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컬링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왼쪽부터) 강릉시청 컬링팀(팀 김은정), 김용빈 회장, 경기도컬링경기연맹 선수단이 포즈를 잡고 있다.

20일 열린 컬링 국가대표 출정식에서 (왼쪽부터) 강릉시청 컬링팀(팀 김은정), 김용빈 회장, 경기도컬링경기연맹 선수단이 포즈를 잡고 있다. ⓒ 박장식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리는 컬링 여자 세계선수권대회, 스코틀랜드 에버딘에서 개최되는 믹스더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단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된 출정식이 20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열렸다.

이날 출정식에는 2년여 만에 여자 컬링 국가대표 자리를 탈환한 강릉시청 여자 컬링팀 '팀 김은정'(팀 킴, 스킵 김은정, 리드 김선영, 세컨드 김초희, 서드 김경애, 핍스 김영미)과 지난 18일 대표 최종선발전을 통해 대표팀 자리를 차지한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믹스더블 선수단 김지윤-문시우 조가 나서 포부를 밝혔다.

선수들은 "이렇게 대회를 나가기 전에 미디어데이를 갖게 된 것이 새로운 경험"이라고 생경해 하면서도 "지난 올림픽 때처럼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티켓 걸렸으니... 최선 다하겠다"

MBC스포츠+ 박지영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정식은 김용빈 대한컬링연맹 회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여자, 믹스더블 국가대표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자기소개와 각오 발표가 이어졌다.

강릉시청 김은정 스킵은 "오래간만에 대회를 나가게 되었는데, 팀 내부적으로는 물론 연맹에서도 선수들을 도와주려 노력하는 것 같아 집중할 수 있었다"라며 "올림픽 티켓이 걸려있으니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영미 선수도 "국가대표 승인이 늦었던 탓에 훈련이 쉽지 않았지만, 2~3개월 훈련을 여섯 달처럼 보내며 훈련했다. 잘 하고 오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20일 열린 컬링 대표팀 출정식에서 강릉시청 컬링팀(팀 김은정) 선수들과 임명섭 코치가 발언하고 있다.

20일 열린 컬링 대표팀 출정식에서 강릉시청 컬링팀(팀 김은정) 선수들과 임명섭 코치가 발언하고 있다. ⓒ 박장식

 
임명섭 코치는 "큰 대회를 앞두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기를 살려주기 위해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선수들이 3년 가까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를 뛰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세계선수권이 기대된다. 열심히 준비했기에 세계에서 얼마나 통할 지도 궁금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색깔과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인데, 박권일 전력분석관과 함께 잘 해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며 "팀에 맞는 전략을 구상해 베이징 올림픽 티켓을 꼭 따내고 우승까지 향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아가 올림픽에서도 국민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팀 김은정은 이적 이후의 변화도 있었다. 출정식 전날에는 강릉에서 시 차원의 출정행사를 가졌고, 시민들의 응원이 담긴 선물을 전달 받기도 했다. 김은정 스킵은 이에 대해 "강릉 시민, 시장님, 지역 체육계에서도 응원해주셔서 더욱 마음이 편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특히 김은정 선수는 아들이 보는 가운데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나선다. 이에 대해 어떤 느낌이냐고 묻자 그는 "동료들도, 코치들도 많이 이해하고 도와줬다. 특히 팀 훈련을 할 때에는 컬링에 집중하려 애썼다. 다른 가족들은 물론, 특히 남편이 신경써주는 덕분에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일과 육아를 양립하는 김은정 스킵을 칭찬했다. 김영미 선수는 "옆에서 볼 때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선수일 때에는 컬링 생각만 하는데, 나도 본받고 싶다"며 말했고, 김경애 선수도 "나도 은정 언니처럼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시간이 없어 힘들어보이기도 하지만, 언니가 자주 아기 얼굴을 보면서 힐링을 하니까 아이가 있으면 힘들 때도 힘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웃었다.

'올림픽 때의 기량을 80~90%정도 찾았다는 선수들에게 희소식이 또 있다. 선수들을 6년간 지도하며 평창 올림픽 메달의 영광까지 함께 했던 '피갈량' 피터 갤런트 코치가 이번 세계선수권 선수들의 지도하게 된 것. 선수들은 피터 갤런트 코치와 연락을 이어왔지만, 2년 만에 다시 코치 관계로 만나 반갑다고 전했다.

