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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임시회 도정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임시회 도정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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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입을 주장한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주목이 커지고 있다.

이 지사가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검토를 청와대에 요청하고, 문재인 대통령 또한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위해 접종 사례나 부작용 등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푸트니크V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15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새롭게 다른 나라들이 개발해 접종하고 있는 백신들을 경기도에서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라며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여권 내부의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송영길 의원은 2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등 '플랜 B'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고 박용진 의원도 2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과학적으로 확인되면 검토해야 된다"라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22일 "식약처로부터 스푸트니크V의 안전성 관련 정보 수집을 요청하는 공문을 받았고, 이와 관련해서 해외공관에 대해서 필요한 조치를 지시하였다"라고 전하면서, 본격적으로 도입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다만 방역당국은 아직 스푸트니크V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양동교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2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스푸트니크 백신에 대해서는 현 단계는 자료수집 그리고 국외의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그런 단계다"라며 "현재는 기업체에서 식품의약품안저처 등에 허가신청을 진행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스푸트니크V는 어떤 백신인가?
 
한 간호사가 임시 코로나19 예방 접종 장소에서 주사기에 Gam-COVID-Vac(스푸트니크 V) 백신을 주입하고 있다.
 한 간호사가 임시 코로나19 예방 접종 장소에서 주사기에 Gam-COVID-Vac(스푸트니크 V) 백신을 주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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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V는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에서 만든 코로나19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처럼 '바이러스 벡터' 방식으로 만들어진 백신으로, 두 번 접종해야 한다. 국제 과학저널 랜싯(The Lancit)에 발표된 3상 임상 시험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91.6%의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다음달부터 한국에서 일부 물량을 위탁 생산할 예정이므로, 도입 시 물량 확보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얀센과 동일한 플랫폼 백신인만큼 '희귀 혈전'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됐으므로 최소한의 안전성·효과성은 검증됐지만, 실제 사용되기까지는 더 많은 자료를 통해 검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60개국에서 스푸트니크V 긴급 사용이 허가되었지만, 남미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대부분이다.

유럽의약품청(EMA)이나 한국 식약처의 심사와 승인 과정을 거치려면 아주 빠른 시일 내에 한국에 스푸트니크V가 도입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추가 검증 필요... 유럽의약품청 승인 결과 봐야"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플랜 B, 플랜 C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희귀 혈전에 대한 실제 접종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안전성이나 수용성 측면에서 우려가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필요한 시기에 백신 물량이 들어올 거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단 우리나라에서 '신뢰할 만한 백신'이라는 평가가 나와야 도입이 가능하다. 원칙대로 심사해야 신뢰도에 대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현재 (스푸트니크V는) 유럽·미국에서 맞는 백신들처럼 이상반응 모니터링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다"면서 "유럽의약품청 심사 결과를 참고하고, 한국에서도 스푸트니크V가 제출한 데이터를 충분히 검토해서 승인을 진행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일단 백신 확보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확보는 공격적으로 하되, 접종 안전성 평가를 할 때 신중하면 된다. 일단 선택지를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유럽의약품청에서 승인 절차가 들어간 백신이기 때문에, 스푸트니크V에 관련된 데이터가 공개 안 될 수 없는 상황이고, 추후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백신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에 책임을 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스푸트니크V, #러시아 백신,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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