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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교수업이 확대됩니다. 교육부가 2021년 업무계획에서 등교수업을 늘리고 유아, 초등 저학년, 특수학교 학생들의 우선 등교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방역의 범위 내에서입니다. "철저한 학교 방역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등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등교 확대는 교육격차와 정서 발달 등을 감안할 때 의미 있습니다. 교육부가 핵심 방향으로 설정한 '학교의 일상 회복'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쉬움도 있습니다. 먼저 학급당 학생 수 개선입니다. '학교의 일상 회복'이란 대면수업을 늘리는 것입니다. 원격수업에 대면지도 가미도 방안이고, 등교수업 확대도 방안입니다. 이러려면 학급당 학생 수 개선이 필요합니다.

관련하여 교육부는 초등 저학년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합니다. 학생 수 30명 이상 학급을 분반 등 하기 위해 약 2천 명의 기간제 교사를 한시 활용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좋은 접근입니다. 공무원 정원이 묶여있는 상황에서 유일한 접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학년에 대한 언급은 아쉽습니다. 과밀학급 해소하겠다며 학교 신설, 증·개축, 통학구역 조정 등으로 학생배치계획을 재수립하겠다고 밝힙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학급당 학생 수 개선할 때 일반적으로 구사하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즉, 초등 고학년이나 중고등학교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한 것 아닌가 여길 수도 있습니다. 적절한 시점에 종합계획을 내놓는 게 좋을 듯 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는 방역 측면과 학습 측면 모두에서 중요합니다. 교실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하고, 선생님의 1 대 1 맞춤 지도가 가능합니다. OECD는 'OECD 교육지표 2020'에 "코로나19 시기에서 재등교를 위한 중요한 척도인 학급 규모" 글을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 수는 OECD에서 중하위권입니다. OECD 평균이나 EU 평균에 미치지 못합니다.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려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OECD 교육지표 2020>에서 학급당 학생수.. OECD 교육지표와 우리나라 교육통계는 학급당 학생수 산출 방식이 약간 다르다.
▲ 학급당 학생수 에서 학급당 학생수.. OECD 교육지표와 우리나라 교육통계는 학급당 학생수 산출 방식이 약간 다르다.
ⓒ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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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회복 방향에서 아쉬운 점 두 번째는 대학입니다. 어떻게 하려는지 언급이 없습니다. 지난해 회자되었던 것 중 하나가 '종이 건반으로 피아노 수업'입니다. 원격수업(사이버강의)이라 피아노를 직접 쳐볼 수 없으니 각자 종이에 건반을 그려서 쳐보라고 했다는 풍경이지요. 올해도 씁쓸한 모습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교육부는 대학 원격수업 상한 20%를 규제라며, 올해부터 해제합니다. 대학은 원격수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부가 강의평가와 인증제 추진 등 질 관리 체제를 도입한다고 하나, 학령인구 감소 등 재정 상황 속에서 '저비용 강의의 범람'으로 귀결될까 우려됩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대학생들의 일상 회복과 거리가 멀어집니다.

자취방을 구해야 할지 말지도 고민입니다. 여차했다가는 고향에서 사이버강의를 듣는데, 학교 주변 자취방의 '빈방 월세'를 내야 하니까요. 그러니 적절한 시기에 대학의 일상 회복을 염두에 둔 정책설명이 있어야 할 듯합니다.

완결된 인기 웹툰 <마음의 소리>에 지난해 9월 경인가, 댓글이 하나 달렸습니다.

"500만 원 없애는 마술 1) 대학교에 등록금 500만 원을 납부한다. 2) 강의 대신 싸-이버 강의와 ppt 몇 장을 본다. 3) 그걸로 시험과 과제를 본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돈, 전파로 대체되었다."

'웃픈' 댓글이었습니다. 올해는 달랐으면 좋겠습니다.

태그:#등교수업, #대면수업, #학급당 학생수, #원격수업, #싸이버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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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교육기관에서 잠깐잠깐 일했고 지금은 정의당 정책위원회에 있다. 꼰대 되지 않으려 애쓴다는데,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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