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가수 메릴린 맨슨의 성폭력 및 학대 의혹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록가수 메릴린 맨슨의 성폭력 및 학대 의혹을 보도하는 AP통신 갈무리. ⓒ AP

 
미국 록가수 메릴린 맨슨이 '그루밍 성폭력' 가해자로 고발당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일(한국시각) 할리우드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는 과거 연인이었던 맨슨으로부터 정신적 학대와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우드는 맨슨을 '위험한 남자'라고 지칭하며 "그에게 세뇌당했고, 굴복하도록 조종됐다"라며 "보복의 두려움과 중상모략, 협박 속에 살아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브라이언 워너라는 맨슨의 실명까지 공개하며 "이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서 또 다른 이들의 삶을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 폭로한다"라며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다른 피해자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7년 당시 18세였던 우드는 36세였던 맨슨과 연인이 되었고, 2010년 약혼했다가 그해 결별했다. 우드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학대와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해왔지만,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었다.

아역 배우로 데뷔한 우드는 2016년 드라마 '웨스트월드'의 주인공을 맡아 큰 인기를 얻었으며, 골든글로브와 에미상 후보에 올라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활동에도 나선 우드는 2019년 미 상원 공공안전위원회에 출석해서도 10대 후반에 만난 연인으로부터 고문과 협박을 당했고, 상대가 자신의 전화 통화 내용을 감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첫 폭로 나오자 '미투' 피해자들 쏟아져... 맨슨 "끔찍한 왜곡" 반발 
 
 할리우드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의 메릴린 맨슨 성폭력 폭로를 보도하는 BBC 갈무리.

할리우드 배우 에반 레이첼 우드의 메릴린 맨슨 성폭력 폭로를 보도하는 BBC 갈무리. ⓒ BBC

 
우드의 폭로 이후 맨슨의 개인 비서였던 여성을 비롯해 최소 4명이 맨슨으로부터 학대와 성폭력을 당했다고 나섰다. 한 피해자는 "맨슨이 나를 감금하거나 마약 복용을 강요했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맨슨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나 우울증을 겪어여 했다며 당국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맨슨의 음반을 제작한 '로마 비스타 레코딩스'는 성명을 내고 "우드를 비롯한 여러 여성들이 맨슨을 가해자로 지목한 것에 따라 그의 음반 홍보를 중단하고,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고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등을 돌렸다.

그러나 맨슨은 "최근의 일련의 주장은 끔찍한 왜곡"이라며 "그들이 왜 우리의 과거를 왜곡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합의 하에 모든 파트너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었다는 것이 진실이다"라고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경찰 당국의 조사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수잔 루비오가 미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요구하면서 맨슨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쇼크록의 제왕'으로 불리는 맨슨은 기괴하고 파격적인 비주얼과 퍼포먼스로 팬덤을 형성했으나, 거친 발언과 여러 성추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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