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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산하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에서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직원이 일주일 만에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가족부 산하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에서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직원이 일주일 만에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 디딤센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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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아래 디딤센터)에서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직원이 일주일 만에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런데 이 사망 원인을 두고 센터측과 노조, 유족간 상반된 입장을 보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망한 디딤센터 활동교육부 소속 천아무개(30)씨는 2017년도 초 디딤센터에 행정사무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2018년 8월 육아휴직 후 지난 1월 4일 복귀했고 복귀한지 일주일 만인 1월 10일 오후, 부산의 친정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다음날 11일 디딤센터 출근을 위해 용인으로 올라가야 하는 딸이 어느 순간 보이지 않자 어머니가 찾았고, 베란다 밖 1층에 떨어져 신음하는 천씨를 발견, 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결국 사망한 것.

디딤센터노조와 직장 동료 "천씨 사망, 센터의 구조적 병폐에서 비롯"

천씨의 사망을 두고 디딤센터 노동조합 측은 "천씨의 극단적 선택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디딤센터의 열악한 근무환경 등 고질적 병폐에서 기인한 예견된 비극"이라 주장하고 나선 상태다.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는 정서·행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상담과 치료, 보호와 교육의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2012년 설립된 여성가족부 산하 거주형 치료·재활 전문 청소년보호시설로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위탁관리를 맡고 있다.

디딤센터 노조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디딤센터는 오래전부터 열악한 근무환경과 인권침해, 갑질, 차별 및 무시 등 고질적 병폐가 깊어 직원들의 신체적·정신적 소진이 심해 이직률이 매우 높은 편이었고 육아휴직 후 복귀하자마자 차별감과 박탈감으로 인해 퇴사한 직원도 다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천씨의 극단적 선택 원인이 단순한 개인의 성격에서 연유한 것이 아니라 평소 문제가 많았던 디딤센터의 구조적 문제에서 발생한 비극이라는 것이 노조위원장과 유족의 핵심 주장이다.

노조위원장은 그 근거로 잡코리아 플래닛에 퇴사한 직원들이 직접 남긴 리뷰를 제시했다. 여러 평점 내용에는 '국립이라는 타이틀에 속지 말라, 간부진과 실무진 소통 제로, 전문성을 요구하는 기관에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원들과 이직할 능력이 안되는 팀장들이 나가지 않고 버티는 곳, 일하는 사람은 죽어라 일하고 노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놀다가 퇴근하는 곳, 원장이 바뀔 때마다 전체 체계가 흔들리는 곳' 등 혹평이 올라와 있었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 플래닛에 퇴사한 직원들이 남긴 디딤센터 혹평 글들. 노조 측은 디딤센터가 오래전부터 열악한 근무환경과 인권침해, 갑질, 차별 및 무시 등 고질적 병폐가 깊었다고 설명했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 플래닛에 퇴사한 직원들이 남긴 디딤센터 혹평 글들. 노조 측은 디딤센터가 오래전부터 열악한 근무환경과 인권침해, 갑질, 차별 및 무시 등 고질적 병폐가 깊었다고 설명했다
ⓒ 디딤센터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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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천씨의 직장 동료 A씨도 "천씨가 육아휴직 복귀 전과 복귀일인 1월 4일부터 짧은 며칠간, 2018년 휴직 당시 본인이 구축한 디딤센터 행정서류 전산화 작업내용이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엉망이라며 상당히 괴로워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복직에 부푼 마음을 품었던 천씨가 그간 자신이 체계화시킨 문서와 자료가 다 틀려져 황당해 했고 자신의 대체인력과 인수인계할 기간도 없었을 뿐더러 본인의 업무도 아니었던 '입교생 지도 역할' 업무를 반강제적으로 맡아야 하는 상황에 극심한 좌절감까지 나타냈다"며 천씨의 죽음은 디딤센터의 구조적 병폐와 깊은 인과관계가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디딤센터 "재휴직 결정은 개인 사유 때문"

육아휴직에서 복귀 후 업무에 임한 천씨는 3일 만에 다시 1월 18일부터 재휴직을 하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천씨는 복직 첫날인 1월 4일 오전 10시에 부산 어머니에게 "이건 아니다"라는 전화를 걸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복직 3일 만인 지난 1월 7일에는, 직장 동료로 추정되는 지인과 '업무가 심각하게 엉망이라 그만두려 한다'며 자신이 손댈 수 없다고 토로하는 카카오톡을 주고 받는다. 그 대화 내용은 천씨 남편이 고인의 휴대폰에서 찾아 공개해 알려졌다.
 
