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WBSC U-18 야구 월드컵에 출전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의 모습.

지난 2019년 WBSC U-18 야구 월드컵에 출전했던 대한민국 대표팀의 모습. ⓒ 박장식

 
'한국 야구의 미래' U-18 대표팀 선수들이 올해 국제무대에 나서는 것을 보기 어렵게 되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29일 발표를 통해 오는 9월 10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플로리다 새러소타와 브레이든턴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2021 U-18 야구 월드컵을 2022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2년마다 개최되는 U-18 야구 월드컵은 가장 최근 경기가 2019년 부산 기장에서 개최되었던 바 있다.

미국야구협회(USA Baseball), 새러소타-브레이든턴 현지 조직위원회, WBSC는 코로나19의 지속적인 범유행이 이어지고 있어 대회를 올해 진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냈다. 2022년으로 연기된 대회의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발표된다는 계획이다.

WBSC 회장 "아쉽지만 최선"... 구제절차 빠져

WBSC의 리카르도 프라카리 회장은 성명을 통해 "주최국을 비롯한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U-18 야구 월드컵 일정을 2022년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안전하며 최우선적인 행동 방침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기가 결정된 것은 아쉬우나, 모든 참가자들의 안전을 염두에 두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대회에서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자신의 국가 대표팀을 응원할 수 있는 환상적인 야구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폴 사일러 미국야구협회장도 "U-18 야구 월드컵을 이듬해로 미룬 것은 실망스럽지만, 범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이번 결정을 통해 선수와 코칭스태프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 대회가 U-18, 즉 연령 제한이 있는 대회라는 점. 대다수의 국가가 U-18 선수들을 만 18세에 근접한 선수들로 채우기에, 2022년 대회에서만큼은 한시적으로 대회 참가 가능 연령을 올리는 등의 절차가 선행되지 않으면 선발된 대다수의 선수들이 2022년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하지만 해당 성명문에는 연기에 따른 구제절차 등 방안이 빠져 향후 설왕설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선발까지 다 했는데... 한 달 앞 날벼락

이번 대회는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스프링캠프, 아울러 '그레이프푸르트 리그'라 불리는 연습경기 및 시범경기들이 열리는 구장에서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거가 출전해 뛰는 야구장에서 나라를 대표해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 날아간 셈이다.

대한민국에는 날벼락 같은 상황이다. 이미 7월 중순 해당 대회에 출전한 엔트리가 모두 구성되었고, 훈련 일정까지 잡힌 상황에서 대회가 갑작스레 취소되었기 때문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최재호 강릉고 감독을 사령탑으로 한 4명의 코칭스태프, 20명의 선수단을 이미 구성해놨다.

당장 '생애 단 한 번 승선할 수 있는' 지난 청소년 야구대회 때부터 주목받기 시작해, 현재는 KBO리그의 기둥이 된 유망한 선수들이 많았다.

2019년 기장 대회 때는 소형준(kt), 김지찬(삼성) 등 라이징 스타들이 주목받았고, 2000 에드먼턴 세대인 추신수(SSG), 이대호(롯데), 2008 에드먼턴 세대인 오지환(LG)이나 허경민(두산)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는 문동주(광주진흥고), 심준석(덕수고) 등 주목받는 투수들 외에도 조원빈(서울컨벤션고), 김도영(광주동성고), 박찬혁(북일고) 등 고등학교 3학년에 들어선 야수들도 상당수 선발되었다. 이들은 프로에 나서기 전 눈도장을 야구 팬들에게 제대로 찍어보고 싶었을 터.

하지만 선수들에 대한 구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껏 선발된 선수들이 대회에 출전하기 어려워진다. 생애 첫 국가대표의 기회를 놓치게 생긴 선수들의 고심 역시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비상이 걸렸다. 협회 관계자는 "1년이 늦춰진 것에 대해 공식적인 소식 외에 받은 것이 없다. 도쿄 올림픽 야구 경기가 진행 중이기에 올림픽이 끝난 뒤에야 WBSC와 연기 관련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WBSC 측에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현재 모두 선발되어 훈련을 준비하고 있었음을 감안해달라는 의견을 보낸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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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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