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통산 100호골 달성한 손흥민

토트넘 통산 100호골 달성한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이 후반전 교체 선수로 나와 동료들과 어울리며 게임 흐름을 바꿔놓은 덕분에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번 시즌 통산 10번째 어시스트로 귀중한 쐐기골까지 만들어 주었으니 손흥민의 존재 가치가 또 한 번 빛난 게임이었다. 한숨 돌린 토트넘 선수들은 이제 사흘 뒤에 벌어지는 리버풀 FC와의 프리미어리그 홈 게임에 특별히 집중하기 위해 런던으로 돌아간다.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가 한국 시각으로 26일 오전 4시 45분 런던 서북쪽 하이위컴에 있는 아담스 파크에서 벌어진 2020-2021 잉글리시 FA컵 4라운드(32강) 위컴 원더러스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4-1로 역전승을 거두고 16강에 올라 에버턴 FC를 만나게 됐다.

손흥민, 빠른 역습 드리블로 어시스트까지

이 게임 홈 팀이자 토트넘 홋스퍼의 상대 팀 위컴 원더러스는 현재 2부리그(잉글리시 리그 챔피언십) 최하위권 팀이기에 모리뉴 감독은 핵심 선수들을 우선 벤치에 대기시켰고 '루카스 모우라, 에릭 라멜라, 비니시우스, 가레스 베일' 등에게 공격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우려했던 일이 전반전에 벌어졌다. 위컴 원더러스가 먼저 골을 터뜨린 것이다.

25분, 홈 팀의 오른쪽 측면 공격이 날카롭게 이어지며 토트넘 홋스퍼 수비 지역 반대쪽 공간이 활짝 열리고 말았다. 온예딤마가 기다렸다는 듯 오른발 슛을 시원하게 꽂아넣었다. 토트넘 홋스퍼의 두 번째 골키퍼 조 하트가 자기 오른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막을 수 없는 골이었다.

전반전이 이대로 끝나는 줄 알았지만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은 추가 시간에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루카스 모우라가 왼쪽 측면에서 절묘하게 넘겨준 오른발 크로스를 향해 가레스 베일이 상대 수비수가 만든 오프 사이드 라인을 허물며 빠져들어간 것이다. 그리고는 바닥에 한 번 튀어오른 공을 따라서 가볍게 점프하여 왼발 발리 슛을 성공시켰다. 가레스 베일의 게임 감각이 점점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장면이었다.

그리고는 후반전 중반에 모리뉴 감독이 중대 결단을 내렸다. 먼저 골잡이 해리 케인을 들여보낸 것도 모자라 68분에 한꺼번에 둘을 들여보낸 것이다. 루카스 모우라 대신 손흥민을, 에릭 라멜라 대신 은돔벨레가 뛰어들어갔다. 결과적으로도 이 교체 카드가 기막히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후반전에 나온 3골 중 2골 2어시스트 기록이 모두 교체 선수가 만들어낸 것이니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손흥민은 들어온 지 5분 만에 자신감 넘치는 역습 드리들에 이은 왼발 대각선 슛으로 위컴 원더러스의 수비 라인을 흔들어놓았다. 아슬아슬하게 골문 오른쪽 기둥 옆으로 벗어나기는 했지만 게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핵심 인물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명장면이었다. 80분에는 무사 시소코의 결정적인 컷 백 크로스를 받아 역전골 기회를 잡았지만 오른발 슛이 크로스바를 넘기는 바람에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리고 86분에 천금같은 역전 결승골이 터졌다. 교체 선수 해리 케인이 1차 유효 슛에 이은 얼리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찔러주었고 여기서 흘러나온 공을 미드필더 해리 윙크스가 잡아서 침착하게 왼발 감아차기로 정확하게 꽂아넣었다. 위컴 원더러스 수비수들이 토트넘 홋스퍼 요주의 선수들을 따라나니느라 자리를 못 잡은 틈을 기막히게 노린 것이다.

일단 한숨을 돌린 토트넘 홋스퍼는 부담 없이 자기 스타일 축구를 맘껏 펼쳤다. 곧바로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 특유의 역습 드리블이 빠르게 빛났다. 그리고 지체없이 은돔벨레에게 공을 밀어주었고 그는 가벼운 오른발 첫 터치로 쐐기골을 밀어넣었다. 손흥민의 시즌 10번째 어시스트가 찍힌 순간이었다.

은돔벨레는 후반전 추가 시간 2분에 역시 교체 선수 호이비에르의 패스를 받아 상대 수비수 둘을 재치있게 따돌리는 방향 전환 드리블 실력을 자랑하며 기습적인 오른발 슛을 기막히게 꽂아넣어 게임을 끝냈다.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게 집중되었던 토트넘 홋스퍼의 득점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적임자로서 은돔벨레가 그 어느 때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게임이었다.

이렇게 16강에 오른 토트넘 홋스퍼의 상대 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에버턴 FC가 됐다. 다음 달 10일 구디슨 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토트넘 홋스퍼는 이제 3일 뒤(29일, 금요일) 오전 5시에 리버풀 FC와의 홈 게임을 통해 다시 선두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2020-2021 잉글리시 FA컵 32강 결과(26일 오전 4시 45분, 아담스 파크, 하이위컴)

위컴 원더러스 1-4 토트넘 홋스퍼 [득점 : 온예딤마(25분) / 가레스 베일(45+2분,도움-루카스 모우라), 해리 윙크스(86분), 은돔벨레(87분,도움-손흥민), 은돔벨레(90+2분,도움-호이비에르)]

2020-2021 잉글리시 FA컵 16강 대진표(왼쪽이 홈 팀)
에버턴 FC -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반슬리 - 첼시 FC
스완지 시티 -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 - 브라이튼&호브 알비온
울버햄튼 원더러스 - 사우샘프턴
셰필드 유나이티드 - 브리스톨 시티
번리 - (본머스 v 크롤리 타운) 승리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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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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