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조성우 집행위원장, 이상천 조직위원장, 맹수진 프로그래머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조성우 집행위원장, 이상천 조직위원장, 맹수진 프로그래머가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JIMFF


"이 힘든 시기에 사람들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거장들의 영화가 준비돼 있다."

코로나 4차 대유행 속에서도 개최를 결정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관객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21일 오전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이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2005년부터 이어져 온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영화, 음악, 자연이 하나되는 국내 유일의 음악영화제다. 올해는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충청북도 제천시 일원에서,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 웨이브를 통해 펼쳐질 예정이다.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펼쳐진 이날 행사에는 이상천 조직위원장, 조성우 집행위원장, 맹수진 프로그래머가 참석해 영화제 선정 작품들을 소개하고 팬데믹 상황 속 개최 방안에 관해 설명했다.

올해 제천영화제는 앞서 청풍호반에서 주로 열렸던 개막식, 폐막식과 영화제 대표 행사 '원 썸머 나잇'을 충북 제천 의림지 일원으로 옮겨 진행할 계획이다. 좀 더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선택이라고. 
 
 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상천 조직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상천 조직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JIMFF

 
조성우 집행위원장은 17회 제천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음악영화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과 함께한다는 것"을 꼽았다. 그는 "국제음악영화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국제영화제다운 행사들을 많이 준비했다"며 "올해의 슬로건은 '다짐: Be joyful'이다. 즐거움을 음악 그리고 영화를 통해 다시 되찾자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의지를 담은 슬로건이다. (제천영화제가) 다른 어떤 영화제보다 축제의 성격이 강한 영화제이지 않나. 올해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담은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상천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조직위원장은 "코로나 19 때문에 참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코로나가 여전히 (영화제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 어렵고 슬프다"며 "21일 후에 개최되는 영화제를 어떻게 해야할지 (조직위의) 고민이 크다. 절제되고 축소되더라도 음악영화제를 존속시킬 것이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이 지속된다면 필수불가결한 행사를 제외하고 비대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온·오프라인) 투트랙 전략을 고려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천영화제의 사무국 모든 직원들은 PCR 검사를 받고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또한 영화제가 개최되기 전까지 전 스태프와 자원활동가를 대상으로 2차 PCR 검사를 진행하고 음성이 확인된 인원에 한해 현장에 투입할 것이라고.

이상천 위원장은 "코로나 상황이 완화된다는 것을 전제로 (영화제 현장에서) 스태프, 자원활동가, 관객, 게스트 모두 발열체크와 손소독, 대인소독기, 문진표 작성 등 1차 방역 시스템을 반드시 거칠 것이다. 방역 브랜드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2차 방역 시스템도 마련했다. 그밖에도 극장 상영 전후 극장 공간 소독은 물론, 모든 동선에 입출구를 통제하고 관객의 손이 닿는 모든 것을 소독하겠다"며 "방역 수칙을 어기는 관객이 없도록 수시로 체크하고 방역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현재 제천시도 전국에서 방역을 가장 잘하고 있는 지자체 중 하나"라며 "영화제 사무국 안에 비상방역대책본부를 만들어서, 영화제와 관련한 단 한 명의 코로나 확진자도 나오지 않도록 다양하고 완벽한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했다.
 
 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맹수진 프로그래머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맹수진 프로그래머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JIMFF

 
한편 이번 제천영화제에서는 총 25개국, 116편이 상영된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관객과의 대화 행사도 준비되어 있으며, 해외 작품은 입국할 수 없는 해외 감독들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개막작은 2012년 아카데미 수상자인 단 린지 감독과 T.J. 마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티나>가 선정됐다.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1980년대 미국의 슈퍼스타이자 아프리카계 여성이었던 가수 티나의 이야기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그를 보여주는 파워풀한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국제 경쟁 프로그램 부문에는 총 10편의 영화들이 초청됐다.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그 중에서도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더 스파크스 브라더스>를 꼽았다. 그는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 영화다. 음악 인생 50년 동안 25개의 앨범을 발매하면서 뮤지션들의 뮤지션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스파크스 브라더스를 소개하는 아름다운 러브레터 같은 영화"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 처음으로 신설된 '짐페이스' 섹션 역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제천국제영화제가 선정한 영광의 얼굴을 소개하고 대표작들을 상영하는 '짐페이스'는 올해 그 첫 번째 주자로 배우 엄정화를 택했다. 엄정화는 "너무나 영광이다. 더구나 제 고향인 제천에서 제 영화들을 특별상영할 수 있게 돼 떨리고 기대된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너무 힘드시겠지만 많이들 영화 보러 오셔서 기운을 얻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뿐만 아니라 음악 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원 섬머 나잇'에서는 쏠, 사이먼 도미닉, 백예린, 로꼬, 샘김, 더발룬티어스, 스카이리, 정혜린, 악동뮤지션, 린 등 화려한 라인업의 무대가 펼쳐질 계획이다. 또한 정태춘-박은옥, 보부상즈, 상자루 등의 특별공연도 만날 수 있다. 맹수진 프로그래머는 "관객들을 위해 올해도 다양한 뮤지션 라인업을 준비했지만 코로나 상황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조성우 집행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1일 오전 진행된 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조성우 집행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JIMFF

 
마이크 피기스 제천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은 영상을 통해 인사를 전했다. 그는 "큐레이터로서 제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선정했다. 음악이 (영화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역사적인 면에서 재즈와 영화는 동시대를 향유했는데 그 중 <냉혈한>은 퀸시 존스의 멋진 곡을 사용했다. 퀸시 존스는 <빰의 열기 안에서>의 음악도 작곡했는데 레이찰스나 롤랜드 커크 같은 솔로 뮤지션들과 일종의 즉흥곡을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도 그걸 본보기로 따르려고 했다. 이 외에도 루이 말 감독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현대 호러 영화인 <팔로우> 등 총 4편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으로서 혁신적으로 음악을 사용한 영화들을 찾고자 했다. 평소 한국영화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있고 한국을 꼭 직접 방문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성우 집행위원장은 "코로나로 인해 축제로서의 특성을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영화제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제천영화제의 특성과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면 (국내 영화제 중에서) 저희가 겪는 어려움이 가장 큰 것 같다. 제천영화제는 축제로서의 성향이 가장 큰 매력인데 코로나 상황이 사람들을 모을 수 없게 만든다.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지만 한국 영화의 다양성, 특히 아시아 유일의 음악영화제이기도 한데 그 문화적 사명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전환을 해서라도 영화제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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