고인이 숨지기 3일 전인 지난 1월 7일, 직장 동료로 추정되는 지인과 ‘업무가 심각하게 엉망이라 그만두려 한다’며 자신이 손댈 수 없다고 토로하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천씨 남편이 고인의 휴대폰에서 찾아 디딤센터노조 측에 제공했다
 고인이 숨지기 3일 전인 지난 1월 7일, 직장 동료로 추정되는 지인과 ‘업무가 심각하게 엉망이라 그만두려 한다’며 자신이 손댈 수 없다고 토로하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천씨 남편이 고인의 휴대폰에서 찾아 디딤센터노조 측에 제공했다
ⓒ 디딤센터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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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딤센터 측은 "천씨가 복귀 후 3일 만에 재휴직하겠다고 했던 사유는 디딤센터와는 전혀 상관없는 개인 사유"라며 "1월 4일에서 7일 사이에 천씨의 팀장과 부장에게 개인적 사유로 재휴직을 하겠다고 말했다"는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천씨가 요청했다는 재휴직 사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디딤센터 측은 "개인적 사생활에 관한 카카오톡 내용도 가지고 있지만 천씨의 가정사라 말할 수 없고 유가족도 그 이유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고인의 명예를 위해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디딤센터 측은 "육아휴직 복귀자가 3일 만에 재휴직을 한다고 하니 디딤센터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람들이 휴직을 하는 이유는 상당히 다양하기에 고인이 3일 만에 재휴직을 한다는 것에 대해 센터와 하등 상관없는 또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천씨의 재휴직 결심과 디딤센터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천씨는 1월 4일에 복직 후 3일 만에 재휴직 및 퇴사를 결심한 것으로 추정되고 10일, 극단적 선택에 이른다. 과연 복직후 첫 근무 3일동안 천씨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고 재휴직과 퇴사를 결심하게 된 진짜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진상조사위원회 두고, 노조 "구색 맞추기 조사" - 센터 "이해 안 간다"

천씨가 사망하자 디딤센터는 1월 21일, 디딤센터가 추천한 B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를 진상조사위원장으로, 디딤센터 자문 노무사,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감사실장, 여성가족부 추천 변호사, 노조가 추천한 노무사 등 전문가 5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디딤센터 노조는 "진상조사위원회에 노조 추천 인사는 단 1명으로 중립적 구성도 아니며 심지어 진상조사는 1월 21일과 22일 단 이틀만 진행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게다가 이 위원회가 "천씨의 죽음을 산후 우울증과 강박증 등 개인의 성격 탓으로 돌리며 유족들을 대상으로 조사가 아닌 설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센터 직원들을 상대로 한 참고 조사에서 "숨진 천씨가 원래 예민했냐",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지 않았냐"는 식의 조사로 고인을 두 번 죽이고 있다는 것.

숨진 천씨의 어머니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석했던 당시 진상조사위원장은 내 딸이 평소 우울증이 있었다고 이야기했고 위원 중 한 명은 나를 다그치듯 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디딤센터 측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감사실장은 상담복지개발원이 디딤센터의 지도감독기관이라 당연히 참여한 것이고 노조에서 추천한 노무사도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내용에 불합리한 적이 있다고 지적한 바도 없다"며 무엇이 중립적이지 않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틀간의 진상조사가 너무 짧아 천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을 규명하기 어렵고 오히려 디딤센터의 책임을 면하려는 구색 맞추기라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진상 조사가 1월 21일부터 양일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진행되었고 추가로 조사한 적은 없다"고 노조측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부실 조사는 아니였으며 "진상조사위원회는 고인의 사망 원인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망자의 명예가 훼손되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조사한 게 아니라 고인이 업무적으로 압박을 받았는지, 업무 관련성을 중심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공식 조사 결과는 언제쯤 나오냐는 기자의 질문에 디딤센터 원장은 "조사결과가 이미 2월 5일에 나왔지만 이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어디까지 공개할 것인지에 관한 주체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정보공개를 담당하는 정보심의위원회 소관이라 디딤센터에서 마음대로 공개할 수는 없게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디딤센터 원장 "고인의 사망과 센터간 직접적 관계 없어"

천씨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노조 측과 유가족, 센터 간 입장 차이가 확연한 가운데 지난 2월 9일, 디딤센터 최고 책임자인 원장은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원장은 "진상조사위원회의 결과 발표가 나지는 않아 모든 걸 말할 수는 없지만 고인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된 데까지 업무환경의 변화나 부당한 업무지시 등으로 인한 상황적 요인을 발견하지 못해 직접적 관계가 없다는 것이 디딤센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장은 "누구나 직장에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며 고인도 그럴 수는 있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다고 자살을 하지는 않는다"며 직접적 관계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유족은 센터가 천씨의 죽음을 개인의 성격 탓과 집안내력으로 몰고간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 철저한 진상조사 촉구

한편 휴가를 떠나 설날 연휴 이후에나 연락이 될 것이라던 디딤센터 J사무국장은 9일 밤 디딤센터 기획조정부장과 함께 천씨의 어머니댁인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 자리에서 사무국장과 기획조정부장은 유족에게 진상조사위원회 결과를 설명했는데, 이 과정에서 이미 디딤센터는 2월 4일 센터 내부에 조사결과를 보고하고 다음날 5일, 상부기관인 여성가족부에도 공식 보고조치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디딤센터 노조는 진상조사위원회가 디딤센터 측 사람들로 구성되어 디딤센터의 병폐를 감추려 한다고 규정, 공정하고 명확한 조사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진상조사위원회의 부당함을 고발하며 철저한 재조사를 통해 운영진과 센터의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것.

노조는 천씨의 극단적 선택이 디딤센터의 병폐와 무관하지 않은데다 그녀의 죽음이 왜곡될 소지가 높아 고인의 명예를 지키고 제2의 천씨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연계해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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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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