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고용·해고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고용의 위기는 노동시장 속 고용유지에 가장 취약한 여성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사회적 돌봄 체계까지 멈춰버린 지금의 여성노동자들은 가족 내 돌봄 노동까지 책임져야 하는 현실에 놓여 있어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 고용노동부는 2020년 남성 육아휴직자의 수는 2만 7423명으로, 2019년(2만 2297명)에 비해 23.0%라는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육아휴직자 4명 중 1명은 남성노동자라고 밝혔다. 남성육아휴직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부모가 함께 아이를 돌보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되고, 아빠육아휴직보너스제 시행과 한 자녀에 대해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 개선 노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전히 4명 중 3명은 여성노동자라는 점이다. 제도적 개선만이 아닌 현재 임신·출산·육아기 여성노동자들이 겪는 성차별적인 조직문화와 법제도를 사용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고충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가 오기를

안산여성노동자복지센터에서는 매년 모부성보호제도와 노동권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총 977건의 상담 중 872건이 모부성보호제도와 관련된 상담이었고, 내담자의 71.6%가 여성노동자였다. 단순한 질문부터 부당한 대우까지 다양한 상담을 진행하면서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는 코로나19를 만나며 더욱 차별적으로 변했고, 모부성보호제도는 고용단절을 각오하며 사용해야만 하는 사회가 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사업장 내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인원을 감축하고 있는데 그 대상이 임신한 직원과 어린 자녀가 있는 여성 직원이더라고요.", "어린이집 휴원으로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육아휴직을 사용하려고 하니 상사로부터 '나도 어디서 애 좀 입양 해야겠다'는 말을 들었어요.", "육아휴직 후 어렵게 복직했는데 사업장 상황이 어렵다고 절 내보내려고 하더라고요. 이제는 단순 보조적인 업무만 주어지고 있어요."

임신·출산·육아기의 여성노동자들에게 직장 내 성차별적인 조직문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돌봄의 역할을 강요하고 여성 노동의 가치를 저평가해 온 결과였다. 사업장은 여성노동자들에게 무급휴직 동의서에 사인을 강요하거나, 육아휴직을 강제하기도 하고, 육아휴직 사용을 조건으로 퇴사를 종용하기도 하였다. 여성노동자들에게만 사업장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받길 원하면서 여성노동자들이 권리 찾기에 나서면 더욱 더 노동시장 밖으로 내몰았다.

"육아휴직이 곧 끝나는데 사업장에서 복직할 자리가 없으니 실업급여 받고 그만두라고 해요. 저는 한부모 노동자입니다. 꼭 복직하고 싶어요.", "육아휴직을 써야할 것 같은데 소규모 사업장이라 거부당할 것 같아요. 만약 육아휴직을 신청했는데 해고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죠?"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 여성노동자들은 모부성보호제도 사용에 있어서도 고용단절을 각오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특히 한부모 여성의 경우 가족 경제와 가족 돌봄을 홀로 감당하고 있기 때문에 재난 위기 속 모부성보호제도 사용이 고용단절로 이어지게 되면 가족 전체의 생활이 더욱 더 취약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외에도 다양한 사례가 있었다. 돌봄의 공백으로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사용했는데 업무량은 줄지 않아 퇴근 후 자녀를 돌보면서 일하는 여성, 육아휴직 중임에도 복직을 위해 의례상 무급으로 회사의 일을 도와주고 있는 여성 등 여성노동자들은 일과 돌봄 모두를 잘 해낼 수 있는 슈퍼우먼 상을 강요받고 있었다.

문제점은 모부성보호제도 상담의 대부분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국가 돌봄 시스템의 공백을 누가 감당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돌봄은 여성의 본질적인 역할이 아니다. 누구나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만약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등 일·생활균형과 관련된 제도가 여성에게만 강요되고 국한된다면 앞으로도 여성은 일자리에서 더욱 도태될 수밖에 없다.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여성에게 '일'과 '돌봄'이란 이중의무를 벗겨 줘야한다. 여성만이 아닌 누구나 이 사회에서 노동자임과 동시에 돌봄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여성노동자들의 고용유지를 위한 제도적인 개선과 성차별적인 기업의 관행을 혁신하고 더불어 돌봄은 누구나 함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정착 될 때만이 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성평등 사회가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안산여성노동자복지센터 김선영 팀장입니다.

* 113주년 3.8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안산여성노동자회는 매주 코로나19 이후 현장에서 발생하고 여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이슈화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일하는 여성이 상생하는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