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삼성웰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삼성웰스토리 홈페이지 갈무리.
ⓒ 삼성웰스토리

관련사진보기

       
삼성전자·디스플레이·전기·SDI 등 삼성의 4개 계열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가가 간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물량의 100%를 몰아준 정황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제재를 받는다. 공정위는 웰스토리가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얻은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총수 일가의 핵심 자금조달창구(Cash Cow)역할을 해왔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또 이번 일감 몰아주기에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의 지시가 있었다고 봤다. 미전실은 총수 지배력 유지와 경영권 승계를 전담하며 지난 2017년 해체되기 전까지 계열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삼성그룹 내 조직이다.

공정위, 삼성전자 등 검찰 고발... 2000억대 과징금

공정위는 24일 삼성전자를 포함한 4개 계열사와 웰스토리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고 삼성전자에 1012여억원, 삼성디스플레이 228여억원, 삼성전기 105여억원, 삼성SDI 43여억원, 삼성웰스토리 959여억원 등 총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에만 10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이 부과됐는데 이는 공정위가 국내 단일기업에 부과한 과징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위는 또 삼성전자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 실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삼성웰스토리는 단체급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회사로, 지난 2013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의 급식·식자재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자회사로 사실상 총수 일가의 회사라고 볼 수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미전실은 지난 2011년부터 4개사에 웰스토리의 식재료비를 1끼당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릴 것을 지시했다. 단가 인상으로 양질의 식사를 기대한 계열사 임직원들은 그렇지 못한 현실에 불만을 터트리자 직원들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식재료가 추가됐고 웰스토리의 직접 이익률은 기존 22%에서 15%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자 미전실 전략2팀장은 "(계열사와의) 계약기준을 변경해", "법적인 이슈를 따져보면서", "(웰스토리가) 최적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더해 최지성 당시 미전실장은 삼성전자와 웰스토리가 '전자급식개선TF'를 만들어 웰스토리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계열사와의 계약 변경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만든 웰스토리와의 '계약구조 변경안'에 따라 4개 계열사는 웰스토리에 25%의 식재료 마진을 보장하고 웰스토리 인건비의 15%에 해당하는 위탁수수료를 별도로 지급했다. 또 소비자물가 및 최저임금에 맞춰 식단가를 매년 인상하기로 계약했다. 미전실은 이 변경안을 4개사가 '가감없이' 따르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삼성 미전실, 4개 계열사 급식 단가까지 통제
 
24일 공정위는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가 9년여에 걸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단체급식 회사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관련 거래를 몰아줬다고 보고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24일 공정위는 삼성전자 등 4개 계열사가 9년여에 걸쳐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단체급식 회사 "삼성웰스토리"에 사내 급식 관련 거래를 몰아줬다고 보고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관련사진보기

 
뿐만 아니라, 미전실은 4개사가 웰스토리의 식자재 비용의 마진을 보장하게 하면서도 각 사가 식자재 가격이 적정 수준인지 등 시장 가격을 알아볼 수 없도록 '조사 금지'를 지시했다. 또 웰스토리의 급식물량을 보전하기 위해 미전실은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삼성전자가 추진하던 구내식당 경쟁입찰을 중단시켰다. 그 여파로 삼성전자를 제외한 3개 계열사의 구내식당 경쟁입찰도 2017년부턴 사실상 무산됐다.

이와 같은 미전실의 조직적 개입으로 웰스토리는 9년여에 걸쳐 4개사로부터 누적 4859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고, 그 덕에 웰스토리는 매년 약 1조1000억원의 매출과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또 25.27%의 평균 직접이익률과 15.5%의 평균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아워홈이나 현대그린푸드 등 상위 11개 경쟁사업자들의 평균 영업이익률(3.1%)보다 5배나 높은 수치다. 웰스토리는 '내부'로부터 거둬들일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을 감안해 외부에선 영업이익률 –3%를 기준으로 유지해 시장지배력 확장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계열사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은 웰스토리는 '적극적인 배당'으로 총수 일가의 핵심 자금조달창구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자회사인 웰스토리로부터 지난 2015년부터 2019년에 걸쳐 2758억원의 배당금을 받아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웰스토리는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삼성물산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2015년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후 삼성물산(에버랜드)이 최초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에버랜드) 전체 영업이익의 74.76%가 웰스토리로부터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사익편취 규제를 면탈해 가면서 장기간 은밀하게 진행되었던 계열사 간 지원행위를 적발하여 제재하였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며 "공정위는 현재 주요 대기업들이 동참하고 있는 자율적인 단체급식 대외 개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은밀하게 진행되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발 시에는 엄중 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삼성, #삼성미전실, #삼성전자, #이재용, #공정거래위원회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