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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경
 박해경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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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 없는 순간들이
쉬지 않고 꿈틀거린다.
- 박해경 디카시 <깊은 상념>
 

디카시 온라인 운동이 처음 시작된 포털 다음 카페 '디카시마니아'에 발표된 박해경 마니아의 디카시 '깊은 상념'이다. 이 디카시는 시적 특성으로서의 모호성, 애매성이 작동해서 짧은 언술이지만 다양한 해석의 공간을 제공한다.

디카시가 시성을 확보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모호성이다. 시가 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이 모호성이야말로 시의 필수적인 요인이라 할 것이다.

시는 직접적 표현이라기보다는 간접적, 우회적 표현이라는 것도 시의 모호성이나 함축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라 해도 좋다. 처마에 매달린 빗방울이 투영하고 명징한데도 매우 불안하게 보인다.

선택이 없는 순간들이라고 언술함으로써 빗방울은 곧 떨어질 운명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쉬지 않고 꿈틀거린다는 것은 빗방울을 의인화해 생명성을 부여한 것이다.

이 디카시에서 빗방물 하나하나를 상념의 메타포로 볼 수도 있고, 나아가 곧 떨어질 것 같은 물방은 피할 수 없는 생의 실존으로서의 인식의 반영한다. 이렇게 저렇게 해석이 가능하는 것이 바로 모호성이고 애매성으로 시적 미덕인 것이다.

시가 과학적 진술처럼 명징하게 의미를 드러내는 것은 결코 시적 미덕이 아니다. 다수 불명확하지만 환기하는데 그쳐야 좋은 시가 된다. 우주적 시간에서 생은 곧 떨어질 물방울 하나에 불과한 것이겠으나 그만큼 더 애틋하고 영롱하고 찬란하다 하겠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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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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