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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 관련 뉴스를 시청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 관련 뉴스를 시청하며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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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0) 금리' 시대의 끝이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5~16일 이틀에 걸쳐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연 뒤 성명을 통해 이같은 전망을 내놨다.

연준은 우선 기준금리를 지금과 같은 0.00∼0.25% 수준에서 동결했다. 하지만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dot plot)를 보면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점도표란 18명의 FOMC 위원들이 금리 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전망'을 나타낸 지표다.

점도표에 따르면, 18명 중 13명은 2023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이들 13명 중 11명은 2023년 금리 인상이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3월 회의 때만 해도 2023년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 것에 비하면 금리 인상의 시계추가 앞당겨지고 있는 셈이다.

'금리 조기 인상' 논의가 흘러나온 건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경제활동과 고용지표가 강화되고 있다"며 "팬데믹(대유행)으로 가장 나쁜 영향을 받은 부문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들 또한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성명에서는 "코로나19가 미국과 전 세계에 걸쳐 인적·경제적 어려움을 야기하고 있다"는 문구도 빠졌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예상치도 지난 3월 2.4%에서 3.4%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 상승해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은 일시적일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론 인플레이션 2% 목표를 달성하리라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은 정례회의 후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곧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앞선 FOMC 위원들의 점도표를 가리켜 "앞으로의 금리 움직임에 대한 뛰어난 전망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은 또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기대치를 기존의 6.5%에서 7%로 상향 조정했다. 실업률 추정치는 4.5%로 변동이 없었다.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도 커져... "올해 말쯤 시작"

연준은 테이퍼링(tapering, 양적완화 정책의 규모 축소)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번 정례회의에서) 테이퍼링 문제를 논의할 지에 대한 논의했다고 봐도 된다"고 설명하면서 테이퍼링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이른 시일 내 정책변경을 시사하지는 않았다.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인터넷은행 겸 증권사인 찰스 슈왑의 고정수입 담당자인 캐시 존스는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에 두 번의 금리 인상을 하려면 꽤 빨리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며 "자산 매입을 적당한 속도로 줄이기 위해서는 10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이를 위해선 올해 말쯤에는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조기 금리인상 전망에 17일 코스피는 하락세로 출발했다. 코스피는 오전 10시 기준 전날 종가 대비 0.72% 떨어진 3255.00를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두 자릿수 급등하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7원 급등한 1128.9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오전 8시 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장기금리가 상당폭 상승하고 주가는 하락했으며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라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금리, #제로금리, #테이퍼링, #금리인상, #연방준비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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