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KIA 타이거즈는 9일 현재 3승 2패로 리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강팀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를 연속으로 만나는 일정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다. 

KIA는 타선이 분전하고 있다. 팀 타율 0.288로 2위, 홈런 1개로 공동 9위, OPS(출루율+장타율) 0.781로 5위로 우려했던 것과 비교하면 세부 지표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터커의 부진은 KIA에 고민을 드리우고 있다. 

주로 3번 타자로 나서는 터커는 올시즌 타율 0.130에 홈런 및 타점 없이 OPS 0.374에 그치고 있다. 5경기 중 멀티 히트가 1경기에 불과한 반면 출루 자체가 전무했던 경기가 3경기다. KIA가 팀 홈런이 1개에 그치는 이유도 터커의 홈런이 아직 터지지 않은 것과 연관 지을 수 있다. 

터커는 KBO리그 2년 차였던 지난해 타율 0.306 32홈런 113타점 OPS 0.955로 맹활약했다. 3할 타율, 30홈런, 100타점, 그리고 OPS 0.9를 모두 넘긴 그의 재계약에는 아무런 이견이 없었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은 6.10으로 팀 내 2위, 리그 5위였다.

▲ KIA 터커 KBO리그 통산 주요 기록
   
하지만 외형적으로는 매우 빼어난 시즌 기록에도 불구하고 터커는 타격에서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기복이 심했다. 지난해의 경우 7월에 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7 5홈런 15타점 OPS 0.846으로 그답지 않은 저조한 타율을 기록한 바 있었다. 올해는 시즌 초반에 부진이 닥쳤다는 시각이다. 

수비 포지션의 변화가 터커의 타격에 미친 영향도 따져봐야 한다. 지난해까지 KIA에서 그는 외야수로 뛰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통산 도루가 전혀 없을 정도로 발이 느린 데다 타구 판단도 좋지 않아 외야 수비는 아쉬움이 컸다.

KIA는 지난해 주전 1루수였던 유민상이 타율 0.246 8홈런 65타점 OPS 0.707 WAR -0.01로 타 팀 1루수에 비해 타격 생산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는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터커는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1루수로 전향해 훈련했다. 

한국 무대에서 타격이 이미 검증된 터커의 올 시즌 물음표는 타격이 아닌 1루수 수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정규 시즌 개막 이후 5경기 만을 치러 판단하기 성급할 수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1루수 수비는 비교적 무난하지만 오히려 믿었던 방망이가 맞지 않고 있다.
   
1루수는 외야수에 비해 수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외야수와 비교해 1루수는 훨씬 바쁘다. 타자의 강습 타구에 항상 대비하는 것은 물론 동료 내야수들의 송구 및 투수의 견제구도 실수 없이 처리해야 한다. 내야 수비의 완성은 1루수의 포구에 의해 좌우된다 해도 틀리지 않는다. 외야로 타구가 나갈 경우 1루수도 중계 플레이 등에 대비해 다양한 움직임을 요구받는다. 

게다가 KIA는 3루수 류지혁과 유격수 박찬호의 수비도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라 이 같은 측면에서도 터커에게 부담이 없지는 않다. 터커가 1루수로서 수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타격 페이스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지난 2년간의 활약을 감안하면 터커의 방망이가 살아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낙관론이 대두되고 있다. 1루수로 변신한 터커가 본연의 불방망이를 되찾아 KIA의 상위권 안착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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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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