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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7주기였다. 지난 7년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논쟁은 '기억의 투쟁'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몇 달 뒤부터 '지겹다, 그만하자'는 폭력에 맞서 7년동안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은, 잊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게 아직도 원인을 알 수 없는 7년 전 참사의 기억은 생생하다.

7년의 시간 동안 대통령이 바뀌고 진상 규명의 책임자들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이들은 모두 '진상규명을 통한 안전 사회 건설'을 약속했지만, 진상규명을 바라는 이들에게 약속의 실현 속도는 너무나 더디다. 신뢰할 수 없지만, 신뢰할 수밖에 없는 약속으로 7년의 시간을 며칠 밤처럼 지내왔다.

해외 지역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며 진상규명을 바라는 한인과 세계 시민들이 있다. 한인 중심 시민단체인 샌프란시스코 공감 (One Heart for Justice)은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이하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미국인/재외국민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세월호 참사와 이에 대한 개인적 또는 사회적 의미를 되새겨 보는 기회로 삼고자 "2021 세월, 공감과 기억 온라인 공모전"을 기획하였다. 이번 공모전은 미국 내 거주하고 있는 모든 K-12학년의 학생들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아트/디자인 분야와 애니메이션 등 영상 분야에서 한글 또는 영어로 공모가 진행됐다.

3월 한달간의 공모 기간을 통해 작품을 접수하고, 2주간의 심사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대상 1명, 금상 3명, 은상 6명, 동상 9명이 선정되었으며, 시상식은 4월 17일 토요일 (미국 서부시간) 오후 4시에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수상자들에게는 대상 1000달러를 비롯해, 금상 각 500달러, 은상 각 250달러, 동상 각 100달러가 수여됐다. 시상식에는 수상자 전원 19명과 세월호 유가족인 단원고 2학년 3반 은지 아빠 한홍덕씨, 정상진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이자 엣나인 대표, 공감 회원 등 40명여 명이 참여했다. 
 
'샌프란시스코 공감'이 개최한 공모전 “2021 세월, 공감과 기억 온라인 공모전” 온라인 시상식
 "샌프란시스코 공감"이 개최한 공모전 “2021 세월, 공감과 기억 온라인 공모전” 온라인 시상식
ⓒ 샌프란시스코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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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ol 2021(세월 2021)"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으로 대상을 수상한 Casey Kim은 다음과 같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이렇게 특별한 이벤트에서 참여하고 상도 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Sewol 2021'은 저의 첫 애니메이션 작품입니다. 저의 첫 작품을 통해 세월호를 알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저는 7살이었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이 공모전을 참여를 위해 세월호 참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제 애니메이션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유가족 대표로 심사에 참여한 한홍덕씨는 해외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고 공모전을 통해 관심을 보여준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상진 대표는 다양한 분야의 수상작들의 작품성을 칭찬하며, 공모전을 통해 세월호를 추모하고 현지인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 낸 '공감'의 기획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초등부 금상을 받은 Olive Kim 학생의 아버지 김기덕씨는 다음과 같은 수상 소감을 전했다. "참으로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항상 한국계 미국인인 자녀에게 어떻게 세월호 사건과 같은 역사적인 사실을 거부감 없이 가르쳐줄 수 있을까 고민해 왔는데, 이번 샌프란시스코 공감의 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세월호 사건을 알려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7살 딸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을 때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딸은 그림에 'I want to save them'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구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과 아이를 항상 기다리는 엄마의 마음을 노란리본으로 그렸다고 딸이 이야기했을 때는 가슴이 정말 아팠습니다. 내년에도 아이들과 함께 또 참여해서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되길 바랍니다."  

수상작들은 '공감'의 공모전 홈페이지(https://contest.1heart4justice.org/awards.html)의Virtual gallery에서 감상할 수 있고, 수상자와 수상작은 다음과 같다.

❖대상(Grand Prize)
케이시 김(중고등부) 'Sewol 2021'(애니메이션)

❖금상(Gold)
올리비아 김(초등부) 'I Want To Save Them'(아트/디자인)
아니카 김(중고등부) 'We Will Remember'(애니메이션)
나승미(성인부) '4월의 꽃'(아트/디자인)

❖은상(Silver)
엘리스 이(초등부) (아트/디자인)
테이 진(초등부) '천국에 간 세월호' (아트/디자인)
알렉시스 다영 김(중고등부) 'Remember The Sewol Ferry' (웹툰)
김초언(중고등부) '기억' (웹툰)
남현옥(성인부) '보고싶어' (아트/디자인)
임재환(성인부) 'Dear The Yellows Under The Blue' (아트/디자인)

❖동상(Bronze)
박재원(초등부) 'If I Could Travel Back In Time' (아트/디자인)
네이든 브라운(초등부) 'Remember Me' (아트/디자인)
에밀리 김(초등부) 'Never Forget' (아트/디자인)
김인서(중고등부) 'Loghts Will Guide You Home' (아트/디자인)
레나 홍(중고등부) 'Remember 4-16-14' (아트/디자인)
이여진(중고등부) 'Fairy Warmth' (아트/디자인)
애런 김(중고등부) 'Sewol Animatic' (애니메이션)
레베카 리(성인부) 'Hope From The Sea To The Heavens' (아트/디자인)
육소영(성인부) '샌프란시스코에서 세월을 만나다' (아트/디자인)

태그:#샌프란시스코 공감, #공감,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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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지리학과 박사과정 인도네시아 도시 지리, 이주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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