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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사례에 대해 속보경쟁을 펼치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언론에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한 사례에 대해 속보경쟁을 펼치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언론에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 네이버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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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같은 헤드라인들, 정말 미치지 않고서는, 정말 하나도 안 변하네요"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털 사이트 캡처를 올리며, 각각 고양과 평택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을 다룬 기사 제목들을 비판했다. 캡처된 이미지에는 <중증 이상반응에 사망까지... '고령층 접종확대' 불안감 확산> (문화일보),  <'AZ 접종' 요양환자 잇따라 숨져.. "백신연관성 조사중">(한국일보) 등의 제목이 있었다. 

이 교수의 '하나도 안 변하네요'라는 말은 지난해 독감 백신 때의 언론 보도에 대해서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독감 백신 접종 당시 언론들은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발생하면 실시간 속보로 보도했다. 하지만 정작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110건 중에서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언론의 '사망자' 속보경쟁이 백신에 대한 불안감만 키운 셈이다.

실제로 노르웨이에서도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 이후 33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모두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없는 사망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인과관계가 알려지기 전 '백신 맞고 사망했다'는 식으로 의혹을 제기하거나,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생길 때마다 속보 형식으로 보도하는 행태는 백신의 신뢰도를 낮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 오죽하면 언론에 호소까지...

정재훈 교수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백신 접종 후에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사망과 다르다"라며 "벌써 코로나백신 접종 후에 우려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바로 백신 접종 후 사망에 대한 경쟁적 보도"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우선 접종이 이루어지는 요양병원과 요양원은 대부분의 입원자가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장소"라며 "따라서 이별이 일상적인 곳이다. 우리가 요양병원의 어르신을 우선접종 해드리는 이유도 이분들의 남은 여생을 평화롭게 보내게 해드리기 위함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일어나는 접종 후의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부작용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며 "이를 적절히 다루기 위해서는 언론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사망'은 '백신으로 인한 인과관계'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속보경쟁은 의미가 없다 ▲논란이 벌어지면 망자가 더 힘들어진다 ▲ 과학적인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점을 강조하며, "언론인들에게 경쟁을 멈추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재갑 교수 역시 3일 오전에 올린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아래의 백신 관련 보도에서 네 가지 명제를 지켜달라고 언론에 호소했다.

1.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은 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보도는 선정적인 제목을 달면 안된다.
2. 인과관계가 확인될때까지 유보적 태도의 보도가 되어야 한다.
3. 백신전문가의 의견을 반드시 인용해야 한다.
4. 정치인의 비과학적 언급을 따옴표처리하여 언급하는 것은 절대해서는 안된다.


"기다렸다는듯이 속보경쟁... 아니나 다를까 또 시작됐다"
   
 22일 <조선일보> 1면 기사.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겼던 2020년 10월 22일 <조선일보> 1면 기사.
ⓒ 조선일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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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한국역학회 회장)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언론이 백신 불신을 부추기는 보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번 강조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또 시작됐다"라며 "인과관계 규명을 위한 역학조사도 안 했는데 나타난 현상만 보고 '백신 맞고 사망'이라는 속보를 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 막 백신 접종을 시작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이러한 언론 보도는 백신 접종 참여율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수밖에 없다"라며 "기다렸다는듯이 속보를 내보내는 것은 참 반공익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참 답답하다. 외국에서도 비슷한 의혹이 있었지만 조사해보니 인과적 관련성이 없었다. 그렇다면 '일단 지켜보자'는 쪽으로 판단해도 되는데..."라며 언론 보도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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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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