임명섭 코치는 "영상통화도 자주 했고, 훈련하는 데 있어서도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셨다. 이번 세계선수권에 합류하게 되어 반갑다"면서 "선수들이 피터 코치에게 많이 의지한다.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니 세계선수권 준비에 더욱 도움이 되리라고 믿는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직은 태극마크가 얼떨떨하네요"
 
 이틀 전 국가대표가 된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믹스더블 김지윤, 문시우 선수가 국가대표 출정식에 참석했다.

이틀 전 국가대표가 된 경기도컬링경기연맹 믹스더블 김지윤, 문시우 선수가 국가대표 출정식에 참석했다. ⓒ 박장식

 
이날 출정식의 '감초'는 김지윤과 문시우 선수였다. 이틀 전 열린 국가대표 최종 선발전에서 대학생의 신분으로 국가대표 경험이 많은 선수를 꺾고,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바로 출정식에 함께 참여한 것. 김지윤 선수에게 소감을 묻자 그는 "국가대표가 된 지 이틀밖에 안 되어 얼떨떨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팀워크를 맞추며 디테일한 면을 신경쓰려 노력하겠다. 경험이 많지 않으니 게임도 많이 해보고, 준비도 더욱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시우 선수도 "큰 대회에 나간 것은 처음"이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올림픽 티켓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지윤 선수와 문시우 선수는 함께 2020 로잔 청소년 올림픽에도 출전했다. 그 때와 지금의 기분이 다르지는 않을까. 김 선수는 "청소년 올림픽 때는 모두가 청소년이었기 때문에 긴장이 덜했지만, 지금은 모두 프로 선수들이기에 긴장이 많이 된다. 아직 지난해에 머무르는 기분인데, 해외의 좋은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니 떨리고 느낌이 새롭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중학교 때부터 만나왔기에 서로 '케미가 잘 맞다'고도 전했다. 김지윤 선수는 "중학교 때부터 함께 보았던 동갑내기다. 학교는 달랐지만 함께 컬링장에서 훈련했고, 서로 친하다보니 더욱 좋은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를 칭찬해달라'는 질문에는 "시우가 이해심이 깊다. 그리고 되게 재미있는 친구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문시우 선수의 '칭찬'은 어땠을까. 그는 김지윤 선수에 대해 "경기를 할 때 실수를 해도 차분하게 잘 대처하고 넘어가는 자세가 좋다"며 칭찬했다.

컬링 '국대' 새 유니폼도 공개
 
 김용빈 대한컬링연맹 회장(오른쪽)이 강릉시청 김은정 선수에게 국가대표팀 팬던트를 수여하고 있다.

김용빈 대한컬링연맹 회장(오른쪽)이 강릉시청 김은정 선수에게 국가대표팀 팬던트를 수여하고 있다. ⓒ 박장식

 
이날 출정식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새로이 착용할 유니폼도 공개되었다. 김용빈 회장은 "연맹 회장이 된 뒤 컬링연맹의 모든 것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연맹의 이름과 로고를 바꾼 데 이어 국가대표 유니폼을 만들었는데, 이 과정에서 강릉시청 선수들이 디자인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그러며 김 회장은 "저도 국가대표의 한 명이라 생각하고 미디어데이에 임하는데,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면서 "지금까지의 과거를 뒤로하고 미래의 변화에 귀를 기울였다. 앞으로도 선수들이 '확실한 우리만의 컬링'을 보여주며 강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유니폼을 소개했다.

직접 유니폼 제작 과정에 참여했으니만큼 선수들 역시 유니폼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초희 선수는 "처음 디자인에 비해 더욱 예뻐졌고, 재질도 더욱 좋아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이날 선수들이 입은 유니폼은 태극무늬를 바탕으로 밝은 톤과 어두운 톤으로 마무리한 깔끔한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견장에는 태극기의 4괘가 새겨졌다. 이 부분은 '팀 김은정' 선수들의 아이디어였다. 임명섭 코치는 "컬링 특성상 중계 등을 할 때 위에서의 촬영이 많은데, 태극기의 4괘가 보여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을 드려 채택이 되었다"라고 전했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기분 좋게 캐나다로 향하는 '팀 김은정' 선수들은 22일 출국길에 올라 오는 30일부터 세계선수권 대회에 임한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은 메달권을 노린다. 5월 18일부터는 김지윤, 문시우 두 선수가 생애 두 번째 태극마크를 달고 스코틀랜드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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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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