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리베로 오지영이 다음 시즌 대전이 아닌 서울을 홈으로 쓰게 됐다.

GS칼텍스 KIXX 구단은 19일 FA계약을 통해 KGC인삼공사로 이적한 이소영에 대한 보상선수로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시즌 한다혜 리베로와 한수진 리베로를 번갈아 가며 활용했던 GS칼텍스는 리시브 효율 2위(49.81%)와 디그 3위(세트당 5.56개)를 기록한 리그 정상급 리베로 오지영을 영입하면서 수비라인을 더욱 강화했다.

GS칼텍스는 차상현 감독 부임 후 여러 건의 트레이드와 FA 보상선수 영입을 통해 선수단의 평균연령을 낮추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표승주(IBK기업은행 알토스)의 보상선수 염혜선 세터(인삼공사)를 활용한 트레이드로 센터 한수지를 영입한 데 이어 이번에도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오지영 리베로를 선택했다. 적극적인 리빌딩의 결실로 '트레블'을 달성한 GS칼텍스가 이제는 지금의 강한 전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남지연-나현정-한다혜로 이어진 GS리베로 계보
 
 나현정 리베로의 갑작스런 공백을 잘 메운 한다혜 리베로는 이번 시즌 '트레블'의 주역이 됐다.

나현정 리베로의 갑작스런 공백을 잘 메운 한다혜 리베로는 이번 시즌 '트레블'의 주역이 됐다. ⓒ 한국배구연맹

 
프로 출범 초기 GS칼텍스에는 남지연이라는 출중한 리베로가 있었다. 강릉여고를 졸업하고 2001년 GS칼텍스에 입단한 남지연 리베로는 2007-2008 시즌 GS칼텍스의 첫 챔프전 우승 멤버로 활약했고 GS칼텍스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서 4번이나 수비상을 수상했다. 남지연 리베로는 GS칼텍스와 기업은행을 거치며 무려 4개의 우승반지를 차지한 V리그의 전설적인 리베로가 됐다.

GS칼텍스는 지난 2012년 기업은행으로부터 이나연 세터(현대건설 힐스테이트)와 윙스파이커 김지수를 받는 조건으로 남지연 리베로와 중앙공격수 김언혜를 기업은행으로 보냈다. GS칼텍스가 김해란(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유일한 라이벌로 불리던 리그 정상급 리베로 남지연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한 것은 이유가 있었다. 바로 남지연의 후계자로 꼽히던 나현정 리베로가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한 나현정 리베로는 164cm라는 작은 신장에도 뛰어난 순발력과 침착한 성격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김해란의 자리를 위협하는 리베로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2014-2015 시즌과 2015-2016 시즌에는 김해란, 남지연, 임명옥(도로공사)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두 시즌 연속 여자부 리베로 부문 BEST7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순조롭게 성장하던 나현정 리베로는 2018년12월 갑작스럽게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나더니 결국 팀을 이탈하고 말았다. 대표팀 차출 후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겪은 심리적 위축과 그에 따른 일부 배구팬들의 악플 등으로 배구에 대한 열정을 잃은 것이다. 그렇게 여자배구 전체가 주목하던 차세대 국가대표 리베로는 팀이 5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하던 시즌에 아쉽게 코트를 떠났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나현정 리베로가 이탈한 후 GS칼텍스의 수비를 걱정하는 배구팬이 많았지만 다행히 GS칼텍스의 수비는 크게 무너지지 않았다. 2013년 3라운드5순위로 GS칼텍스에 입단했다가 입단 6년 만에 기회를 얻은 한다혜 리베로가 주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GS칼텍스는 한다혜 리베로와 한수진 리베로 체제로 2020-2021 시즌을 치르며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이소영 보상선수로 GS합류, 주전 리베로 유력
 
 오지영 리베로는 다음 시즌부터 대전 충무체육관이 아닌 서울 장충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오지영 리베로는 다음 시즌부터 대전 충무체육관이 아닌 서울 장충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 GS칼텍스 KIXX

 
사실 '트레블'을 달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 '한자매(한다혜-한수진)'로 구성된 GS칼텍스의 리베로 라인은 결코 약하지 않다. 특히 두 선수 모두 아직 성장할 여지가 남은 20대 선수임을 고려한다면 GS칼텍스의 리베로 자리는 따로 보강이 필요 없는 포지션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차상현 감독은 이소영의 보상 선수로 인삼공사에 비교적 풍부한 윙스파이커 유망주 대신 만으로 32세가 된 베테랑 오지영 리베로를 선택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오지영 리베로는 도로공사 시절 김해란과 임명옥의 그늘에 가려 오랜 기간 동안 원포인트 서버와 백업 리베로를 전전했던 선수다. 개인일탈과 FA 계약 무산으로 두 번이나 팀을 떠나 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김해란의 이적으로 리베로가 필요했던 인삼공사에서 김해란의 보상선수 유서연(GS칼텍스)과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면서 인삼공사의 리베로로 활약할 기회를 얻었다.

도로공사 시절부터 좋은 수비센스를 자랑하던 오지영은 코트 복귀 첫 시즌부터 54.26%의 리시브 효율과 세트당 5.78개의 디그로 리베로 부문 BEST7에 선정됐다. 오지영은 2018-2019 시즌에도 56.22%의 리시브 효율과 세트당 6.22개의 디그로 리베로 부문 BEST7 2연패를 차지했다. 2019-2020 시즌이 끝난 후에는 FA자격을 얻어 인삼공사와 연봉 2억6000만원에 계약하며 리베로 역대 최고연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오지영은 이소영의 보상선수 지명을 앞두고 인삼공사의 보호선수 6명 안에 포함되지 못했고 결국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팀이 된 GS칼텍스로 이적하게 됐다. 이적하자마자 GS칼텍스의 최고참 선수가 된 오지영은 2021-2022 시즌 동생들을 이끌고 두 시즌 연속 우승을 노리게 됐다. 오지영은 인삼공사 시절 동료였던 한수지와 2년 만에 재회하게 됐고 4년 전 트레이드 상대였던 유서연과도 한솥밥을 먹게 됐다.

반면에 이소영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성공했던 인삼공사는 두 시즌 연속 득점 1위를 기록한 외국인 선수 발렌티나 디우프가 트라이아웃 신청을 철회한 데 이어 보상선수로 주전 리베로 오지영까지 내주고 말았다. 2년 전에도 세터 염혜선을 영입하기 위해 센터 한수지를 내줬던 인삼공사는 이번에도 수비의 핵심 오지영을 잃게 됐다. 이제 인삼공사는 총액 1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한 노란 리베로가 다음 시즌 주전 리베로로 활약할 확률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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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FA보상선수 GS칼텍스 KIXX KGC인삼공사 오지영 리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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