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 두산 베어스는 18일 기준 7승 6패 승률 0.538로 공동 4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지만 겨우내 주축 선수들이 이적했으며 최근 박세혁-정수빈 등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리그 선두인 LG 트윈스와의 잠실 3연전에서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수확했다. LG는 시즌 첫 연패와 루징 시리즈를 두산에게 당했다.

위닝 시리즈의 숨은 수훈 선수는 올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신인 내야수 안재석이다. 그는 주전 유격수 김재호의 출산 휴가로 인해 주말 3연전 내내 선발 출전했다. 안재석은 3연전 둘째 날인 17일 경기 3회말 2사 1루에서 이천웅의 타구에 대한 호수비를 비롯해 어려운 타구를 척척 처리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젊은 내야수의 경우 평범한 타구 처리 과정에서 집중력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으나 안재석의 수비는 물 샐 틈이 없었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군에 데뷔한 신인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그는 올 시즌 32이닝 동안 수비에 나섰는데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았다. 

타격에서는 17일과 18일 경기에서 각각 1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주말 3연전 전체를 놓고 보면 10타수 2안타로 두드러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타석에서 경험이 부족한 타자들이 종종 노출하는 조급함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의 스윙을 잃지 않으며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 두산 안재석 2021시즌 주요 기록
   
안재석의 시즌 기록은 타율 0.200에 홈런 및 타점 없이 OPS(출루율 + 장타율) 0.450이다. 두드러진 것은 아니나 경기 출전이 거듭되어 경험이 쌓이면 지표가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 김재호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낸 안재석은 올시즌 세대교체 과도기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 두산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004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호는 두 번이나 FA 잔류 계약을 맺을 정도로 오랜 기간 주전 유격수를 맡아왔다. 그는 2020시즌 종료 후 두산과 3년 총액 25억 원의 두 번째 FA 계약을 맺어 두산에서의 은퇴를 기정사실로 했다. 

하지만 김재호는 지난해 잔 부상이 잦은 가운데 타율 0.289 2홈런 39타점 OPS 0.708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1.71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타율 0.091에 홈런 없이 1타점 OPS 0.322로 출발이 저조하다. 

최근 몇 년 사이 강습 타구 처리 및 수비 범위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1985년 3월생으로 만 36세가 된 만큼 공수에 걸쳐 에이징 커브를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당초 김재호의 후계자로는 지난겨울 FA 보상 선수로 나란히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된 강승호 혹은 박계범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주류였다. 하지만 강승호가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징계를 소화하고 있는 가운데 박계범이 2루수로 가고 안재석이 김재호의 후계자로 등극하는 양상이다. 

안재석이 향후 꾸준한 공수 활약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력 유지가 관건이다. 1군에 데뷔한 신인 선수는 잠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도 체력이 소진되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의 집중 분석 및 대응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궁금하다. 

만 19세의 안재석이 1군에서 가능성을 보인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낙관론도 있다. 향후 차근차근 성장하며 잠재력을 꽃피우면 된다는 것이다. 안재석이 두산의 '화수분'을 이어가며 주전 유격수로 빠르게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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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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