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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
ⓒ 강민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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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정의당 초대 대표로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준위원장이 선출됐다. 3월 정의당은 만 35세 이하 당원을 대상으로 치러진 청년정의당 대표 선거에는 강민진 창준 위원장이 단독 출마해 1450명 중 1179명 찬성을 얻어 당선됐다.

당선 소감이 궁금해 지난 2일 강민진 대표를 전화로 연결해 대표 취임 후 1주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재보궐 선거 등에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강민진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코로나 뒤 벼랑 끝에 선 청년들... 보궐선거 앞, 내야할 목소리를 고민했다"

- 초대 청년정의당 대표로 취임하셨는데, 소감 부탁드려요.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 없지요. 새로운 청년 정치를 탄생시키는 책임을 가지게 되는 자리이기에 어깨가 무겁지만, 함께하는 당원들이 있어서 설레는 마음입니다."

- 선거 운동하며 청년들 많이 만나 보셨을 텐데 요구가 뭐였나요?

"이전부터 청년 현실은 열악했지만, 코로나 이후엔 정말 벼랑 끝까지 와 있는 상황이죠. 청년 실업이 역대 최악을 갱신하고 있고, 생계의 위협이 주거와 정신건강 위협까지 번지고 있어요. 청년 시기라는 게 내가 살고 싶은 삶이 뭔지, 나답게 사는 삶은 어떤 건지 생각해 보고, 또 도전과 준비를 할 시간과 자원이 필요해요. 그러나 지금 청년들은 생존 문제에 짓눌려 있지요. 원하는 삶을 계획할 수 있게 숨통이 트이길 바라는 게 청년들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 취임 뒤 열흘 정도 지났는데 어떻게 보내셨어요?

"원래 취임 첫날 현충원을 참배하는 것이 관례지만, 이번에는 변희수 하사님께 다녀오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해서 변 하사님께 다녀왔었어요. 나라를 지키는 사람으로 살고자 했던 분인데, 대한민국이 지켜주지 못한 사람이니까요. 지금 보궐선거 국면이고 또 LH 투기 사태가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무너뜨린 적폐 세력을 거대 여당이 다시 되살려 주는 상황에서, 우리가 내야 할 목소리가 어떤 것일지 고민하며 목소리 내왔습니다."

- 그럼 청년정의당은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지금의 한국 사회는 계층별, 세대별로 갈라져 있어요. 우리 윗세대는 사는 형편이 달라도 공유하는 인식과 정서가 있었는데, 지금 청년들은 상위 20% 청년들의 경험과 80% 청년들의 경험이 훨씬 더 단절됐어요. 상위 20%끼리는 윗세대가 청년 세대에게 다양한 자원을 물려주지만, 80% 청년들은 부모 세대에게 기대하기 어렵죠. 청년 정의당은 80% 청년들 편에 서고자 해요.

이전부터도 한국 사회는 불평등했지만, 이제는 불평등이 노력으로 극복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어요. 1997년 이후로 대한민국은 생산성이 늘어나도 노동소득은 늘어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 됐고, 지금 청년 세대는 '나는 부모 세대보다 더 열악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절반이 넘어요. 과거에는 스무 살 넘어 적당한 때 되면 취업하고 독립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됐다고 해도 이제는 '청년독립 불가능'의 시대가 됐죠.

청년 정의당이 맞서 싸워야 하는 건 바로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세대 간, 세대 내 불평등 문제입니다. 청년의 독립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자고 목소리를 내고자 해요."

- 지금 청년에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공정인 거 같은데 어떻게 보세요?

"모든 사람은 내가 흘린 땀에 대해 존중받을 권리가 있거든요. '공정'을 요구하는 청년들의 마음에는 이런 권리에 대한 감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모두의 땀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지, 명문대를 나오지 못하고 정규직이 되지 못한 사람은 같은 권리를 누려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작동하는 '공정' 논의는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봐요. 이미 우리는 타고난 출발선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요.

