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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식
 강영식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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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좌편향이라고?

   햇빛의 말과
   바람의 길을
   몸에 새길 뿐!
          -강영식 디카시 <방향>


디카시 온라인 운동이 처음 시작된 다음 카페 디카시마니아(https://cafe.daum.net/dicapoetry)에 발표된 강영식 마니아의 디카시 <방향>이다. 이 디카시의 사진 영상은 나무가 모두 좌측으로 가지 끝을 향하고 있다. 문자 그대로 좌편향이다. 한국의 좌우 이데올로기 대립을 환기하면 '좌편향'이라는 딱지는 한때는 붉은 낙인과 같은 것이었다. 이에 대해 화자는 말한다. 그런 표피적인 이데로기의 방향이 아니라고. 햇빛의 말과 바람의 길을 몸에 새길 뿐이라고, 색깔의 논리로 바라보지 말라는 경고 아닌 경고다.

이 디카시는 세계관의 문제를 제기한다고도 볼 수 있다. 역사나 정치 이전, 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환기한다. 햇빛의 말, 바람의 길을 새긴다는 아름다운 메타포가 그것을 웅변한다.

한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말이나 행동을 보고 판단한다. 사람이 일관된 말과 행동으로 정체성을 보이는 건 물론 그 사람의 세계관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디카시는 나무의 의인화를 통해서 사람의 바른 길을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좌편향처럼 보여도 그것은 바른 길일 수 있음을 제기한다. 구부러진 것 같이 보여도 그것이 바른 사람의 도리라는 것이다.

우리 시대는 인위적으로 줄을 세우는 듯, 너는 왜 좌편향이냐 혹 너는 왜 우편향이냐라고 표피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계층간, 세대간의 갈등도 심각하다. 생은 쉽게 단선적인 세계관으로 재단돼서는 안 될 만큼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다. 자신과 다른 사고나 행동을 한다고, 단선적 시선으로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비상한 경고 메시지를 이 디카시는 함의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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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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