하다'라는 결론을 내렸고, 환경부는 '녹조가 생긴 물을 줘도 된다'라는 식의 부실한 답변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환경부의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번 분석 결과, 기존 채수지점의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수치가 낮은 데 반해 실제 취수장 취수구 주변은 높게 검출됐다는 것이다.

가령 성주대교와 물금매리 감노리는 환경부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인데 이번 조사에서 각각 MCs 0.11과 3.52ppb가 나왔다. 다른 공식 지점(숭선대교, 남지철교 상류)의 경우는 정량한계를 벗어난 불검출 상태였다.

반면 낙동강 본포취수장, 매곡취수장, 해평취수장 취수구 주변에서는 각각 MCs 1555.32, 435.50, 60.07가 나왔다. 낙동강에서 환경부 조류경보제 채수 지점과 실제 취수장 주변 마이크로시스틴 차이가 최대 1500배(불검출 기준) 이상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수진 의원은 "이명박 정부 이후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심각해진 남세균과 그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 상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4대강 재자연화를 국정 과제로 정했지만, 이해 관계 때문에 문제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그간 시민사회진영에서 4대강 문제의 대안을 제시했왔고, 문재인 정부가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를 했는데, 지금까지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8개 보가 있는 낙동강의 심각한 수질, 수생태 오염 문제를 시민사회진영에서 밝혀냈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녹조가 담긴 통을 들고 있다.
 곽상수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에서 낙동강, 금강 독성 마이크로시스틴 현황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녹조가 담긴 통을 들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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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 유병제 교수(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는 "마이크로시스틴의 가장 큰 문제는 생물체에 축적된다는 사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조차 없다"고 비판했고,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낙동강은 금강과 영산강과 다르게 강폭이 넓어서 수문 개방만으로는 녹조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보를 빠르게 해체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때에서 채수를 직접 진행했던 대구환경운동연합 곽상수 운영위원장은 "낙동강에서 태어나 이런 물로 농사를 짓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면서 "영남인들의 먹는 물을 생산하는 취수구로 시퍼런 녹조가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끔찍했다"고 말했다.

태그:#낙동강, #금강, #녹조, #남세균,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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