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경기.

11일 오후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의 경기.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이 수비진의 붕괴 속에 뼈아픈 역전패를 기록했다.

수원은 11일 오후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9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1-2 역전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최근 4경기 무승행진에 빠진 수원은 3승 3무 3패의 성적으로 6위를 기록했고, 제주는 6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무너진 수비, 충격의 역전패로 이어지다

수원은 5라운드까지 3승 2무의 성적을 기록하며 이전 시즌과는 달리 상당히 좋은 페이스를 보여줬다.

변화의 원동력에는 최정원, 박대원, 장호익으로 구축된 3백 수비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악착같은 수비와 앞선과의 간격조정 등을 이용해 수비진의 안정화를 이끌면서 5경기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6라운드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시작으로 수비라인이 흔들리자 팀도 하락세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서울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7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전(0-0)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에선 상대에게 모두 2골 이상을 허용하며 패배를 거듭했다.

이런 가운데 수원 수비의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체격이 작은 수비진은 상대의 세트피스나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에서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고 이는 수비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더불어 집중력 저하도 발목을 잡았다. 매 경기 같은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서다보니 주축선수들의 체력에 문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후반 20분을 넘어서면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두드러졌고 경기 주도권을 상대에게 쉽게 넘겨줬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최근의 하락세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은 수원의 실점 시점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지난 세 경기에서 수원은 5실점을 기록했는데, 3점은 모두 후반 25분 이후에 내준 것이었다. 

제주와의 경기 막판에도 수비 불안은 계속 이어졌다. 수원은 전반 12분 세트피스 혼전상황에서 수비수 최정원의 선제골이 나오면서 리드를 가져갔다. 이후에는 강현묵과 정상빈의 스피드를 앞세워 경기를 주도함과 동시에 제주의 공격을 잘 막으며 1점차의 리드를 잘 지켜나갔다.

그러나 후반 33분 결정적인 실책에 무너졌다. 수비수 박대원이 제주의 패스를 클리어링 해내지 못해 위기에 빠지자, 수비진 전체가 어수선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김영욱의 크로스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수비수 장호익이 걷어내기 위해 찬 볼이 자기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자책골을 기록해 경기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후반 36분 정상빈의 슈팅 두 차례가 모두 제주 오승훈 골키퍼 선방에 막힌 수원은 이번에도 세트피스에 결승골을 내줬다. 후반 41분 왼쪽에서 김영욱이 올린 크로스를 주민규가 헤더골로 마무리 지으면서 역전에 성공한 제주는 1골차의 리드를 지켜내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시즌초반 수원은 해결사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제리치의 부진 속에 김건희와 정상빈등이 분투하고 있지만 골을 넣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젊은 선수들의 에너지 넘치는 활약과 안정된 수비가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저하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감춰져 있던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는 결국 수원의 4경기 무승행진(1무 3패)으로 이어졌다.

앞으로의 상대도 수원에겐 부담이다. 돌아오는 오는 18일 수원이 상대하는 울산 현대는 이동준, 바코, 김인성을 중심으로 한 2선의 공격이 날카롭다. 또 21일과 25일 상대하는 대구FC, 성남FC는 공격력은 약하지만 장신 공격수 에드가(대구), 뮬리치(성남)의 존재가 수원에 부담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초반 5경기를 잘 넘긴 수원의 위기는 4월 들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다가오는 일정에서 승리를 추가해 분위기를 반전해야 하지만 공수 불균형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올시즌 수원의 성적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 1 수원 삼성 제주 유나이티드 박건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깔끔한 기사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