조국 전 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논란이 벌어졌을 때, 이 문제를 '내 옆의 문제'로 느낄 수 있었던 건 상위 20% 청년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였을 뿐, 상위층 세계를 상상조차 해볼 수 없었던 가난한 청년들에게는 와 닿지 않는 이야기였던 건, 지금의 '공정' 담론이 우리 시대 모든 불평등 문제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걸 드러내는 것이죠."

"최근의 공정 담론, 방향 전환해야... 진보와 보수, 서로 다른 공정을 말한다"

- 청년들이 공정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뭘까요?

"사실 진보가 말하는 공정과 보수가 말하는 공정의 의미가 다른 상황이고, 이 공정이라는 개념을 발화자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해석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단순히 '청년들은 공정에 꽂혀 있다'고 말하는 건 불합리하다고 보고요. 청년들이 원하는 건 내가 흘린 땀이 존중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청년 세대는 너무 심하게 경쟁에 노출돼 왔고 거기서 살아남으려고 사소한 것들에 너무 많이 목숨 걸며 노력해야 했잖아요. 불공평한 세상인 건 청년들도 다 알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해가능한 상식적인 범위에서 세상일이 굴러갔으면 하는 마음일 것으로 봅니다."

- 정의당이 위기라고들 합니다. 지금 정의당에 필요한 건 뭐라고 보세요?

"저는 당이 위기를 헤쳐 나가는 방식은 스스로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오히려 위기일수록 당은 더 시선을 당 밖으로 돌려야 하고, 더 대담하게 몸을 활짝 펴야 한다고 보고요. 국민들 속에서 정의당이 하려는 정치가 뭔지, 정의당이 반드시 한국 사회에 있어야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만들어 가는 것이 당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해요."

- 4월 7일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의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데 정의당은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으로 무공천 했죠. 지금 재보선은 어떻게 보고 계세요?

"재보궐 선거를 지켜보는 입장에선 정말 답답하기 그지없죠. 민주당 위기는 민주당이 자초한 거예요. 오세훈이라는 인물이 사실 이미 과거에 심판받은 인물이잖아요. 무상급식 문제뿐만 아니라 용산참사 같은, 촛불을 통해서 끝냈다고 생각했던 그 시대가 이번 보궐 선거 통해서 다시 불러들여진 거거든요. 근데 그 원인이 뭐냐, 저는 민주당이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국민들은 민주당을 위해 촛불 든 게 아니라, 민주주의와 변화를 위해서 촛불을 든 거예요. 촛불의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고 거대 여당이라는 권력이 만들어지게 됐어요. 그 권력을 민주당이 선용하지 못하고 국민들로부터 다시 외면 받아서 결국 적폐 세력을 살려주는 꼴이 됐어요."

- 정의당의 책임은 없을까요? 

"(정의당에) 책임이 없다고 어떻게 이야기를 하겠어요? 말씀하신 대로 만약 정의당이 훨씬 더 유력한 정당이었다면, 한국 정치 시스템이 양당 중심 체제가 아니었다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겠지요. 국민의힘 저지하기 위해서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거나, 민주당을 심판하기 위해 국민의힘을 찍어야 하는 그런 양자 선택이 강요되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부당한 것이죠."

"오세훈, 이미 한 번 심판받았던 인물이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월29일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3월29일 TV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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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대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낮은 것에 대해 역사 경험치가 낮아서라고 했잖아요. 이에 대해 대표님은 '황당하다'고 하셨던데요.

"국민 평가를 받아야 할 정치인이, 되레 왜 국민을 평가하고 있냐는 거죠. 유권자 탓을 해서 얻을 게 없으니까요. (박 후보가) 20대 청년들은 역사 경험치가 낮다고 발언한 건, 어떤 사람들을 딱 집단화시켜서 '이 사람들은 다 이래'라고 규정한 거거든요. 이런 방식의 낙인찍기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 없는 사람을 대하는 오만한 방식이에요."

- 박 후보 말은 20대들이 군사독재 경험한 게 아니지 않느냐는 것 같아요.

