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롤로그. 정열의 플라멩코와 탭댄스와 검정 장례복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롤로그. 정열의 플라멩코와 탭댄스와 검정 장례복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 문성식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레스콜 및 기자간담회가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극장(대표 김희철)에서 열렸다.

2021정동극장x브이컴퍼니 공동제작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1/22~3/14)는 스페인의 여성 금욕주의를 비판한다. 작품은 두 번째 남편의 8년상을 치르고 있는 주인공 베르나르다 알바가 자신의 다섯 딸들과 늙은 어머니, 집사와 하녀에게까지 극도의 절제된 삶을 강요하면서 생기는 갈등을 여성 열 명의 노래와 정열적인 플라멩코 음악, 탭 댄스로 그려낸다. 

장례중이라 검은 옷을 입은 여성들이 치마를 휘두르고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탭댄스를 추는 모습은 마치 내재된 욕구를 분출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붉은조명으로 욕망을, 푸른조명으로 바다를 표현하고 의자로 남자를 상징한 간소화된 무대는 오히려 관객들로 하여금 강렬한 리듬과 노래에 집중하게 만든다. 손바닥으로 몸 곳곳을 두드리는 제스처는 자유를 향해 꿈틀거리는 여성들의 심장 소리를 표현한 듯했다. 
 
 네 명의 동생들은 큰 언니의 약혼자 '뻬뻬'의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네 명의 동생들은 큰 언니의 약혼자 '뻬뻬'의 모습에 호감을 느낀다. ⓒ 문성식


전막 시연 프레스콜에서 이소정(주인공 베르나르다 알바 역) 배우는 남자들로부터 딸들을 지나치게 보호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심정을 흡사 군대 교도관과 같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잘 표현했다. 

김국희(마르띠리오)와 김히어라(아델라)는 피 튀기는 자매의 신경전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한지연(집사 폰시아 역)은 프롤로그에서 깔끔한 음색과 뉘앙스로 이 집 여자들의 관계를 잘 설명했으며, 강애심(어머니 호세파 역)이 넘버 '바다로 갈거야'를 부를 때는 나이가 들어도 푸른 자유가 필요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제작진 및 출연진 일동이 환하게 웃으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제작진 및 출연진 일동이 환하게 웃으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문성식

 
프레스콜 후의 기자간담회에서 연태흠 연출은 "극이 여성에 대한 내용이라, 남성연출로서의 고민이 있었기에 배우들과 면밀히 소통했다"라며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여성 서사이면서 동시에 폭력의 순환에 대한 내용이다. 세계 역사에서 폭력의 피해자는 제일 약한 여성과 아이들이 아니었나 싶다. 공부하면서 보니 스페인 역사는 결국 이슬람 교도들을 몰아낸 기독교의 역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바의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행동은 결국 역사로부터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주인공 알바 역을 하면서 이번에 총괄 프로듀서까지 맡은 정영주 배우는 "배우를 하면서 무모하게 제작에도 도전을 했지만 쉬웠던 것은 아니다"라면서 "2019년 초연 때와는 배우와 무대 디자인이 많이 달라졌지만, 음악의 탄탄함을 절대적인 버팀목으로 삼아 기존 창작진과 배우, 그리고 새로 합류한 배우의 조화를 생각하며 잘 준비할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마르띠리오 역의 김국희 배우는 "많은 것들이 바뀌려는 노력은 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여전히 부딪히는 것들이 많다"라면서 "시대가 변해도 욕망과 사랑의 정서들은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 작품에서 그려지는 여성이 처한 폭력의 현실은 시대가 변해도 아직도 계속되는 이야기이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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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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