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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내년부터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안전 조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경영진은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산업재해 처벌 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은 제외되며 다만 하청을 받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원청업체가 법 적용 대상일 경우 원청업체의 경영 책임자 등은 처벌 대상이 된다.
 지난 1월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3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대안)이 가결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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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은 탄생 과정이 힘겨웠지만 환영받지 못했다. 그렇다고 거들떠보지도 않고 버려둘 수도 없는지라 다시 앞으로 잘 바꿔내자는 결의를 나누며, 추운 겨울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투쟁은 1차로 마무리되었다.

그 사이 정부는 법의 구체적용을 위한 시행령안을 낸다고 했지만 예정했던 시간이 지나도 안은 나오지 않았고, 중대재해처벌법에 아쉬움과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은 시행령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는 입장들을 제출했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 지난 7월 12일 노동부는 공식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발표한 시행령 입법예고안에는 "이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던 내용이 잔뜩 담겨 있었다.

2019년 12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면개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던 산안법 전면개정의 취지는 본법에 이어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기지 못한 채 처리됐다. 김용균 노동자 투쟁으로 만들어진 산안법 전면개정이었지만 정작 김용균은 여전히 외주하청노동자였다. 죽음을 앞으로도 막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적나라한 행위였다.

이어서 2020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5개 발전회사가 석탄화력발전소 필수유지 업무에 종사하는 하청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는 권고를 했다. 김용균 노동자의 동료들과 김용균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라고 권고한 것이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가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사실 판단을 2021년 7월 15일 인권위가 밝혔다. 정부 스스로 위험의 외주화를 개선하고 일하는 모든 사람의 생명 보호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 뒤에서도 지속적으로 문재인 정부는 변해야 할 부분에서는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이 초지일관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은 구체적인 적용을 위한 기준과 해석을 담게 되어 있다.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진다는 것은 안전보건을 강화하여 재해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해 예방을 위해 해야 할 조치가 무엇인지를 적시하는 시행령 조항에서는 '안전보건업무 담당자를 배치'하는 것으로 협소하게 해석하고 법 취지를 완전히 비틀고 있다. 학교, 교육 시설, 공연장 등은 공중이용시설이 아니라며 그 장소에서 어떤 재해가 발생해도 중대시민재해로 보지 않는다는 시행령 내용도 있다.

근로기준법을 안전보건 관련 법령으로 보지 않는다며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과로사와 직장갑질이나 탄압에 의한 과로자살은 중대산업재해가 아니라고 말한다. 안전보건계획이나 조치를 잘 세우고 있는지 이행하고 있는지를 관리감독하는 것도 위탁을 줄 수 있다며 다단계로 흥한 기업에 책임회피권도 다단계로 주겠다고 한다.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모든 재판이 끝나야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공개할 수 있고, 공개는 1년간만 하겠다고 한다.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을 규정하는 것도 직업성 암이나 뇌심혈관계 등으로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라도 죽지 않으면 중대산업재해가 아니라고 한다. 중대재해로 포함되는 질병의 범위를 넓히면 그 질병을 가진 노동자가 취업하기 어려워서 안 된다며, 노동자를 생각해서 그런 결정을 했다는 듯한 이상한 논리도 펼치고 있다.

'재해예방 위해' 만들어진 중대재해처벌법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이라는 책임자를 법명에 넣지는 못했지만 10만 명의 노동자 시민이 제기하고 만들어낸 법이다. 부족한 법이라고 말했던 우리의 제기가 차라리 틀리기를 바랐다. 법이 제정된 이후에 중대산업재해와 시민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사람들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는지를 물었다. 대부분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기 어려웠다.

광주 철거 현장의 붕괴사고는 공중이용시설이 아니라서 안 되고 노동자들의 죽음은 대부분 50인 미만 사업장이라서 안 됐다. 그래서 시행령안을 내놓기 전에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하고, 재해예방이라는 결과를 위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가 담길 수 있는 입법예고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금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안을 보면, 정부 여당이 시행령에 담겠다고 한 중대재해처벌법의 취지는 과연 무엇이었나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시행령 입법예고안은 반복되는 재해에 대한 근본 대책은 빠졌고 원 법을 더 후퇴시켰다. 

핵심은 경영책임자가 가져야 하는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과 의무, 취해야 하는 조치들이다. 시행령은 경영책임자의 재해예방, 재발방지를 위한 의무와 책임을 담는 것이 핵심이었다. 경영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실질화하고 강화함으로 재해를 예방하는 대책을 세우고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든 취지였다. 그러나 시행령은 그런 취지를 담지 못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 담고자 하는 재해예방은 안전보건관리 담당자를 배치하라는 것으로 해석되면 안 된다. 관리담당자를 배치하고 사내에 담당자의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으로 한정하면 안되며, 업무 담당자를 뽑고 설비와 몇 가지 조치를 바꾸는 예산을 배치하는 것으로 할 바를 다했다고 하면 안 된다. 

시행령으로 정해야 하는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하는데 필요한 조치'에서 2인 1조 작업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중대산업재해는 매뉴얼에 있다는 2인 1조만 되었어도 발생하지 않는 사건들이었다. 인력 부족으로 매뉴얼에만 있는 신호수, 작업감독자들이 생겨나고 김용균, 한익스프레스 사고, 평택항 사고가 이어지는 것이다. 출퇴근조차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추락한 노동자가 방치되어 가족들의 신고로 다음 날 아침에야 현장에서 발견된 경우까지 있다.

인력 부족으로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내몰려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재해예방을 했다고 말할 수 있나. 인력 부족은 과로사로 직결된다. 부족한 인원 때문에 법정노동시간을 넘어선 작업을 해야 하고 과로사로 매년 500여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안전보건조치는 2인 1조나 3인 1조 작업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인원을 뽑는 것이다. 더 긴 시간을 일하지 않도록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고 기업의 작업환경을 바꾸는 것이며, 위험한 작업방식을 현장 노동자들의 제안과 조치에 따라 개선하는 것이다. 과로사와 직장 갑질에 의한 죽음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직장문화를 바꿔나가는 과정이고, 작업자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애초의 취지를 담아내지 못했듯이, 중대재해처벌법도 처음의 취지마저 버리고 있다. 경영계의 요구대로 면죄부만 잔뜩 만들어 준 시행령 입법예고안의 조항들은 즉각 삭제되어야 한다.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근절하기 위한 구체적 핵심대책, 경영책임자의 책임과 의무를 제대로 담은 시행령이 제정되어야 한다.

앞으로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나 지금의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국무회의 통과까지 우리는 시행령을 바꿔내기 위한 노력을 할 것이다. 그것이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투쟁의 시작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사)김용균재단 권미정 사무처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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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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