"다들 살아온 세월의 햇수는 달라도 경험의 무게가 왜 다르겠어요. 청년들이 왜 역사적 경험이 없겠어요. 제가 10대 때는 용산참사가 있었고 한진중공업 투쟁이 있었고 밀양 송전탑 투쟁과 강정마을 투쟁이 있었고, 또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박근혜 탄핵 촛불이 있었어요. 이런 역사의 굴곡 속에서 함께 살아오고 때론 역사적 변화를 만드는 주체가 돼 살아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청년 세대인데, 이런 경험은 과거 선배들의 경험보다 질적으로 못 하다 할 수 있나요?

지금 청년들은 실업 문제와 노동 형태의 급격한 변화를 첨단에서 겪고 있는데, 청년들이 윗세대보다 더 전면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온몸으로 맞고 있는 거잖아요. 이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다양한 세대로 이루어져 있고 다양한 경험이 존중받아야 하는 데 청년들은 경험이 없다고 얘기 하는 건 공식 후보자로서 적절한 태도가 절대 아니죠."

- 대표님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옹호 발언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세상이 변한 줄 모르면 진보도 구태가 된다"면서 "대의를 명분으로 약자 목소리를 짓밟는 게 오늘날 '586 민주주의'라면 그 민주주의는 끝나야 마땅하다"고 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거대한 문제가 따로 있으니 성폭력 문제 같은 것들은 사소한 문제라고 오만하게 규정했던 태도가, 586식 민주주의 문제의 핵심이라고 봅니다. 지금 민주당은 정권도 잡고 180석 거대 여당까지 됐는데도 여전히 스스로를 어떤 거대한 불의에 맞선 약자인 것처럼 자기 이미지를 가져온 것이, 그런 반성 없는 인식과 태도를 만들어 낸 거죠. 이미 스스로가 기득권이 됐는데 인정하질 않아요. 

임종석 전 실장이 '박원순이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느냐? 박원순은 내가 아는 가장 청렴한 공직자였다'라고 발언했었잖아요. 민주당 지자체장 성폭력 사태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고 있는데 이 국면에서 이런 발언을 하는 건 정말 반성이 없는 행태고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행위죠. 성폭력이 해일 앞에 조개처럼 여겨지는 시대는 이미 끝났어요. 이명박-오세훈을 막는 게 더 큰 대의명분이기 때문에 성폭력 문제는 외면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오만은 이제 통하지 않아요.

586세대가 깨달아야 되는 건, 한번 진보라고 영원한 진보가 아니라는 거예요. 진보는 끊임없이 성찰하고 노력하고 변화해야 진보라고 봅니다. 독재에 싸웠던 민주화 세대의 마지막 모습이 명예롭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이야기입니다."

- 오세훈 국민의힘 시장 후보는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오 후보가 책임 있게 제대로 답변을 안 하고 있어서 계속 논란이 되는 거로 보이고요.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오 후보가 말을 계속 바꾸는 거 같고 뭔가 속 시원하게 얘기를 안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사안이 지금 오 후보가 투기를 한 건지 부당이익을 얻었는지가 아니라, 내곡동 땅 측량하는데 누가 간 거냐를 가지고 오세훈이 거짓말했나 안 했나가 쟁점이 됐잖아요. 이런 게 쟁점이 된다는 건 소모적이죠. 오세훈 후보가 당장 명백하게 사실관계를 밝히고 책임을 지길 바랍니다."

- 지금 민주당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를 탓하며 '이해충돌방지법' 통과 안 된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LH 사태는 정말 어마어마한 게이트였는데도, 거대 양당이 보궐 선거를 앞두고 서로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어요. 실제로 법을 바꿔서 책임자들 처벌하고 또 재발을 방지하는 데는 얼마나 열의가 있나 의심스럽고요. 여당이 지금 180석 가까이 되잖아요, 그러면 이해충돌방지법 힘 있게 추진을 할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국민의힘도 뒤에서 발목 잡을 게 아니라 LH 관련 연루자들까지 소급해서 처벌할 수 있는 내용으로 이해충돌방지법을 빨리 처리해야죠."

덧붙이는 글 | WBC 복지TV 전북방송에도 중복 게재합니다.


태그:#강민진, #청년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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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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