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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모스크바 현지 시각) 러시아 전경들이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자를 푸시킨스카야 광장에서 체포하고 있는 모습.
 23일(모스크바 현지 시각) 러시아 전경들이 야당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가자를 푸시킨스카야 광장에서 체포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타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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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러시아와 정면 충돌했다.

미국이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진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시위를 지지하고 나서자 러시아는 즉각 '내정 간섭'이라면서 맞섰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다(관련 기사 : '푸틴 정적' 나발니, 독극물 테러 5개월만에 귀국... 바로 체포).

러시아에선 지난 주말인 24일(현지시각) 수도 모스크바,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전국 90여 개 도시에서 나발니 지지자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집회를 불허하고 모든 참가자를 엄벌하겠다는 러시아 정부의 경고에도 수만 명의 시민이 거리로 나왔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스크바의 푸슈킨 광장을 가득 채운 시민들은 "러시아는 자유로워야 한다" "나발니를 석방하라" "푸틴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한 시민은 "러시아는 갈수록 나빠지고 있으며, 우리가 침묵하면 너 나빠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이 나라는 미래가 없고, 두려워하는 것도 지쳤다"라며 "나는 나발니가 아니라 이 나라에서 살아갈 내 아들을 위해서 시위에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경찰은 강경 진압에 나섰다. 시위대를 강제로 끌어내고 곤봉을 휘두르며 무차별 연행했다. 현지 시민단체와 외신 기자들에 따르면 최소 350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도 시위 현장에서 체포됐다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지금은 풀려난 상태다. 

독극물 테러 당하고도 돌아온 나발니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인사인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의 부정부패 의혹과 장기집권을 비판하며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왔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에 도전하기 위해 2018년 러시아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그가 지방 정부 고문을 지내던 시절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이유를 들어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그는 외국 기업들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 6개월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지만, 푸틴 정권이 조작한 사건이라며 유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갑자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 독일로 옮겨져 치료받으며 18일 만에 깨어났다. 독일 정부와 의료진은 나발니가 옛 소련이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하며 암살 시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러시아 정부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진상 조사도 거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만약 죽일 의도가 있었다면, 정말 죽였을 것"이라며 "우리는 독일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나발니 가족의 요청도 받아들였다"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5개월 만에 치료를 마친 나발니는 망명 권유를 뿌리치고 지난 17일 귀국했고, 러시아 경찰은 나발니가 집행유예 의무를 위반했다며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했다.

나발니가 자신이 체포될 것임을 알고도 귀국을 강행한 것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푸틴 정권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불만과 이에 대한 푸틴 정권 불안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나발니가 이끄는 반부패 단체는 최근에도 푸틴 대통령이 소유하고 있다는 러시아 흑해 연안에 있는 초대형 별장, 푸틴 대통령의 숨겨진 딸의 호화 생활 의혹 등을 폭로했다. 이에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은 즉각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히 부인하고 나섰다. 

미 "자유 억압하지 말라"... 바이든의 러시아 공세 신호탄?
 
 러시아 야권 지지자들의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요구 시위를 보도하는 BBC 갈무리.
 러시아 야권 지지자들의 알렉세이 나발니 석방 요구 시위를 보도하는 BBC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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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더욱 곤혹스러운 것은 출범 전부터 러시아에 공세를 예고한 바이든 행정부에 빌미를 줬다는 점이다.

미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는 지난 주말 시위대 및 언론인을 가혹한 수단으로 진압한 러시아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한다"라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도 "러시아가 나발니를 체포한 것은 푸틴 대통령이 그만큼 겁을 먹고 있다는 신호"라며 "나발니는 수백만 명의 러시아 시민을 대표하며, 우리는 그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러시아의 나발니 암살 시도 및 체포, 미 대선 개입과 사이버 공격 의혹 등에 대한 포괄적 조사를 지시했다. 영국 BBC는 나발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호하게 만들었던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외교 정책을 조정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러시아와 맞서왔던 유럽 국가들에 큰 확신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미 당국자들의 발언은 러시아에 대한 내정 간섭이자 러시아 시민의 불법 행동을 부추긴다"라고 비난했다.

더 나아가 나발니 석방 촉구 시위 관련 게시물이 확산하고 있는 유튜브, 틱톡 등 온라인 소셜 플랫폼에 대해서도 "불법 행동을 부추기는 정보에 대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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