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추 트레인 추신수는 자가격리가 해제된 3월 11일부터 SSG 랜더스 선수단에 합류했다. 팀 훈련은 13일부터 함께 했으며, 시범경기 일정을 시작으로 실전에 나서고 있다. 20일은 비로 인해 5경기가 모두 취소 되었기 때문에 추신수의 첫 시범경기 출전은 자연스럽게 21일이 되었다.
그 이후 추신수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렸던 사흘 동안의 시범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첫 날인 21일에는 3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지만, 22일에는 2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으로 첫 득점도 기록했다. 23일 경기에서는 2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 2타점으로 타점도 올리는 등 점차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SSG는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원정 시범경기를 치렀다. 23일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은 인천으로 이동했으며, 25일부터는 홈 시범경기를 치른다. 팀 이름이 바뀌면서 지난 해까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이름을 사용했던 문학 야구장은 2021년부터 인천 SSG 랜더스 필드라는 새로운 이름을 사용하기로 했다.
팀 동료들에게 여러 가지 영향 미치는 추신수
추신수는 25일부터 랜더스 필드에서 본격적으로 홈 경기 감각을 익힌다. 25일 첫 상대는 연습경기 일정 때 만난 적이 있는 삼성 라이온즈이며, 랜더스 필드가 개장하기도 전에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던 추신수는 생애 처음으로 랜더스 필드에서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
추신수에게 있어서 현재 KBO리그는 야구 인생에서 모든 것을 처음으로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신인 선수들과 다른 점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통하여 자기관리에 대한 자기 자신의 원칙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추신수는 시범경기에 출전하면서 메이저리그와 다른 스트라이크 존부터 시작하여 모든 것을 차례차례 배우고 있다. 경기뿐만 아니라 추신수는 경기장 밖에서도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면서 그들과의 거리를 좁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SSG의 다른 동료들도 추신수가 새로운 팀에 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많이 배려하고 있다. 언론들의 관심이 추신수에게 쏠릴 만도 하겠지만, 이러한 점에서는 다행히 큰 문제가 생기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메이저리거 박찬호의 상황과 비교한다면?
메이저리그에서 10년 이상의 많은 경험을 쌓은 뒤 KBO리그에 돌아온 대표적인 사례로는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특별고문)가 있었다.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2011년 일본 퍼시픽리그에서 한 시즌 활약했던 박찬호는 2012년 한화 이글스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은퇴했다.
박찬호는 2012년 한화에서 23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면서 강우 콜드 완투 1경기를 포함하여 121이닝을 던졌다. 후반기에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적은 있었지만, 2군 일정에 가지 않고 1군 동료들과 일정을 함께 했다. 박찬호가 1군 일정을 계속 따라 다녔던 것에는 추신수와 마찬가지로 그동안 선수 생활을 통해 쌓인 노하우가 다른 동료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다만 박찬호는 그 좋은 영향력이 항상 성적으로 좋게 반영된다고 장담 할 수는 없다는 사례도 남겼다. 당시 한화는 김태균(현 KBS N 해설위원),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박찬호 등 주축 선수들이 고군분투했지만 팀 성적까지 좋게 연결되지는 못했다.
박찬호의 2012년 승패 성적이 5승 10패에 평균 자책점 5.06이었는데, 퀄리티 스타트 8경기(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1경기)에서 4승 4패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타자들의 지원을 받지 못한 점도 나름 영향이 있었다. 2012년 한화는 당시 KBO리그 8팀 중 최하위에 그쳤고, 결국 감독까지 교체된 시즌을 보냈을 정도였다.
추신수가 합류한 SSG도 와이번스였던 지난 시즌에 상황은 비슷했다. 여러 선수들의 부상이 겹쳤고, 염경엽 전 감독의 건강까지 안 좋아지면서 팀을 지휘하는 데 어려움까지 생겼다. 염 전 감독은 계약 기간 1년이 남아 있었지만 건강 문제를 이유로 중도 사임했고, 팀 성적도 와이번스 역사 이래 가장 좋지 않은 9위에 머물렀다.
아직 시범경기 0승, 천천히 지켜봐야 하는 SSG
팀 이름을 바꾸고 전력을 재건하는 시즌에 추신수는 동료들에게 힘을 북돋워주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일단 추신수는 스스로 시범경기를 치를 수록 조금씩 경기 감각을 익혀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팀 동료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다만 새롭게 시작하는 SSG가 아직까지 그 짜임새의 매듭은 완벽하지 않은 모양이다. SSG는 시범경기 첫 경기였던 21일 디펜딩 챔피언 NC를 상대로 3-11 대패를 당했고 22일에는 롯데를 상대로 3-10 대패를 당했다. 다만 23일 경기에서는 2-3으로 패하긴 했지만 실점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변화가 있었다.
SSG는 25일과 26일 삼성 라이온즈, 27일과 28일에는 두산 베어스와 홈 시범경기를 치른다. 29일과 30일에는 서울 잠실 야구장으로 이동하여 LG 트윈스와 원정 시범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마친다. 이후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 롯데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을 준비하는 일정이다.
전력을 재건하는 팀에게 있어서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추신수가 팀 동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다.
시범경기가 꼭 승패가 중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스프링 캠프에서 훈련했던 내용을 다른 팀과의 경기를 통해 테스트 할 수 있고, 경기의 내용을 복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범경기는 중요하다. SSG가 인천에서 시범경기 승리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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