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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 발표 및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주최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LH직원들이 지난 24일 발표된 광명, 시흥 신도시 지구 내 약7천평의 토지를 사전에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 및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 발표 및 공익감사청구 기자회견"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와 참여연대 주최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LH직원들이 지난 24일 발표된 광명, 시흥 신도시 지구 내 약7천평의 토지를 사전에 매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 및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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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거대 주택공기업들이 투기와 자료 은폐 의혹으로 비판받고 있다. 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은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고, SH공사의 자료 은폐 의혹은 검찰 고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동시에 과거 LH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과 김세용 SH공사 사장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LH는 임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문제로 창사 이래 최대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 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아래 민변)과 참여연대는 3기 신도시로 추가 지정된 경기 광명·시흥지구 땅을 LH 직원 10여명이 매입한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10개 필지의 토지(2만3028㎡, 약 7000평) 지분을 나눠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토지 매입가격은 100억원대, 금융기관 대출 추정액만 58억여원으로 파악했다고 민변은 전했다. 실제로 해당 토지에는 묘목이 빽빽하기 심어져 있고, 가족과 지분을 나눠 갖는 등 토지 보상을 많이 받기 위한 수법도 포착됐다.

대통령까지 철저 조사 지시했는데 일부 LH직원 "뭐가 문제냐"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직접 '강도 높은 조사'를 주문했다. 집값 폭등에 대한 무주택 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토지 공기업 직원들의 땅투기 문제를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급격한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기자회견 당일 오후 "국토부는 해당지역에 대한 사실 관계를 신속히 조사하고 필요한 경우 수사 의뢰 등 철저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다음날인 3일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LH땅투기 의혹과 관련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게 강도 높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광명·시흥은 물론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LH, 관계 공공기관 등에 신규택지 개발 관련 부서근무자 및 가족의 토지거래 조사를 빈틈없이 실시하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의혹이 사실이라면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동원해 사익을 챙기려 한 중대범죄로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LH직원들이 블라인드앱에서 "LH 직원이라고 부동산 투자 하지 말란 법 있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져 또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LH의 한 직원은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느냐"며 "내부정보를 활용해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투자한 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LH직원도 "1만명 넘는 직원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걸렸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내부정보 악용한 것 마냥 시끌시끌하다"며 "막말로 다른 공기업·공무원 등 공직 쪽에 종사하는 직원 중 광명 쪽에 땅 산 사람 한명 없겠냐"고 했다. 의혹을 폭로한 이강훈 참여연대 변호사는 지난 3일 YTN라디오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LH직원 총 13명이고 조사하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차 LH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LH는 4일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 부서 직원·가족의 토지거래 현황 전수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한 치의 의구심도 들지 않도록 사실관계 규명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SH공사는 아파트 분양원가 은폐 의혹 휘말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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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아파트 공사원가 자료 은폐 의혹으로 고발 당할 처지에 놓였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가 강서구 마곡 지구 아파트 분양 원가 자료를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지난 2019년 4월 SH공사에 마곡 15단지 등 12개 공공아파트의 분양원가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는데, SH공사가 이를 거부하자 행정 소송을 냈다. 소송 과정에서 SH공사는 마곡 15단지 설계내역 등 일부 자료를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SH공사가 없다고 주장한 자료는 마곡 15단지 설계내역서와 하도급내역서, 원하도급대비표였다. 법원도 SH공사가 분실했다고 한 자료의 정보공개 청구는 '각하' 결정했다. 

그런데 자료를 분실했다는 SH공사의 주장은 거짓이었다. 지난 2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SH공사로부터 마곡 분양원가 자료를 제출받았는데, SH가 분실했다고 한 마곡 15단지 설계내역이 포함돼 있었던 것. 경실련은 "SH공사가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 등을 감추기 위해 고의로 원가자료를 숨기고 사법부와 시민을 속인 것"이라며 검찰 고발도 강행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책임론을 빗겨갈 수 없게 됐다. LH 직원들이 땅투기를 했던 시기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LH사장으로 재임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당시 LH 수장으로서 조직 관리에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강훈 변호사는 변창흠 장관 책임론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시스템의 문제"라며 "그 전에도 관리가 잘 안됐던 것들이 계속 그냥 오고 있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차기 LH사장으로 유력시되는 김세용 SH공사 사장도 비판받고 있다. 김성달 경실련 국장은 "김세용 사장이 속은 건지 아니면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파트 원가 공개에도 아무런 의지가 없다는 것은 확인된 셈"이라며 "기본적으로 공사가 보유해야 할 행정 정보에 대해 소홀히 한 관리 책임도 있고, 전체적으로 본인 직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SH공사는 해당 자료를 고의로 숨긴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SH공사 측은 이날 "1심 재판부의 자료 제출 요청에 대해 해당 자료가 각 사업부서별로 산재해 있어 찾는 데 시간이 지체된 것"이라며 "2심 진행 과장에서 자료를 찾아 제출 완료했다, 절대 고의로 문서를 은폐하거나 미제출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SH공사는 또 ""완도급 내역서 및 설계내역서는 업체의 영업비밀이라 공개가 불가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재판이 종결되면 그에 따라 공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변창흠, #김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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