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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70년의 어둠을 거두어내고 이제 밝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충남 서산시가 한국전쟁전후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유해 발굴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8일 오후 서산시와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단장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은 성면면 메지골에서 희생자 유족과 맹정호 서산시장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발굴 시작과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개토제를 열었다.

앞서 지난달 19일 유해발굴 공동조사단과 서산시유족회, 서산시는 매장 현장인 메지골을 찾아 사전답사를 진행했다.(관련기사: [서산] '메지골 매장'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유해 발굴 본격화)

이날 열린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 사건 10차 유해발굴' 개토제는 경과보고와 제례에 이어 서산시장과 유족회의 추모사와 헌화·분양 그리고 발굴조사단 소개와 발굴과정 설명 등의 순으로 30여 분간 진행됐다. 코로나 19로 확산 우려로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참석자 모두 발열 체크와 명부를 작성했다.

서산시와 서산시유족회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되는 '메지골'은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과 인민군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500여 명이 억울한 죽임을 당한 곳이다.

이날 황창순 유족 대표는 "여기까지 오기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면서 "정말로 죄송스럽고 한 맺힌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오열했다.

이어 "지금까지 아버지라고 불러보지 못한 불효자를 용서해 달라"면서 "발굴을 통해 마지막 한 분이라도 끝까지 유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지골 보도연맹 사건당시 유해는 대부분 유족이 수습했지만, 당시 현장에는 수습하지 못한 유해 20~30여 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유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메지골(성연면 일람리 산 163) 일대는 정광산 아랫부분에 있는 구릉지로, 유해발굴을 위한 시굴에 이어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할 계획이다.

서산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보도연맹 등 억울한 누명을 쓰고 청년·부녀자·노인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30여 곳에서 민간인 3800여 명 이상이 억울하게 희생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서산시유족회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메지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은 서산시유족회 요구와 서산시 지원으로 희생된 지 70여 년 만에 이루어지는 것.

서산시는 "메지골은 (한국전쟁 전후) 보도연맹 사건으로 일부는 대전형무소로 이송됐고 일부는 성연면 메지골에서 집단 희생됐다"면서 "희생자 상당수는 좌익사상과 무관하게 좌익단체에 가입한 전력이 있거나 보도연맹이 무엇인지 모르고 가입한 농민들로 20~40대 청장년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희생자수는 확정하지 못하나 진술에 의하면 100여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토제에 참석한 맹정호 서산시장은 "한국전쟁 당시 억울한 (민간인) 희생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라면서 "이제라도 진상을 밝히고 억울함을 풀도록 하는 것이 남은 이들의 책무일 것"이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그는 "이번 유해 발굴을 통해 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지고, 유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메지골 유해발굴은 이날 개토제를 시작으로 14일까지 8일간 작업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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