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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간 전의 풀밭
▲ 풀밭 개간 전의 풀밭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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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중순, 풀이 우거진 땅을 개간하였습니다. 베어낸 매실나무들과 풀들로 뒤덮여 있던 땅입니다. 매실나무 가지들을 다 치우고 풀들은 낫으로 베어냈습니다. 풀들이 크게 자라난 걸 보고 거름기가 많은 땅이라 밭으로 개간하기 좋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괭이로 파니 땅이 단단해 괭이가 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십 수 년 동안이나 농사를 짓지 않아 땅이 단단하게 굳어버린 거 같습니다.

어머님이 주신 '콩'을 심고자 개간하였기에 기존 풀들을 다 걷어낼 필요는 없었습니다. 콩이 자라날 곳만 괭이로 세 고랑을 파냈습니다. 그 고랑에 콩을 세 알씩 띄엄띄엄 심었습니다. 콩을 세 알씩 심은 건 선조들에게 배운 삶의 지혜입니다. 한 알은 새가, 다른 한 알은 벌레가 먹고 나머지 한 알만을 키우겠다는 공생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콩 세 알이 모두 싹을 틔우더라도 실제로 벌레가 새순을 갉아먹기도 합니다.
  
풀밭을 개간한 콩밭
▲ 개간한 콩밭 풀밭을 개간한 콩밭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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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풀을 베어 덮었다
▲ 풀멀칭 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풀을 베어 덮었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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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농사를 짓지 않는 땅은 풀들만 자라납니다. 하지만 농부가 땅을 갈고 씨앗을 뿌리면 '밭'이 됩니다. 이렇게 작은 콩밭을 만들었습니다. 두둑을 해 주고자 괭이질을 하였으나 땅이 너무 딱딱해 잘 파지지 않았습니다. 하는 만큼만 파냈고 중간에 풀을 베어낸 곳에는 풀들로 덮어 멀칭을 하였습니다. 풀들이 자라나 콩의 성장을 방해 못하게 하고 거름 효과도 얻고자함입니다. '풀멀칭'을 한 콩밭은 어찌되었을까요? 
 
풀멀칭 효과에 힘입어 잘 자란 콩들
▲ 잘 자란 콩들 풀멀칭 효과에 힘입어 잘 자란 콩들
ⓒ 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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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시다시피 풀 억제 효과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풀을 촘촘히 덮지 않으면 그 틈새로 풀이 올라옵니다. 풀을 덮을 때 꼼꼼하게 잘 덮어야 멀칭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삐져나온 풀들을 뽑아 덮어 주었습니다. 물론 몇 가닥씩 틈새를 비집고 올라온 풀 뽑는 일이야 김매기보다는 훨씬 수월하였습니다. 풀 멀칭을 하면 굳이 환경 오염시키는 '검정 비닐 멀칭'을 하지 않고도 작물을 키울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다만 비닐 멀칭을 하였을 때보다 조금 더 손이 가는 정도입니다. 면적이 넓으면 손이 더 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비닐 멀칭보다 덜 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비닐 멀칭은 자재를 사러 가야하고 설치하는 작업도 해야 합니다. 또 농사가 끝나면 치우느라 공력을 들입니다.

반면 풀 멀칭을 하면 비용이 들지 않고 멀칭한 풀은 그대로 거름이 되기에 일석이조입니다. 더욱이 꼼꼼하게 풀 멀칭을 한다면 틈새로 삐져나오는 풀이 없을 테니 더 이상 풀을 뽑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태그:#풀멀칭, #콩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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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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