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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이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고 정상배송하고 있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이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고 정상배송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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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시움 아파트의 일방적 결정으로 배송서비스 제공에 문제가 생기고 소속 노동자들이 부당한 갑질을 당하고 있는데도 CJ대한통운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아파트 갑질에 동조하는 행태만 보이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이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를 22일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며 밝힌 말이다. 택배노조는 해당 영업소 대리점장도 함께 고발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택배노조가 지난 13일 그라시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전달받은 공문에는 'CJ대한통운 당 아파트 배송담당팀과의 협의사항'이라면서 "저상차량 도입을 위해 일정 기간 유예 후, 전체 차량 지하 배송 실시 합의"라는 문구가 기재됐다.

고발 이유에 대해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저상차량 도입을 위해 일정 기간 유예 후 전체 차량 지하 배송 실시에 합의했다"면서 "이는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예방조치를 취해야 하는 대리점장과 택배사가 오히려 근골격계 질환을 발생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택배노조가 지난 13일 그라시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전달받은 공문에는 'CJ대한통운 당 아파트 배송담당팀과의 협의사항'이라면서 "저상차량 도입을 위해 일정 기간 유예 후, 전체 차량 지하 배송 실시 합의"라는 문구가 기재됐다. 'CJ대한통운 당 아파트 배송담당팀'이 CJ대한통운 본사인지 해당 영업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5000세대 규모의 서울시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등을 이유로 지난 1일부터 단지 내 지상도로 택배차량 통행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일반 택배차량은 아파트 단지 입구에 차를 댄 뒤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거나 저탑차량으로 개조 후 지하 주차장을 통해 이동해야 했다. 일반 택배차량은 높이 제한으로 지하 주차장 출입이 불가하다.

택배노조는 지난 14일 개별배송을 거부하며 아파트 단지 입구에 800개가량의 물건을 쌓아 아파트 주민들로 하여금 직접 찾아가게 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항의성 문자와 전화가 택배기사들에게 쏟아지자, 결국 다음 날인 15일 택배기사들은 개인별 배송을 재개했다.

택배노조 "저탑차량은 산업재해 예방 기준 위반"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차량 지상출입 금지'를 결정한 가운데, 14일 오후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협상을 요구하며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택배를 배달 한 뒤 직접 찾아가도록 쌓아두고 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택배차량 지상출입 금지"를 결정한 가운데, 14일 오후 전국택배노조 조합원들이 협상을 요구하며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택배를 배달 한 뒤 직접 찾아가도록 쌓아두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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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탑차량은 택배물품 상하차 시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으로 기어 다닐 수밖에 없는 구조로써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분명한 '산업안전 위험요인'이다. 따라서 저탑차량 사용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준 등을 위반한 거다."

이처럼 택배노조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와 해당 대리점장이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사업주 등의 의무를 위반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덕동 일대에서 저탑차량을 이용해 택배를 배송하는 김아무개씨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말로 허리가 아프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그는 "수시로 탑(화물칸)에 들어가 물건을 정리하고 빼내야 한다. 화물칸 높이가 1m가 조금 넘으니 허리를 펼 수 없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이 때문에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일반 택배차량으로 이용되는 '탑차'는 보통 1.5t 이하 트럭에 1.8m 정도의 화물실이 결합한 형태다. 차량 높이를 고려하면 일반 택배차량의 전체 높이는 최소 2.5m가 된다. 반면 저탑차량의 경우 결합된 화물실이 대부분 1.3m 이하라서 전체 높이는 2.3m 이하다.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의 경우 주차장 입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제한 높이가 대부분 2.2~2.3m다. 최소 2.5m에 달하는 일반 택배차량은 출입 자체가 불가한 이유다.

CJ대한통운 "그라시움 아파트와 합의 없었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4일 입주자대표회의의 갑질에 맞서 아파트 단지 앞 배송 실시 후 해당 택배노동자 조합원에게 악의적 문자와 전화가 이어져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고 정상배송을 결정했다”며 “국민들이 아파트 갑질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고덕동 그라시움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4일 입주자대표회의의 갑질에 맞서 아파트 단지 앞 배송 실시 후 해당 택배노동자 조합원에게 악의적 문자와 전화가 이어져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어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고 정상배송을 결정했다”며 “국민들이 아파트 갑질 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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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가 공개한 문건은 강동지역 아파트 배송과 관련해 해당 구역 집배점(영업소)과 아파트 사이에 협의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발생한 거다. 따로 (본사 차원의) 합의는 없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21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라시움 아파트와 (저탑차량에 관해) 합의는 없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부 택배기사들이 그라시움 아파트 요구에 따라 저탑차량으로 바꾼 것에 대해서도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차량의 지상출입을 금지한 4월 이전에 그라시움 아파트에 출입하는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기사 7명 중 4명은 이미 택배 차량을 저상차량으로 개조한 상태"라면서 "나머지 3명은 기사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해 일반 택배차량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택배차량에서 저탑차량으로 개조하는 비용은 보통 100~200만 원 사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개조 비용은 모두 기사가 부담해야 한다.

한편 택배노조는 이번 고발을 예고하며 CJ대한통운 측에 ▲고덕동 그라시움 아파트를 배송불가구역으로 지정 ▲배송 건당 추가 요금 부과 ▲저탑차량 모두 정탑차량으로 교체를 요구했다. 정부에도 "즉각적인 '산업안전법상 근골격계 위험요인인 저탑차량 사용중지 명령' 등을 비롯해 적극적인 행정 조치와 감독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택배노조는 오는 25일 열리는 대의원대회를 통해 필요에 따라 택배사들을 상대로 한 총파업도 결의할 전망이다.

태그:#택배, #그라시움, #CJ대한통운, #고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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