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 가나와의 평가전서 결승골을 넣은 이동준이 환호하고 있다.

▲ 이동준 가나와의 평가전서 결승골을 넣은 이동준이 환호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을 앞둔 김학범호가 이동경과 이동준의 활약을 앞세워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 2차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 12일 1차전에서 3-1로 이긴 한국은 이번 가나와의 2연전을 모두 승리하며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경기 흐름 바꾼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
 
이날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지난 가나전과 대거 바뀐 라인업이었다. 오세훈이 최전방, 2선은 정우영-이강인-조영욱이 포진했다. 3선은 백승호-김동현, 포백은 강윤성-이지솔-정태욱-김태환, 골키퍼 장갑은 안찬기가 꼈다.
 
경기 초반 정우영의 측면 돌파와 이강인의 예리한 왼발 패싱력으로 가나 수비를 흔들었다. 중원에서의 볼 소유보단 다이렉트하고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전술을 선보였다.
 
전반 16분 정우영의 크로스에 이은 오세훈의 헤더가 골문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23분에는 오세훈의 침투패스를 조영욱이 슈팅으로 이어가려고 할 때 골키퍼 윌리엄 임마누엘 에수가 걷어냈다.
 
선제골은 전반 41분에 터졌다. 김동현의 전진 패스를 오세훈이 논스톱 패스로 조영욱에게 전달했다. 조영욱의 슈팅은 왼쪽 골대를 맞고 나왔지만 정우영이 달려들며 왼발로 밀어넣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백승호, 김태환, 조영욱 대신 원두재, 설영우, 이동준을 차례로 투입했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6분 집중력 부족으로 실점을 내줬다. 가나의 역습 상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제어하기 위해 안찬기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왔지만 제대로 된 클리어가 이뤄지지 않았다. 오른쪽으로 흐른 공을 오스만 부카리가 패스했고, 조셉 반스가 빈 골문으로 마무리지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18분 정우영, 이강인, 강윤성을 불러들이고, 이승우, 이동경, 김진야를 투입하며 새로운 방향점을 모색했다.
 
승부를 결정지은 건 후반 19분. 교체 투입된 이동경이 곧바로 존재감을 뿜어냈다. 하프라인에서 이동경이 환상적인 전진 패스를 넣어줬고, 이동준이 폭발적인 스피드로 침투해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울산 듀오의 멋진 호흡이 빛난 장면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실험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후반 35분 오세훈을 빼고 엄원상을 넣으며, 조규성과 오세훈 등 전문 공격수 부재에 대비한 전술도 점검했다. 가나는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후반 45분 조나 아투콰예가 볼 경합 도중 이승우의 뒤통수를 가격해 퇴장을 당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승리로 마감됐다.
 
이동경-이동준, 최종 엔트리 선발 경쟁서 한 발 앞서다
 
다음달 2020 도쿄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김학범호가 치를 수 있는 마지막 실전경기였다. 최종엔트리에 선발할 18명을 가리기 위해 김학범 감독은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소집한 바 있다. 1차전에 이어 이번 2차전에서도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다. 훈련보다 실전과 같은 평가전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지난 1차전에서는 김진야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의 상황을 테스트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러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3-1로 승리하며 합격점을 이끌어냈다.
 
이번 2차전에서 핵심 포인트는 사실 이강인에게 쏠렸다. 이강인은 올림픽 대표팀에 처음으로 선발돼 김학범 감독이 보는 앞에서 첫 평가전을 치렀다. 다소 무거운 몸놀림으로 전반에 부진을 거듭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탈압박과 킥 감각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경기의 흐름을 바꾸진 못했다.
 
1-1로 맞서며 답답했던 분위기를 반전 시킨 것은 후반에 들어온 울산 소속의 이동경과 이동준이었다. 이강인을 대신한 이동경은 들어오자마자 클래스를 과시했다. 침투와 스피드가 뛰어난 이동준에게 타이밍에 맞는 패스를 찔러줬고, 이동준이 결승골로 마무리 했다. 이동준은 다소 답답했던 측면 공격의 퀄리티를 한층 배가시켰다. 
 
이동경은 이강인의 가세로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주전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로 이동경과 이동준을 동시에 활용하는 공격 옵션이 김학범 감독에게 충분히 각인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경과 이동준은 이미 김학범 감독 밑에서 중용받은 바 있다. 지난해 열린 U-23 아시아 챔피언십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이동준은 조별리그에서 중국, 이란전에서 중요한 골을 터뜨렸다면, 이동경은 요르단과의 8강전, 호주와의 준결승전에서 교체 투입돼 득점을 올리며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스페셜 매치에서 이동경과 이동준은 A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해 올림픽 대표팀에 패배를 안기는 결승골을 합작하기도 했다.
 
한편, 올림픽 대표팀은 16일 해산한 뒤 오는 22일 다시 파주 NFC로 소집돼 최종 소집 훈련에 돌입한다.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 (2021년 6월 15일, 제주 월드컵 경기장)
한국 2 – 정우영 41' 이동준 63'
가나 1 - 조셉 반스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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