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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 반월 자이에뜨 단지 전경.
 경기 화성 반월 자이에뜨 단지 전경.
ⓒ 입주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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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공공임대 아파트인 GS건설의 화성 반월 자이에뜨가 분양을 앞두고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입주민들은 "GS건설이 자회사 투자사로부터 토지를 비싸게 매입해 분양가에 전가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GS건설은 "토지비는 감정평가기관에서 정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경기 화성시에 위치한 GS건설의 반월 자이에뜨는 주택기금 지원을 받아 건설된 5년 공공 임대주택이다. 5년 공공 임대란 의무임대 기간(5년)이 끝나면 분양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입주민들에게 우선 분양권을 부여한다. 지난 2016년 입주한 이 단지는 의무임대 기간 5년이 다가오면서 분양전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분양전환 앞둔 입주민들의 반발... "너무 비싸다" 

그런데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분양가가 너무 높다'는 문제제기가 시작됐다. GS건설이 입주민들에게 제시한 가책정 분양가는 84㎡(32평형) 기준 3억5000만원이 넘는다.

공공분양 전환 아파트임에도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반월 자이에뜨 바로 옆에 위치한 신동탄 푸르지오(2005년 입주) 31평형은 올해 1~2월 3억2000만~3억3000만원선에 거래됐다. 가장 최근인 6월에 거래된 가격도 3억5000만원이다.

아파트 연식 등에 따른 가격 차이도 고려해야겠지만 공공분양 전환아파트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게다가 GS건설은 임대주택 건설비 명목으로 총 393억원의 국민주택기금을 낮은 금리로 지원받았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출 여력도 충분하다.

게다가 5년 공공 임대주택은 분양전환을 해도 건설사가 멋대로 가격을 올려받을 수 없다. 분양 전환 시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공급원가와 감정평가 평균 가격을 산정해 결정한다. 이 가격도 법으로 정한 상한을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상한가격은 표준건축비와 택지비, 택지비 이자를 합한 값에 감가상각비를 빼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규정을 무시하고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면, 담당 지자체 승인을 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된 이유는 택지비 때문이다. GS건설은 지난 2014년 부동산개발사인 H사로부터 자이에뜨 택지를 800억여원을 주고 사들였다. GS건설과 입주민 등에 따르면, H사는 지난 2011년 이 땅을 매입했다. 이때 순수 토지매입에 쓴 돈은 200억원이었고 각종 부대비용을 포함, 400억원 수준의 돈을 지출했다. H사 입장에선 토지 매각으로 투자액의 2배를 회수하게 되는 '잭팟'이 터진 셈이다.

택지비 800억원, 적정했나
 
경기 화성 반월 자이에뜨 입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경기 화성 반월 자이에뜨 입주민들이 내건 현수막.
ⓒ 입주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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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매각한 H사는 GS건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2013년 GS건설 자회사인 자이에스앤디가 이 회사의 지분 13%를 사들이면서 주요 주주가 됐기 때문이다.   입주민들은 GS건설이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와 토지 거래를 주고받으면서 토지가격 부풀리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입주민인 박아무개씨는 "GS건설은 자회사 투자사로부터 비싸게 땅을 사들이고 이를 근거로 분양가를 부풀리려 하고 있다"며 "토지비는 입주민들에게 전가하고, GS건설과 투자사만 막대한 이득을 보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조정흔 감정평가사는 "GS건설이 자회사 투자사의 땅을 비싸게 사서 이 부담을 입주민들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며 "토지가 거래를 거치면서 가격이 급격히 상승한 점에 대해서는 GS건설의 명확한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GS건설 측은 해당 토지 매입비용에 대해  금융비용과 명도비용 등이 반영된 가격이라며 가격을 부풀렸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GS건설 관계자는 "800억원 중에는 명도비용 78억원과 금융비용 약 235억원, 취등록세 약 26억원 등 약 385억원의 추가 비용이 반영된 것"이라며 "이런 내용은 지난주 입주자 대표들을 만나 설명했다"고 말했다.

또 해당 아파트의 토지비도 감정평가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며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화성시도 감정평가를 통해 토지비를 800억원으로 책정했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화성시가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산정한 토지비가 800억원"이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가 분양가를 의도적으로 높일 수 없고, 이는 담당 지자체인 화성시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입주민과 GS건설 측은 분양전환 협의를 위해 지난주 대면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시 관계자는 "건설사와 주민의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합의가 이뤄져야 분양전환 절차도 차후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5년 분양전환 아파트 분양원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정흔 평가사는 "현재 5년 분양전환 아파트는 토지비를 감정평가할 때, 주변 시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며 "정부가 토지원가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을 제시해줘야 터무니없는 분양가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GS건설, #반월자이에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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