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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주장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 유튜브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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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하며 강제성을 부인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일으킨 논란을 주요 외신들이 본격적으로 보도하고 나섰다. 

영국 <가디언>은 현지시각 8일 '하버드대 교수가 일본군 위안부 여성 관련 주장으로 격노를 일으켰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저명한 학자들이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역사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하며 연구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계약을 맺은 성 노동자라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일본이 전쟁 때 저지른 잔혹 행위를 희석하려는 일본 극보수파(ultra conservative)가 지지하는 견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국무부도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본군 위안부가 인권 침해라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전했다. 

또한 위안부 문제가 한일 관계 악화의 한 배경이며, 양국이 2015년 위안부 합의를 체결했으나, 피해자들의 뜻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상 파기했다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 논문 사태를 보도하는 <가디언> 갈무리.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 논문 사태를 보도하는 <가디언> 갈무리.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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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인디펜던트> 또한, 램지어 교수가 논문에서 주장한 매춘 계약에 대해 하버드대 교수들과 다른 연구 기관들이 관련한 역사적 증거가 없다는 것을 지적하며 비판을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램지어 논문에서 주장한 내용이 최근 한국과 일본을 넘어 국제적 논란으로 확산됐고, 남북한이 이번 사안을 놓고 서로 뭉치고 있다"라며 "반면에 일본 지도자들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의 사과와 보상 요구에 오랫동안 방어적 태도로 일관해왔다"라고 지적했다. 

전날 AP통신도 미국발 기사에서 "위안부에 대한 하버드 교수의 주장이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다"라며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일본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한국과,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는 일본 간의 정치적 논란을 심화시켰다"라고 전했다.

또한 "유엔은 1996년 위안부가 폭력적이고 노골적인 강압에 끌려간 '성노예'라고 결론 내린 보고서를 발표했고, 일본도 1993년 정부 담화에서 위안부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나, 그 이후의 일본 지도자들이 이를 뒤집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지난 수십 년 간 이어진 위안부 관련 연구를 무시했다"라며 "일각에서는 학문적 자유를 주장하며 램지어 교수를 옹호하고 있지만, 해당 논문은 그런 요건에 맞지 않는다"라는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의 말을 실었다.

AP통신은 램지어 교수 측에 이번 논란에 대한 논평을 요구했으나, 그가 응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버드 신문 "램지어 논문, 부패한 거짓말" 맹비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을 비판하는 <하버드 크림슨> 사설 갈무리.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논문을 비판하는 <하버드 크림슨> 사설 갈무리.
ⓒ 하버드 크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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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하버드대 교내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은 이날 사설에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매우 부패한 거짓말로 규정하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신문 편집부 명의로 낸 사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근거가 없다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라며 "제2차 세계대전 때 최대 20만 명의 여성이 일본군에 끌려가 성노예가 됐고, 이 폭력은 피해 생존자들이 수십 년 간 증언해왔고 일본 정부도 인정하고 사과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를 지우거나 미화하려는 시도는 모두 거짓으로 판명됐으나, (이 시도는) 최근 일본에서 늘어나는 민족주의 및 역사 수정주의자들로부터 놀라울 정도로 힘을 얻고 있다"라며 "램지어 교수의 논문은, 이를 부인하는 쪽에 확성기를 쥐여주면서 실질적 피해를 일으켰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학교 측이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램지어 교수의 위험한 거짓말을 인정하거나 반박하지 않고 있다"라며 "램지어 교수의 잘못된 행동이 반드시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라고 하버드대를 압박했다.

[관련 기사]
'위안부 망언' 램지어 "매춘계약서 없어…실수했다" http://omn.kr/1s8iq
램지어, 일본 정부와 관계 인정... "논문엔 절대 영향 없었다" http://omn.kr/1sbbx

하지만 이 신문이 보도한 램지어 교수가 지난달 25일 로스쿨 동료 교수에게 보낸 이메일에 따르면 그는 "논문과 관련한 토론은 다른 학자들에게 맡기겠다"라며 발을 빼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램지어 교수는 "이는 내 연구의 핵심이 아니고, 다른 이들이 토론하도록 놔두겠다"라며 "이번 논란은 자생력을 갖게 됐다"라고 썼다. 자신의 논문이 일으킨 사태가 더 이상 걷잡을 수 없게 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어떤 내용이 논문에 포함됐거나 제외됐는지, 내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투명하게 설명하는 글과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그:#일본군 위안부, #마크 램지어, #한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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