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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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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5일 오전 1시 30분]

지난 주말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언급된 데 대해 중국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이 인식됐다'는 표현이 들어있다.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자오 대변인은 이어 "대만 문제는 순수한 중국 내정"이라며 "관련 국가들은 대만 문제에서 언행을 신중해야 하며 불장난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남중국해와 관련해서는 "각국이 국제법에 따라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비행의 자유를 누리고 있으므로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 측 "외부세력 간섭 용납 못 해"... 미일회담에 비해선 수위 낮아

역시 이날 오후 서울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100년과 중국의 발전 세미나'에 참석한 싱 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도 한미정상회담에서 대한 질문에 "대사로서 (발언을) 자제하겠다"라면서도 "아쉽게 봤다"라고 언급했다.

싱 대사는 "(성명에) 중국이란 말은 없지만, 중국을 겨냥해서 하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불쾌함을 내비쳤다. 이어 "대만 문제는 중국 내정인데 그것도 나왔고, 남중국해는 자유 통행은 다 보장되며 중국하고 주변국의 문제일뿐"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는 한미 미사일 제한 해제와 관련해선 "한미관계는 한국이 알아서 할 일이고 우리가 얘기할 사안이 아니"라면서도 "다만 중국 국익을 상하게 하면 이에 대해 우리는 가만히 있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반발은 지난 4월 열렸던 미일정상회담에 비해서는 수위가 낮다는 평가다. 당시 중국 외교부는 "(공동성명이) 중국의 내정을 거칠게 간섭하고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었다.

중국 외교부는 이어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관심 사항을 엄중히 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며 내정 간섭과 중국 이익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며 "중국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국가의 주권, 안전, 개발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
ⓒ 중국 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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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건 "우리 수출입 90% 이상이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통과"

 그러나, 한국 정부는 중국을 적시하지 않고 일반론적인 문장을 담았을 뿐이라며 오히려 중국 측이 우리 노력을 평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24일 아침 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만약에 (중국측이) 불편했다면 특히 미사일 관계는 오래 전부터 불편했어야 한다"라고 일축했다. 이미 지난 2017년 사거리를 800km까지 늘려놨지만 별다른 항의는 없었다는 것. 

 이어 최 차관은 "(이 문제에 있어서) 중국을 고려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우리의 과학적 수요, 기술적 역량, 주권적 요소 등을 고려해 이것(사거리 제한)이 의미를 가지고 있지 않아 종료하겠다고 미국에 선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차관은 대만해협 문제에 있어서도 "한미정상회담이 배출한 문건중 최초로 대만과 양안문제가 들어선 것은 팩트"라면서도 "그러나 중국을 적시하지 않았고 그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일반론적인 문장을 담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나아가 "중국 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이 (한미공동성명에) 중국을 적시하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짚었다. 한 달 전에 열렸던 미일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을 적나라하게 적시한 것과는 대비된다는 것이다. 

 최 차관은 또 "우리 수출입의 90% 이상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을 통과한다"며 "그렇다면 그쪽의 안정과 평화가 우리의 국익과 직결되므로 일반적인 문장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가 한미회담을 강력 비난한데 대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장관)은 24일 저녁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중국으로서는 그 정도 언급을 안하고 지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대만 언급 때문에 우리에게 보복하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오전에도 다른 방송에 출연해 "중국이 한국을 불편하게 하거나 몰아붙여서 솔직히 득될 게 없다"며 "(중국이) 반도체와 배터리를 미국에 빼앗긴 측면은 있지만 앞으로 우리는 중국하고도 협력할 여력이 있기 때문에 중국이 자기 발등을 찍는 것과 같은 적대행위나 반발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그:#한미정상회담, #자오리젠, #싱하이밍, #최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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