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의 한 장면 ⓒ iHQ

 
코미디TV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맛있는 녀석들>에 변화가 찾아왔다. 그동안 연출자로서 큰 역할을 담당한 이영식 PD가 퇴사 후 티캐스트로 이직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지난 2015년 첫 방송 이래 <맛있는 녀석들> 속 이영식 PD는 감독뿐만 아니라 출연자로도 제 몫을 다하며 '영식이형'이란 애칭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영식 PD는 ​<맛있는 녀석들> '뚱4'(유민상-김민경-김준현-문세윤) 멤버들을 상대로 그날의 '쪼는 맛'(쪼는 맛에 걸리면 음식을 먹을 수 없다) 내용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스핀오프 웹 예능 <오늘부터 운동뚱>, <오늘부터 댄스뚱>에서는 김민경, 문세윤과 더불어 출연자로 나서 감칠맛 나는 웃음을 선사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맛있는 녀석들>, <운동뚱>에서 영식이형의 목소리와 모습이 자취를 감춰 의아함을 자아냈다. 결국 9일 티캐스트 측의 공식 발표를 통해 이영식 PD의 거취가 뒤늦게 알려진 것. 

​어느 순간부터 예능 PD는 일반 시청자들에게도 친숙해진 존재가 됐다. KBS < 1박2일 >, tvN <신서유기>, <꽃보다> 시리즈의 나영석 PD와 MBC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의 김태호 PD는 이미 연예인 이상의 인지도와 인기를 얻는 유명 연출자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외에도 여러 PD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지만, 이름이 알려진 PD들은 지상파 3사 혹은 tvN 소속이 대부분이었다. 자본력과 높은 시청률이 보장되는 배경이 스타 PD를 배출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해온 것이다.

이영식 PD의 특별한 존재감​
 
 웹예능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이영식 PD는 연출자 뿐만 아니라 출연자로서도 맹활약해온 바 있다.

웹예능 '오늘부터 운동뚱'의 한 장면. 이영식 PD는 연출자 뿐만 아니라 출연자로서도 맹활약해온 바 있다. ⓒ iHQ

 
그런데 이영식 PD는 좀 특별했다. 대중적이지 않은 코미디TV 채널을 통해 자신의 능력치를 100% 이상 발휘하며 기존 연출자들의 아성에 견줄만한 위치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스핀오프 성격의 웹 예능 제작을 병행해 기존 프로그램의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열혈 시청자들을 늘리는 등 우리가 생각해왔던 기존 예능에 대한 고정관념도 깨뜨리기 시작한다. 그 후 <맛있는 녀석들>을 비롯해 <운동뚱>, <댄스뚱>은 TV 관련 시상식에서 수상 및 후보작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확실한 결과물도 만들어 냈다.

<운동뚱>에선 김민경의 거침없는 공격에 KO 당하는 스파링 파트너가 되어주는가 하면 <맛있는 녀석들>에선 뚱4에게 매번 원성을 듣지만 이에 아랑곳 없이 '쪼는 맛'을 전달하며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기도 하는 등 이영석 PD는 '영식이형'란 애칭에 걸맛는 활약상을 보여줬다. 그리고 새로운 터전에서 또 다른 인기 예능을 만들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제작진의 변화... 프로그램엔 어떤 영향 끼칠까​
 
 티캐스트는 최근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영식 PD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티캐스트는 최근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이영식 PD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 티캐스트

 
보통 예능프로그램에서 연출자가 바뀌는 건 흔히 있는 일이다. 특히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인적 변화를 시청자가 감지 못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유명 PD가 담당해온 프로그램이라면 사정이 좀 다르다. 사실상 고정 멤버나 다름 없는 출연자 역할을 병행하는 데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기획으로 재미와 웃음을 만들어 내던 연출진의 변경은 기존 인기 예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수밖에 없다.

나영석 PD이 빠지고 새 제작진으로 공백 메우기를 시도했던 < 1박2일 >은 시즌2가 큰 부진을 겪으며 한때 존폐 위기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결국 유호진 PD가 등장한 시즌3로 재건에 성공했던 것처럼, 어떤 제작진이 맡아주느냐에 따라 예능의 운명이 좌우되기도 한다. <런닝맨> 등 타 예능 또한 PD 변경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흐름과 인기가 때론 요동치는 모습의 목격되기도 한다.

이는 <맛있는 녀석들> 또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뜻한다. 실제 최근 방영분에서 영식이형이 사라지다보니 아쉬웠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때론 고정 멤버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뚱4를 견제하거나 또는 공격 당하는 약자의 입장에 놓이는 등 이영식 PD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출연자이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식당 방문이 어려워지자 집밥, 배달음식 등 온갖 수단을 총동원해 기발한 내용의 방영분을 꾸준히 만들어 왔고 웹예능 연출까지 병행해온 그의 부재는 <맛있는 녀석들>로선 분명 호재는 아니다. 제작진 변화에 따른 프로그램의 재미가 긍정적으로 변할지, 아니면 정반대로 이뤄질지 여부는 <맛있는 녀석들>이 극복해야 할 첫번째 과제가 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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