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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5월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 5월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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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22일: 유상범
- 5월 24일: 장제원
- 5월 25일: 윤희숙
- 5월 26일: 정진석
- 5월 29일: 권성동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접촉한 국민의힘 의원들이다. 윤 전 총장은 전화나 대면 회동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과의 교류를 넓혀가고 있다. 이전까지 교수 등 학계 인사를 중심으로 '공부'에 집중하며 잠행해왔던 데 비해, 이제 본격적으로 정계 등판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특히나 지금까지 자신의 행보를 전면에 공개한 적이 없던 그가, 2일 유튜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보수 성향 청년논객으로 불리는 장예찬 시사평론가의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것.

윤석열의 연희동행... 2030·부동산·소상공인 이슈 선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한 선술집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한 선술집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유튜브 장예찬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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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분 18초가량 분량의 이 영상은, 장 평론가가 윤 전 총장과의 지난 1일 늦은 오후 회동에 대해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윤 전 총장은 영상 중간에 삽입되는 당시 사진들을 통해 자신의 행보를 알렸다.

윤 전 총장은 모종린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장예찬 평론가와 함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거리를 찾았다. 윤 전 총장은 시민들과 인사하고, 연희동 모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또 전시작품 관람 및 음주까지 4시간가량 진행됐다. 2030 등 젊은 세대가 많이 찾는 공간인 연희동을 방문해, 현 정부의 취약점이라 할 수 있는 청년·자영업자·부동산 문제를 논의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의 이같은 움직임을 최초 보도한 <중앙일보>에 따르면, 모 교수는 "특색있는 골목상권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는 것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대안"이라며 "이런 '동네 대기업'이 성장해 지역을 살려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은 "골목상권 살리기에 청년·자영업·지방 발전이란 3대 요소가 다 담겨있다"라며 "청년들이 주축이 돼 골목상권이 뜨면, 지역 경제와 자영업자가 동시에 살아날 수 있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골목 상권의 소상공인들이 스타가 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했으며, 유명 건축가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대학 교수와의 최근 만남을 언급하며 "도시 개발의 독과점과 규제를 풀어야 1인 가구, 2인 가구 등 변화하는 가구 특성에 따른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전시공간 캐비넷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위치한 전시공간 캐비넷에서 골목길 경제학자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 유튜브 장예찬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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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윤석열, 제3지대 생각하지 않는다"

이뿐 아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하여 "지난 토요일 오후 6시에 만나서 한 4시간 가까이 같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당시 자리에 동석한 이들이 윤 전 총장에게 "왜 이렇게 안 나서냐. 빨리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해야 할 것 아니냐"라고 물었다며,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열과 성을 다해서, 여기에 몸과 마음을 바쳐서 내가 정권교체에 앞장서겠다'는 그런 뉘앙스로 말씀을 하시더라"라고 당시 답변을 전했다.

진행자가 "3지대냐, 국민의힘이냐, 그동안 설왕설래가 많았는데 거의 국민의힘으로 굳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평하자, 권 의원 역시 "그렇다"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이 내게) 먼저 전화해서 만나자는 의미, 그리고 또 그 후 보도된 바 있듯이 정진석 등 우리 당 여러 의원들과 통화도 하고 만나기도 했지 않느냐?"라며 "이런 것을 종합해보면, 윤 총장은 '제3지대'를 생각하지 않다는 반증"이라는 해석이었다.

권 의원은 "결국 대권 도전은 우리 당과 함께하겠다는 그런 정치적 표현이다. 저는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저를 만나자고 한 것을 봐서는 그것이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윤 전 총장이 직접적으로 입당 의사를 밝힌 건 아니지만, 권 의원은 "이심전심" "척 하면 알아보고 삼척" 등의 표현을 사용해가며 그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준석 선전과 연관" vs. "전당대회 영향 없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오른쪽 부터), 이준석, 주호영 후보가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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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상당수 당권주자들은 보수·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을 국민의힘 주도의 단일화 플랫폼으로 끌고 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정권교체를 할 당대표 적임자를 찾는다는 국민의힘의 전당대회에서도 그의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인사들과 연쇄 접촉하면서도 입당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는 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동시에 청년·자영업자·부동산 문제 등 현 정부의 취약점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적극 알리고 있는 건 어떤 의도일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윤석열 전 총장의 최근 행보는 이준석 후보와 연관되어 있다"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의 지론은 자강론에 가깝다. 제3지대와는 충돌할 수밖에 없다"라며 "정해진 시간, 정해진 노선"을 강조하는 이준석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경우, 윤 전 총장이 "자칫 국민의힘에 어정쩡하게 합류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나경원 혹은 주호영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조금 더 외곽에서 안정적으로 아웃복싱을 할 수 있을 텐데, 이준석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윤석열 전 총장의 등판 시기 역시 조금 빨라지는 것"이라며 "여러가지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다양한 루트를 통해 본인이 국민의힘에 안착할 '사전 정지 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기적으로 상당히 정무적인 판단이 작용한 행보라는 것.

반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아직 본격적인 정치행보라고 보기는 어렵다. 본격적인 정치행보라 함은 '나는 정치를 할 것이다'라는 선언이 있어야 한다"라며 "잠행이 너무 오래 가는 것 같은 상황에서, 타이밍상 정치적 행보에 예열·예고하는 차원"이라고 짚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이번 행보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도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다"라며 "오히려 본인이 특정 후보와 가깝거나 멀어 보이는 이미지를 주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당대표 후보들에게 '함께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라' 정도의 메시지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윤석열, #국민의힘, #권성동, #전당대회, #대선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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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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