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

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 ⓒ iHQ

 
iHQ(구 코미디TV)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이 또 한 번 어려움에 직면했다. 지난 22일 <맛있는 녀석들>은 공식 발표를 통해 이날 촬영을 마지막으로 김준현이 7년 동안 해온 <맛있는 녀석들> 출연을 마무리 지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유민상-김민경-문세윤과 더불어 소위 '뚱4'라는 체제로 햇수로 7년간 프로그램의 재미를 톡톡해 담당해준 김준현이 갑작스럽게 작별을 고하게 된 것이다.

소속사 측은 "데뷔 15주년을 앞두고 익숙한 것들을 잠시 내려두고 자신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서 "이제는 <맛있는 녀석들> 시청자로서 언제나 응원하고 또 마음으로 함께하겠다. 그동안 너무 행복했고, 감사했다"면서 하차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6월 전해진 제5의 멤버 '영식이형' 이영식 PD의 퇴사와 더불어 <맛있는 녀석들>은 연달아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

기막힌 맛 표현, 멤버들 멘트 정리... 핵심 역할 맡아온 '김프로'
 
 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  최근 고정멤버 김준현의 하차 소식이 전해졌다.

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 최근 고정멤버 김준현의 하차 소식이 전해졌다. ⓒ iHQ

 
​많이 먹기론 둘째 가라면 서러운 '뚱4' 멤버들이지만 그중에서도 김준현의 캐릭터는 제법 독특했다. 단순히 먹는 것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음식들에 대해 가장 세밀하게 표현해준 인물이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고기 굽고 쫄깃한 면 흡입하고 밥 비비는 다양한 방식을 요목조목 집어 설명해주는 일종의 음식 큐레이터 역할까지 맡아준 김준현의 비중은 쉽게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4명의 먹성 좋은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칫 오디오가 물리는 중구난방 상황에 처하더라도 김준현의 중간 정리를 거치면 내용 정리가 이뤄져 안방까지 전달된다. 탁월한 맛 표현력과 확고한 음식 철학을 자주 내비친 그를 두고 사람들은 '김프로'라는 애칭을 부여했다.  

이렇듯 <맛있는 녀석들>에서 선보인 수려한 말솜씨는 이후 김준현이 다양한 프로그램 속 MC를 맡게 해준 밑거름이 되어주기도 했다. 얼마전 하차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비롯해 KBS <불후의 명곡2-전설을 노래하다>, MBC <손현주의 간이역>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김준현은 중심을 잘 지탱해주는 인물로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뚱3+게스트' 체제로 전환​
 
 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

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 ⓒ iHQ

 
일단 <맛있는 녀석들>은 김준현의 공백을 초대손님으로 메우겠다는 방침을 피력했다. 나머지 뚱3를 중심으로 매주 색다른 인물을 섭외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기존 출연진 공백을 메우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이 게스트 등장임을 고려해보면 <맛있는 녀석들>로선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로선 내심 걱정을 표시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준현은 그저 먹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이니라 신기에 가까운 고기 굽기, 기상천외한 재료 배합 등 다른 멤버들과는 구별되는 본인만의 강한 개성을 매주 드러냈던 인물이라는 점이다. 단순히 1명의 빈자리가 아닌, 그 이상의 비중을 프로그램에서 차지해왔기 때문에 생각만큼 쉽게 허전함을 채우지 못하지 않겠냐는 우려감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또 한 번 시험에 든 <맛있는 녀석들>
 
 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을 떠나는 김준현

iHQ의 간판 예능 '맛있는 녀석들'을 떠나는 김준현 ⓒ iHQ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 재미의 기복이 심한 여러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만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맛있는 녀석들>로선 향후 초대손님 선정에서 큰 고심을 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 또한 종종 유명 연예인이 등장해 자신만의 음식 철학을 피력하고 재미를 키우는 데 부단히 애를 썼지만 워낙 강력한 입지를 지닌 '뚱4'의 존재감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대영제국의 태양은 지지 않는다"라는 옛말에 빗대어 사람들은 <맛있는 녀석들>을 "재방송 업계의 대영제국"이라고 말한다. 채널을 돌리면 이곳저곳 마다 예전 방영분이 쉴 틈 없이 방영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만큼 <맛있는 녀석들>은 인지도 높지 않은 케이블 채널이 만든 최상의 결과물로 오랜 기간 예능 프로그램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마련해왔다.  

​담당 PD와 고정 멤버 한 명이 연달아 작별을 고한다는 것은 인기 예능 입장에선 분명 달갑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어찌되었건 <맛있는 녀석들>로선 의도치 않게 또 한 번 시험에 들게 되었다. 장기 방영 프로그램이라면 늘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들이기에 제작진 및 출연진들로선 재정비의 기회로 삼아 슬기롭게 이겨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받게 된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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