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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두 달 된 손자 가람이
 태어난 지 두 달 된 손자 가람이
ⓒ 김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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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아!

네가 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할아버지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닐 것이 분명하다. 올해 갓 태어난 너와 팔순을 바라보는 파킨슨병 환자인 할아버지와의 세월의 차이 때문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너와의 직접 만남도 없이 사진으로만 너를 대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슬프구나. 그래서 힘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 지금, 할아버지의 마음을 담은 글을 써 후일의 너에게 전하고자 한다.

너의 이름 '가람'은 할아버지가 지은 이름이다. 할아버지는 살아가는 동안 좋아서 늘 마음속에 간직한 글귀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다. 이 글귀에서 너의 이름이 태어났다.

상선약수란 쉬운 말로 바꾸면 '물처럼 사는 것이 최고로 좋은 삶'이라는 뜻이다. 물은 항상 낮은 곳으로 흐르고(겸손), 장애물이 나타나면 둘러가고(지혜), 모든 것을 받아 정화시키고(포용력), 담기는 그릇마다 모양을 달리하고(융통성),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고(인내와 노력), 작은 물방울이 모여 도랑이 되고, 도랑이 개천, 개천이 하천, 하천이 합쳐 강이 된다(단합과 용기).

그리고 강이 된 물은 모두 바다로 향한다(大義 큰뜻). 궁극적으로 물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어떤 생물체도 물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사실일 것이다.

가람이란 강의 예전 말로서 순수한 우리말이다. 강은 큰물이다. 큰물이 가진 여러 가지의 덕목을 갖춘 사람으로 가람이 성장할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내 손자 가람아! 사랑한다.

태그:#손자, #편지,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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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어난 해: 1942년. 2. 최종학력: 교육대학원 교육심리 전공[교육학 석사]. 3. 최종이력: 고등학교 교감 명퇴. 4. 현재 하는 일: '온천세상' blog.naver.com/uje3 (온천사이트) 운영. 5. 저서: 1권[노을 속의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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