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FA 시장을 뜨겁게 달군 팀은 바로 두산 베어스였다. 거물급 선수가 6명씩이나 시장에 나왔기 때문이다. 구단의 사정이 좋지만은 않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선수를 놓칠 수는 없었기에 더욱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현시점에서 두산은 허경민과 정수빈은 잡았지만 최주환과 오재일은 놓쳤다.
최주환과 오재일이 각각 SK와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2루와 1루에 공석이 생기면서 두산의 고민은 깊어졌다. 사실 2루는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다. 오재원이라는 베테랑이 지키고 있고, 최주환과 오재일의 보상선수로 2루수가 가능한 강승호, 박계범을 데려오면서 고민을 덜었다. 하지만 여전히 물음표인 곳은 1루다.
필요에 따라 오재원이 1루수로 활약할 수 있다. 수비도 안정감이 있다. 그러나 오재원은 1루수에게 요구되는 타격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대부분의 1루수는 공·수를 겸비하고 장타도 많이 생산해야 한다. 하지만 오재원이 지난 두 시즌 동안 기록한 안타는 65개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페르난데스가 1루수를 맡기에는 무리가 있다. 수비력이 뛰어난 편이 아닐뿐더러 수비가 타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두산은 1루수 기용에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두산의 해답이 될 수 있는 선수는 바로 '거포 유망주' 김민혁이다.
'미래의 4번타자' 김민혁
▲ 두산의 거포 유망주 김민혁 ⓒ 두산 베어스
동성고 시절부터 파워 툴을 갖춘 내야수로 평가받은 김민혁은 'KBO 2015년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전체 16번으로 두산에 지명됐다.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17시즌이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연습경기에서 활약하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당시 김민혁의 활약을 본 김태형 감독은 미래의 4번타자로 점을 찍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막상 1군에서는 좋은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두 시즌 동안 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6 2홈런 12타점을 기록하는데 불과했다. 하지만 2군에서의 활약은 대단했다. 3시즌 동안 타율 0.317(473타수 150안타) 30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2018시즌이 끝나고 군입대를 택했다.
상무에 떨어져 현역 입대를 했지만 김민혁은 군복무 중에도 몸을 틈틈이 만들었고 23kg이나 감량했다. 현재는 1군 캠프에서 2021시즌을 준비 중이다.
최주환과 오재일이 이적하면서 두산에 남은 확실한 거포는 김재환과 페르난데스뿐이다. 사실 페르난데스는 장타력이 준수하긴 하지만 컨택형 타자로 전형적인 거포는 아니다. 김재환은 지난해 30개의 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컨택 능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장타 갈증을 해소할 만한 타자는 김민혁이다.
'토종 우타 거포'의 맥을 이을 수 있을까
김민혁이 필요한 이유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몇 시즌 동안 두산에서는 이렇다 할 '토종 우타 거포'가 없었다. 공포의 클린업 '우동수' 트리오의 심정수, 김동주부터, 김동주와 함께 타선을 이끌었던 최준석 등 과거 두산에게는 팀을 대표하는 토종 우타 거포가 항상 있었다. 하지만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마저 이적하면서 더 이상 두산의 타선에서 우타 거포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따라서 두산은 김민혁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김민혁의 잠재력은 이미 증명됐다. 이제는 터뜨려야 할 시기다. 김민혁은 좋은 장타력과 컨택 능력을 갖추고 있다. 선구안이 아쉽다는 단점도 있지만 변화구 대처 능력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수비력도 괜찮다는 평가. 과연 올 시즌 김민혁이 포텐셜을 터뜨려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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