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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축적된 경험과 지식으로부터 발전하고 다듬어졌다. 15세기 말, 그것을 습득하는 방법은 오로지 활자밖에 없었다. 활자 대량 생산 기술이 없었던 그 시절에 활자는 생산과 관리에 상당한 비용과 수고가 필요했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아는 것이 힘'인 시대였다. 이러한 중세시대에 구텐베르크는 활자 대량 인쇄술을 유럽에 처음 도입했다. 그의 인쇄술은 소수 권력층이 소유하고 있던 지식을 보편화시키는데 기여했다.

대표적으로 루터의 <95개조 반박문>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덕분에 대중에게 읽혔고, 이로 인해 시민들의 의식 전환과 공감대 형성이 가능했기 때문에 종교개혁은 성공할 수 있었다.

재밌는 사실은 정작 구텐베르크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인쇄술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그의 인쇄술 덕분에 종교개혁은 성공했지만, 애초에 그가 인쇄술을 개발해 면죄부를 찍어 팔아 부를 쌓았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이처럼 권력의 이동은 기술의 진보로 이루어지지만, 기술의 진보는 기존 권력에 편승하기 위해서 비롯되기도 한다.

책 <결정의 원칙>에서는 구텐베르크가 인쇄술을 개발하기로 한 결정의 순간에 대해 분석한다. 자기계발서에 걸맞게 평가되고 해석된 내용은 저자가 그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본질, 훌륭한 결정을 위해 뚜렷한 가치관과 자신감 그리고 구체적인 목표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데에는 충분하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각계각층의 역사적 인물 18명을 들어 설파한다. 해리 트루먼의 핵폭탄 투하, 무하마드 알리의 징집명령 거부, 잔다르크의 희생, 헨리 포드의 분업화와 임금 인상 결정 등 역사적 의의가 있는 사건을 통해 '결정의 원칙'이라는 인사이트를 찾는다.
 
책 <결정의 원칙>
 책 <결정의 원칙>
ⓒ 인플루엔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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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이 아주 간결하고 읽기 쉽게 요약되어 있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덧붙여 설명을 하고 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내막과 의미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에 대한 심도깊은 공부를 통해 지적 성숙의 계기를 찾는 것은 독자의 몫인 것이다.

당신의 결정이 곧 당신의 운명

결정의 순간은 매일 찾아온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겠다는 결정에 대해 생각해보면 '나는 누구이고 무엇이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모든 결정은 나의 정체성과 부합되어 있으며 이는 내 삶 전반적인 맥락에서 보여지는 하나의 결과이다.

이러한 작은 결정들이 만든 결과가 모여 나의 모습을 결정(結晶)한다. '디테일의 힘'이란 사소한 결정이라고 해도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철학과 일치하는가에 대해 의식적으로 질문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가치평가일 것이다.

이는 곧, 삶은 그저 주어지는 대로 놔두는 것이 아니라, 니체가 주장한 '삶에의 의지'로써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 테다. 따라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인들이 비록 그들의 사적 영역에서 비난받아 마땅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결정의 의미를 곱씹고 재해석하여 지금 나의 시대로 다시 끌어낼 필요가 있다.

그것은 어쩌면 구텐베르크가 의도하지 않은 혁명의 발판이 된 것처럼 선대의 기술을 너머 지금 산재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성장의 단계로 들어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답게 성공으로 이끄는 결정의 원칙을 이해하기 쉽게 이끌어내려고 노력했다. 그중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의 원칙'이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자각을 통해 원하는 삶에 필요한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결정의 원칙 - 운명을 바꾼 역사 속 18가지 위대한 승부수

로버트 딜렌슈나이더 (지은이), 이수경 (옮긴이), 인플루엔셜(주)(2021)


태그:#결정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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