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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예인 및 운동선수 등 유명인을 향한 학교 폭력(학폭) 주장이 연달아 제기되고 있다. 공인들의 학폭에 대한 주장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 파장이 더욱 커지기도 한다. 또한 이와 관련해 악성 댓글, 허위 사실 유포 등 2차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학폭과 관련한 정보를 찾아보니 기준과 종류가 매우 다양했다. 무분별한 학폭 미투를 삼가야 한다는 글도 보았다. 여러 글을 보면서 문득 내가 겪은 '소리 없는 학교 폭력'이 떠올랐다. 잊고 싶고, 잊힐 줄 알았던 그 기억을 찬찬히 꺼내어 보았다.

마주 보고 있는 네 개의 책상 중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선생님의 입 모양에 집중한 사이에 내 책상에 이렇게 써놓았다.

"개 같은 Ⅹ, 병Ⅹ, 잘 보이냐? 그렇게 열심히 봐라."

교과서를 보려던 찰나 낙서 같이 써놓은 욕을 보았고, 고개를 들어 주변을 보니 방관하던 친구들은 킥킥거리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나는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수업을 마쳤다. 사실 그 욕을 본 건 처음이 아니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저녁, 아빠와 단둘이 장을 보고 시내를 걷고 있었다. 맞은편에서 내 책상에 욕을 쓰며 놀리던 친구가 엄마와 같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빠는 그 친구의 엄마와 안면이 있었다. 부모님들끼리 인사를 나누는 것을 본 그 친구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그 친구와의 일을 아빠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때는 몰랐다. 하지만 '언어적 폭력'도 학교 폭력에 해당한다. 사람의 약점을 잡아 오랫동안 놀리며 괴롭히는 것도 피해자에겐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학교 폭력으로 인해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위로를 표한다.

태그:#학교폭력, #청각장애인, #농인, #수어,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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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다수 매체 인터뷰 등 전반적인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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