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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라크 방문과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와의 만남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라크 방문과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와의 만남을 보도하는 CNN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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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박해당한 기독교인들에게 용서를 강조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7일(현지시각)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을 찾아 기독교인들을 만났다. 

모술은 이라크는 물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공동체 가운데 하나였으나,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모술을 거점으로 삼아 도시를 폐허로 만들고 주민들을 탄압했다.

교황은 "문명의 요람이었던 이 나라가 야만스러운 공격을 당해 고대 예배당들이 파괴되고, 수많은 무슬림과 기독교인, 야지디족 등이 강제로 이주당하거나 살해된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라크 소수 민족인 야지디족은 이슬람교가 아닌 야지디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IS로부터 기독교인과 함께 극심한 탄압을 당했다.

다만 교황은 "기독교인은 '용서'가 가장 중요한 단어"라며 "이곳이 완전히 복구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용기와 누군가를 용서할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바티칸에만 있던 교황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1년 만의 첫 해외 방문으로 이라크를 선택했다.

이라크 내 기독교인은 한때 140만 명에 달했으나, 2003년 미군의 사담 후세인 축출 후 벌어진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분쟁과 IS의 공격 등으로 탄압을 당해 다른 나라로 피하면서 지금은 이라크 전체 인구의 1%도 안 되는 25만 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지난 5일 이라크에 도착한 교황은 전날엔 이슬람 시아파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를 만났다. 처음으로 만난 두 종교 지도자는 약 50분간 비공개 면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알시스타니에게 이라크 무슬림들이 소수파인 기독교인을 포용할 것을 당부하며, 기독교인이 다른 이라크 국민들처럼 평화롭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교황의 역사적인 이라크 방문에 기쁘다"라며 "이라크와 전 세계 다른 종교 간의 화합과 이해를 촉진하는 데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지지했다. 

교황은 2015년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 공산국가 쿠바에 이어 2017년에는 로힝야족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은 미얀마를 방문하는 등 다양한 종교와 체제를 가진 곳을 찾아가 평화와 공존을 호소하고 있다. 

태그:#프란치스코 교황, #이라크, #이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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