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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평균소득은 76만 3000원이었다.
 알바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평균소득은 76만 3000원이었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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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오전 6시 15분에 일어나 패스트푸드점으로 출근해서 오후 2시까지 일했어요. 프리랜서로 행사 영상 편집일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월 100만 원 벌기가 쉽지 않아요.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결국 끼니를 거르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매일 '밥 잘 챙겨먹고 다니냐'고 묻는 엄마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 속상하실 텐데...솔직히 (밥은) 굶거나 대충 때웁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 김아무개(30)씨는 "결국 그동안 모아놓은 적금을 깨서 생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학자금 대출을 비롯해 통신비와 교통비, 공과금에 대출이자까지 더하면 100여만 원으로 '한달 살이'가 빠듯하다는 설명이다.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가 열리기 하루 전인 14일 오후 알바노조가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최저임금 현실 반영 프로젝트 가계부 챌린지- 실태생계비 분석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알바노조는 4월 한 달간 아르바이트 노동자 56명을 대상으로 심층인터뷰를 진행한 후 만19~34세 청년 아르바이트노동자 45명의 한 달 가계부를 구체화했다. 응답자 중 34명은(75.4%)가 주15시간 이하로 일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였다. 주15시간을 넘지 않으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없다.

알바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이들의 평균소득은 76만 3000원이었다. 2019년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사한 '비혼단신근로자 실태생계비' 218만원의 3분의 1 수준(약35%)이다. 알바노조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밖에 답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평균 지출액은 87만 3400원, 수입보다 10만 원 많았다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알바노조 관계자는 "한 달 생활비도 빠듯한 상황에서 문화·교육비는 사치라는 답을 많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알바노조 관계자는 "한 달 생활비도 빠듯한 상황에서 문화·교육비는 사치라는 답을 많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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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한 달 평균 지출액은 87만 3400원으로 평균 소득(76만 3000원)보다 10여만원 많았다. 알바노조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지고 수입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고정비 지출은 그대로이다 보니 (아르바이트 노동자들 대부분이) 돈을 빌리거나 대출을 받아 살고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 수입의 대부분은 통신비·교통비 등 고정지출로 빠져나갔다. 총 지출에서 고정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62.2%(54만 3000원)에 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아르바이트 노동자 최아무개(30)씨는 "월세를 줄이려고 전셋집을 알아보는데, 쉽지 않다"라며 "전기세 등 공과금을 줄여야 하는데 이것도 이미 최저 수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정비는 여간해서 줄어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식비는 32만 6000원 수준으로 37.3%를 차지했다. 한끼 평균 식비는 3600원이었다.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2021년 3월 기준)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 6769원, 자장면 평균가격 5346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알바노조는 "대부분의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편의점에서 간편식을 사 먹거나 김밥을 먹으며 버텼다"라며 "이들에게 건강한 한 끼를 생각할 여유 같은 건 없었다"라고 말했다.

문화·교육비 지출은 평균 2만 9000원으로 전체 지출비의 3%에 불과했다.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와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알바노조 관계자는 "한 달 생활비도 빠듯한 상황에서 문화·교육비는 사치라는 답을 많이 들었다"라면서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배울 돈이 없기에 결국 혼자 휴대폰으로 무료 동영상을 보며 문화생활을 대신했다"라고 설명했다.

알바노조는 "최저임금이 오르지 않으면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내일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신정웅 위원장은 "이들 대부분은 학업이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8시간 노동할 것을 7시간만 할 수 있다"라며 "노동시간이 1시간 줄어들면 청년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은 그 시간을 취업, 학업에 쓸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코로나로 자영업자들도 힘들다는 걸 안다. 정부가 '최저임금 지원금' 형식으로 자영업자에게 일정액을 지원하는 방식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내년 최저임금은 8월 5일 고지하도록 법에 정해놓고 있어 최저임금을 위한 논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계는 이르면 다음 주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측은 현재 최저임금인 8720원 '동결 요구안'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아르바이트, #최저임금, #청년,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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